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116)

몸이 따뜻해야 면역도 강하다. ➀

유별나게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있다. 몸의 혈액순환이 약하다는 말이 된다. 살펴보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병치레를 많이 한다. 반대로 말하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를 해야 아프지 않고 면역이 강하며 건강하다는 말이 된다.

몸에 열이 많아도 병이 되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만성병들은 몸을 차서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찾아오는 질병들이 많다. 물도 더운물이 잘 흐르듯, 몸이 차면 몸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몸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瘀血證(어혈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 어혈이 모든 만성병들의 병인(病因)이 될 수 있다.

몸이 차면 혈관이나 근육, 신경 등이 위축이 되어 우리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자꾸 웅크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몸의 혈관, 근육, 신경들이 웅크려 질 때, 모든 장기들의 기능이 약해져서 순행되어야할 기와 혈의 운행이 잘 되지 않고 막히기 되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도 음식물, 운동부족, 스트레스가 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자주 거론되는데 비해, 추위가 화제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인간의 평균 체온은 36.5도 인데, 이 온도에서 운영되던 체내의 모든 화학반응은 몸이 식으면서 대사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에 중간대사산물(타고남은 찌꺼기)이 혈액에 남아 혈액을 더럽히고, 또 활발히 일을 해야 되는 장기들이 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소화, 배설, 발한, 호흡 등이 장애를 일으켜 자연히 병이 들게 되는데 동양의학의 ‘기혈운행이 방해되어서 병이 든다.’ 라는 이론과 일치한다. 다시 말하면 불연소물이 남아서 혈액을 더럽히니, 불연소물이 남지 않게 대사활동을 원활해야 된다는 말이 된다.

감기의 예를 들어보자.

요즈음은 코로나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고 개인이 건강관리를 잘 해서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매우 적어졌지만, 제일 흔한 병이면서도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말하는 감기를 보면 ‘추위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감기를 영어로 Cold, 독일어로 Erkältung 이라고 하는데,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風寒證(풍한증)이라는 표현과 일치한다. 다시 말해서 바람이 추위를 싣고 몸 안으로 침입을 해서 생기는 병이라는 것은 양쪽의학에서 다 인정한 셈이다. 마스크가 일상화 되어 감기환자가 적어진다는 말은 감기의 원인이 되는 찬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몸에 침입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료방법은 다르다. 감기에 걸리면 체온이 저하되면서 억제된 대사활동을 찾기 위해서 몸에서 열이 나는데, 서양의학에서는 열을 내리려고 해열제를 사용하여 발열을 억제하고 바이러스를 죽인다며 항생제를 복용시킨다, 그러나 동양의학에서는 감기, 즉 몸 안에 침입한 寒(한-추위)을 약성이 더운약들을 써서 몸을 따뜻하게 하여 땀을 내는 발한법(發汗法), 다시 말해서 몸에 땀을 내서 노폐물과 감기의 병원균을 땀과 같이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런 발한법으로 치료를 하면 심한 감기도 2-3일 이면 몸이 가벼워진다.

일본에서 민간요법으로 난주(데운 청주 50CC에 계란 노른자위를 넣은 것)나 성질이 더운 생강차를 마신다거나, 서양에서 위스키에 뜨거운 레몬을 타서 마시는 요법, 또 뜨거운 적포도주를 마시어 몸을 덥게 해서 땀을 배설시키는 방법들도 다 같은 이치라 하겠다. 우리 어렸을 때 어르신들이 감기에 걸리면 고춧가루를 흠뻑 넣은 콩나물국을 먹고 솜이불을 덮고 땀을 빼거나 소주에다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는 방법들이 다 설득력이 있는 방법들이었다. 최근 일본에서 고춧가루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한다. 고춧가루의 매운 성질을 이용하여 몸의 체온을 올려 중간대사산물을 완전히 연소시킨다는 원리이다.

먹지 않아도 살이 찐다고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만이란 섭취한 것이 잘 배설되지 않은 신진대사의 저하상태를 말한다. 그 신진대사를 떨어트리는 주범이 바로 추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체온이 1도가 상승하면 기초대사율(호흡이나 혈액순환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 에너지 대사량)은 약 12% 상승한다. 고로 체온이 1도가 상승하면 면역은 5배가 강해진다고 말한다. 반대로 체온이 1도가 떨어지면 기초대사율은 반대로 12%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가끔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은 사람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체질이 陽性(양성)이 많다. 섭취된 칼로리를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연소를 잘 시키니 살이 찔 수가 없는 것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이끼가 끼고 썩는다. 흐르지 않고 썩는 것이 곧 몸에 비유하면 ‘어혈증’인데 이것이 모든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위장병의 80% 이상의 병인(病因)이 한(寒)이며 요즈음 많아지는 여자들의 냉병이나 또 사망률을 제일 많은 암도 원인이 어혈증이다. 심장 암이란 소릴 들어보지 못했으리라 믿는다.

심장은 쉬지 않고 수축운동을 하기 때문에 열이 많은 장기로 어혈증이란 것이 있을 수가 없다. 고혈압 환자들도 겨울에는 혈압이 더 올라가는 이유가 혈관이 추위 때문에 자꾸 긴장이 되기 때문이다.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찬 사람은 혈액순환이 손, 발끝까지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혈액이 하는 일을 보면 몸에 필요한 산소와 모든 영양분을 운반하고 병원체에 대한 방어기능,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기능과 pH 수치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이러한 혈액이 어떤 장애로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 몸은 냉해질 수밖에 없다. 동양의학에서는 주먹만 한 심장 혼자의 힘으로 몸 안의 혈액을 모세혈관까지 보냈다가 다시 회수하지를 못한다고 한다. 혈액순환을 위해서 기(氣)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기가 허한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몸의 무력감과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없으며 정신적인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기가 허해서 충분한 운행이 되지 않은 결과다.

다음 회에서는 환자 치료의 사례를 소개하며 예를 소개하며 “몸이 따뜻해야 면역도 강하다.”는 점을 설명하도록 한다.

김재승 한의사 T. 06173 9677 564

1220호 25면, 2021년 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