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34)

심혈관질환 ②

심장병 치료는 예방과 조기발견이 최선이다. ‘모르면 죽고 알면 사는’ 질환이 바로 심장병인 것이다. 생명활동을 위해서 심장은 계속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에는 사망률 1위가 심장병이었는데 요즈음은 암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더 많아져 2위로 밀려났다. ‘심근경색’같은 심장병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사를 달리하는 엄중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옛날에 시골에서는 사람이 아파도 병원에 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이웃들이 일러주는 단방약에 의존하다가 운명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보아왔다. 몸이 아파도 그러려니 생각하고 살다가 갑자기 急死(급사)를 했는데도 원인은 모르는 체 흔히들 “귀신이 잡아갔다” 라고도 말하며 넘긴다.

어디를 다녀오다가 길에서 客死(객사)를 하는 사람도 많았고 잠을 잤는데 이튿날 일어나지 못한 사람들한테 틀림없이 귀신이 데려갔다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갑자기 죽었던 사람들은 심장병이 원인이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것은 심장이 쉬지 않고 수축운동을 잘 해서 혈액순환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보호해 주는 것을 말한다. 심장은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 노화되면 성능이 나빠지고 털털거리는 소리까지 나지만 엔진처럼 교체하지는 못한다. 조물주가 한번 준 심장을 오랫동안 관리를 잘 해서 보존하는 방법뿐이 없다.

필자는 심장병을 2가지로 구분해서 치료를 한다. 심장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관상동맥이 혈액순환장애로 막혀서 심장이 작동을 못하거나 심근이 괴사하는 심장병과 평소에 心氣(심기)가 약해 심장의 수축운동이나 부정맥증상이 일어나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심장병으로 나누어 치료를 한다.

물론 급하게 병원에 가서 빨리 혈관을 넓히거나 뚫어야 되는 급한 수술을 요하는 환자는 병원으로 연락해서 입원을 시키지만, 급한 상황이 아니고 근본치료를 要(요)하는 환자들은 심장의 기와 혈관의 수축력을 높이고 혈액을 묽게 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방법을 쓴다. 심기가 약해서 찾아오는 후자의 심장병은 주로 우울증과 공황중 그리고 실면증을 많이 동반한다. 이럴 경우 심장의 기를 강하게 해주는 약물치료를 하면 효과가 참 좋다.

서양의학은 환자들은 고통을 호소하나 심전도나 다른 초단파검사를 해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이상이 없다고 말한다. 환자 중 심장수술 예약을 해 놓고 한약으로 먼저 치료를 해 보겠다며 한약을 복용한 후에 상태가 좋아져 수술을 취소한 환자들도 많이 있다. 수술을 취소하고 지금 10년 넘게 살고 계시는 북독일 한 어르신은 지금 93세를 넘기고 그분 따님이 우리 한의원에 내원을 할 때 마다 안부를 전하고는 한다.

고통을 호소하는 26세 여성은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본인은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있는데 정말 괴롭다 며 내원을 해서 치료를 마치고 그 여성의 식구들을 다 데리고 온 환자도 있다,

어깨가 아파 일하기가 힘들어 침을 맞겠다며 찾아온 환자를 진단을 통해 심장병임을 확인하고 눕혀서 침 치료 후 어깨 통증이 가시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사라지고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다시 돌아와 정상을 되찾은 환자를 Hausarzt 에게 보냈지만 심전도를 해보고 이상이 없다한다며 이상하게 생각했던 환자도 있었다.

현대의학에서는 심혈관질환을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경우와 판막에 이상이 있어서 열어주고 닫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또 부정맥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보통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을 심장병의 치료대상으로 한다. 심장 근육에 혈액공급이 부족할 때 심장 근육 내의 전기 생리학적 상태 변화가 나타나고 치명적인 부정맥이 생기면서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장의 기가 약해서 심장이 전체적으로 제 기능을 못해서 찾아오는 심혈관 질환에 대해서는 특별히 치료대상으로 삼질 않는다. 심근경색 같이 1-2 시간 안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이런 경우 우리는 정말 현대의학의 축복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심근경색이나 이런 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서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간단하게 심장병을 정의한다면 우리 신체에서 血行(혈행)을 하는 동맥에 이상에서 생기는 질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을 말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동맥이 유연하지가 못하고 자꾸 단단해 지며 혈액이 묽지를 못하고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물질로 인하여 혈액이 粥狀(죽상)이 되어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혈관 벽에 침착되어 시간이 갈수록 그 부분의 동맥이 좁아져 흐름이 막히는 결과다.

이 동맥경화는 혈관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데 뇌에 생기면 뇌졸중의 원인이 되고 관상동맥에 생기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원인이 되고 만일 신장에 생기면 신경화증이 되어 심한 통증이 생기고 심장으로부터 거리가 먼 하지에 생기면 굉장히 심한 하지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이런 흐름이 약해지는 원인을 심장의 기가 약해져 흐름이 활발하지 못하여 오는 경우도 심장병의 원인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한다.

심장병 환자들 중에 병원에 가서 수술을 했는데도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는 것은 좁아진 혈관에 Stent를 넣어 혈관을 넓이거나 좁아진 부분을 다이아몬드를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갈아내서 통로를 넓이는 수술이나 낡아서 탄력을 잃고 딱딱한 혈관의 일부를 제거하고 종아리에 있는 튼튼하고 굵은 혈관을 떼어다 붙이는 수술을 말한다.

문제는 수술이 성공했다고 해도 심장의 통증까지 말끔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환자들을 살려보면 동맥경화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 절반이상이 가슴의 통증을 호소한다.

필자는 어깨와 목의 결림을 풀어 주는 혈자리인 견외수와 등허리 통증과 옆구리 결림을 잘 듣는 지양, 그리고 심수나 격수, 천료, 고황 등의 혈자리에 뜸을 떠 줄 것을 권한다. 뜸은 혈관을 탄력 있게 하고 혈액을 묽게 한다. 외에도 천종, 병풍, 전중혈을 권한다.

만일 급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오며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기침을 심하게 할 것과 팔 안쪽 극문을 자극해 줄 것을 권한다. 혈자리를 하나하나 소개를 못해서 아쉽다. 독자들도 요즈음 경혈검색Life라는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면 혈자리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1258호 25면, 2022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