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117)

몸이 따뜻해야 면역도 강하다. ②

이번에는 한 여성 환자의 치료과정을 소개한다.

어느 날 내원한 그 여성은 8년 전, 그러니까 2013년도에 필자가 Frankfurt시내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을 때 와서 치료를 받았던 여성 환자다. 8년 전에는 허리와 가슴(요추와 흉추)쪽에 통증이 심해서 찾아와서 침을 5번인가 맞으며 치료한 적이 있었던 환자다. 요즈음에 위가 통증이 심해서 일상생활하기가 곤란하단다. 식사를 하고 나면 통증이 심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겁이 나서 먹지도 못하고, 구토감이 있고 식도가 쓰라리며, 배가 가스가 차고 생활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 입원까지 했었지만 효과가 없단다. 얼굴만 딱 봐도 위장병 환자 같은 느낌이 드는 환자였다. 한약을 2주일분을 지어주며 집에서 끓여서 복용할 것을 권했다.

그 여성은 1주일 후에 효과가 있다는 연락을 하고, 2주 후에 그 한약을 다 복용하고 찾아와서, 심한 위통은 없어졌으나 약을 14일분을 더 복용하면서 완전히 치료를 하고 싶다며 약을 주문했다. 다시 14일 분의 약을 다 복용하고는 이젠 살 것 같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1주일이나 지났을까? 심한 복통이 와서 견딜 수가 없단다. 통증이 지난번보다 훨씬 더 심하고 통증이 가슴과 어깨까지 뻗치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며 전화를 했다. 내원을 시켜서 증상을 듣고 맥을 보고나서, 췌장염 같으니 의사한테 가서 체장염증 수치를 한번 검사해 보라고 권했다. 그 여성은 3일 후에 연락을 해서 췌장 염증 여부를 알 수 있는 Lipase 수치가 정상보다 2배 이상이 높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 여성의 Hausarzt한테 고마움을 느꼈다. 환자의 말을 믿고 그렇게 빨리 혈액검사를 해서 통증의 원인을 알아냈으니 말이다. 그 여성은 다시 1개월의 한약을 복용하고 13-60이 정상인Lipase수치도 40으로 정상으로 내려가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1개월이나 지났을까?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간의 염증수치가 높다는 것이다. 수치를 메일로 보내왔는데 35까지가 허용되는 수치가 174까지 올라갔다. 1개월 전에 진단했을 때는 정상수치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높아졌냐며 불안해했다.

환자들은 병이 들고 나면 그 원인을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것을 꼭 집어서 이야기 해주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 여성은 필자가 말하는 내용은 우선 믿고 치료를 시작을 하니까 치료효과가 높아, 몸에 이상만 있으면 의사한테 가지 않고 필자를 먼저 찾지만 이번에는 좀 염려가 되었다. 그 여성이나 Hausarzt가 간수치가 높아진 원인이 한약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요즈음 한약을 2개월 정도 복용을 했으니 한약을 마시면 간이 나빠진다는 한국의사들의 주장이나, 독일에서도 몇 해 전인가 Spiegel지에 실렸던 기억이 있어서다.

사실 필자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런 소릴 들을 듣는 일반인들은 그들의 주장을 어떻게 믿느냐가 중요하다. 필자의 환자들 중에 한약을 몇 년 동안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안았다.

환자들 중, 특히 암환자들은 한약을 몇 년을 복용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Bochum의 한 남성 같이, 처음에 암으로 의사한테는 몇 개월 밖에 살수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 필자를 찾아와 치료를 시작하고 지금은 모든 증상이 사라졌지만 본인이 재발할까 염려스럽다 며 예방차원에서 한약을 처방보다는 마시는 량을 줄여서 지금 6-7년을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 또 필자는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B형이나 C형 간염도 치료한 예가 몇 번 있기 때문에 한약을 복용해서 간수치가 나빠진다는 이야기는 억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우선 그 여성 환자에게 혹시 지금의 간수치가 한약을 오래 복용을 해서 나빠졌다라고 생각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뛰었다. 본인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찾아와 한약을 복용하고 이렇게 치료가 되었는데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는 것이다. 노파심에서 물어보았다고 이야기 하고, 다시 간수치를 내리는 한약을 14일 분을 지어서 보냈다.

14일 분의 그 한약을 복용하고 다시 혈액 검사한 것을 보냈다. 살펴보니 174였던 GPT/ALAT 수치가 90으로 내려갔다. 다시 14일 분을 복용한 후에는 정상 수치가 되어서 한약복용을 중단했다. 이젠 아프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겠지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또다시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코로나 확진을 받았는데 한약으로 도움을 줄 수 없냐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환자를 한번 치료도 해보고 싶었지만, 우선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들과 접촉을 해야 되어 전염될 위험과 아직까지 한방으로 코로나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임상발표가 없으며, 또 그 여성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심한 상태는 아니어서 우선 회복될 때까지 자가 격리를 하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동양의학에서는 어떤 바이러스냐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한약을 응용하면 충분한 효과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만, 치료예가 적기 때문에 확실한 처방을 말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 여성 환자는 지난 주 코로나 음성판결을 받고 여성의 아들과 같이 다녀갔다. 코로나를 앓고 나서 몸이 굉장히 허약해 졌다는 것이다. 우선 추위를 타는 것이 많이 좋아졌었는데 다시 몸이 추위지고, 손발이 차고, 피곤하다며 몸 상태를 보해주는 보약을 지어 갔다. 속히 회복되기는 필자는 빌었다.

그 여성이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을 했던 이유가 몸이 냉성으로 면역력이 약해서 오는 고난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하면서 이번엔 제발 속히 회복해서 정상적인 생활하기를 빌었다. 그 여성은 며칠 전 다시 전화를 해서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다음 주에 전체적인 진단을 하러 한번 다녀가겠단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방법들은 지면 관계 또는 세미나를 통해 이미 소개한바 있어 여기서는 따로 소개하지 않는다. 우선 체질이 냉성(冷性)인 사람들은 적당한 운동과 양성(陽性)인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통해서 혈액순환에 필요한 기를 생성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며 몸 안에서 열을 낼 수 있는 양성인 음식을 먹는 것도 필수적이다.

또 과도한 사려나 욕심 그리고 남을 미워하는 마음들이 우리 몸의 기 운행을 방해한다는 내용은 세미나를 통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적당한 운동과 적당한 음식섭취와 올바른 마음가짐이 우리 몸의 기혈운행을 돕는 원천적인 방법이다.

1222호 25면, 2021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