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이 병을 이긴다 ➁
면역이란 ‘사람의 몸 안에 들어온 항원(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독성물질 등)을 인지한 뒤 파괴하고 항체를 만들어 추후에 같은 항원이 침입해도 두 번 다시 발병하지 않도록 저항력을 가지는 일’을 말한다.
이번 회에서는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을 살펴보고, 면역을 지키는 몇 가지 생활 습관을 소개하도록 한다.
먼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을 설명하고자 한다.
면역을 담당하는 것은 혈액 성분 중 백혈구의 무리로는 과립구(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림프구(T세포, B세포, NK세포), 대식세포(매크로파지) 등이 있다. 자신의 몸에 속하지 않는 이물질(항원)이 몸 안에 들어오면 먼저 호중구나 대식세포가 이물질을 감지해 먹어 없애거나 NK세포(내추럴킬러세포)가 다가가서 이물질을 파괴한다. 이런 초기 방어 시스템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가진 면역으로 선천면역이라 한다.
선천면역으로 처리되지 않을 때는 다른 세포인 림프구로 대응하는데 세포성 면역(T세포)과 체액성 면역(B세포)으로 항체를 형성해 각종 항원에 대항한다. 이를 후천면역이라 한다.
면역력은 평소 생활 습관과 즐겨 먹는 음식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중에서도 매일 먹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
놀랍게도 면역시스템 70~80%는 우리 몸의 장에 존재한다. 40조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이 장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면역시스템과 긴밀한 관계가 있으므로 장에 좋은 음식인 식물성 식품(식이섬유가 풍부함)을 먹는 것은 장내 세균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고 소화 기능을 향상해 결국 면역 기능이 좋게 된다.
단백질이 면역에 필수 성분이니 많이 먹어야 한다는 조언도 있고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는 단백질 신화도 있다. 반대로 장에 좋지 않은 식이섬유가 하나도 없는 동물성 식품을 먹어서 장내 환경이 산성화되면 우리 몸에 유익한 유산균은 생존이 어려워지고 암 및 각종 질병을 야기하는 유해균이 증식해 장 기능이 저하되고 면역 기능도 떨어진다며 육식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필자는 동물성음식과 식물성음식을 서로 배척하지 말고 적당히 섭취하라고 권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는 것이 삶의 樂(락)중 하나인데 본인이 싫어하면 할 수 없지만 좋아하는 음식조차 먹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이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골고루 적당히 먹고 사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면역의 필수 성분인 단백질 부족 증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성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단백질 섭취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식물성에서도 섭취가 되니 ‘내 몸에 단백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지’하는 염려는 내려놓아도 된다는 말이다. 면역은 나이가 들면 조금씩 저하되지만 나이가 많다고 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나이가 많아도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젊은이처럼 강한 면역력을 가질 수가 있다.
면역을 지키는 몇 가지 생활 습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면
잠을 최소 6~7시간 충분히 자야 한다.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면역력이 저하된다. 잠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로를 없애 면역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깨는 일주기 생체 시계 리듬에 따르는 것이 좋다. 낮에 활동량을 늘리거나 운동해 근육이 피곤해지게 만드는 것은 잠을 잘 자는 방법이다.
숙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와 같은 음료는 수면 8시간 전에는 삼가는 게 좋고, 음식도 수면 3시간 전에는 먹지 말아야 숙면을 취할 수가 있다.
수분
건강에 가장 좋은 음료는 물이다.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중 점도가 올라가 혈액이나 임파액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면역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갈증이 생기지 않게끔 맑고 좋은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기상할 때 물 한 컵을 먼저 마셔 밤새 부족해진 우리 몸의 수분을 보충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자.
하지만 식전이나 식후에 바로 물을 마시는 것은 위액이 희석돼 소화 기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영양분
면역력을 증강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먹는 것이 몸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이고 어떤 음식이 해로운 음식이라는 것은 독자들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해로운 음식은 될 수 있으면 삼가하고 한 가지 영양분에만 집중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만 말하고 싶다.
활동
가능한 육체의 움직임을 늘려 혈액 순환 및 림프액 순환이 잘되도록 도와야 한다. 권장된 사회적 혹은 물리적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산책이나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야외 활동을 기분을 좋게 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해 숙면을 유도하고 면역력을 증강하는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다.
일광욕을 자주 하는 것도 좋다. 바이러스는 햇볕에 노출되면 20~30분 만에 사멸한다. 또한, 햇볕에 피부가 노출되면 비타민D 합성이 증가하는데 이 비타민D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광욕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긴장이나 걱정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좋게 해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신선한 공기로 폐를 깨끗이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안정
만성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이나 코티졸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유발해 혈관을 수축해 혈액 순환을 저하시키므로 면역 시스템의 기능 저하를 야기해 감염이나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사랑하고 감사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들어 면역 시스템이 증강된다. 휴식, 음악, 독서, 가족과의 시간, 종교 활동, 요가, 명상 등의 긍정적인 활동을 일상화하는 것은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은 대단한 지식을 익히거나, 비싼 약을 먹거나,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 아니다. 누구나 쉽게 오늘부터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다.
1290호 25면, 2022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