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교의 중인환시 (60)

헤엄으로 도버해협을

사진: 마튜 웹(Matthew Webb)
사진출처: Dawley’s Heritage

지금으로부터 약 7만 년 전에는 영국에서 불란서까지는 하나의 땅덩어리여서 걸어서 오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국이 섬나라가 아니라 육지였다는 지질학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다가 서서히 빙하가 녹으면서 지대가 낮은 북대서양으로 물이 흘러 들어와 지금의 도버해협이 생기면서 영국이 섬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배나 비행기만으로 건너다니다가 오늘날에는 지하 터널을 뚫어 기차로도 갈 수 있게 된 도버해협이다.
이 도버해협을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헤엄쳐서 혼자만의 힘으로 건너려고 한 모험심이 강한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영국인 마튜 웹(Matthew Webb) 이라는 젊은이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은데 헤엄쳐서 도버해협을 건너는 것도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두 나라 사이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이 영국 도버와 불란서 칼레이며 이 때문에 오늘날의 지하터널(유로터널)도 이곳에서 출발하며 도착하고 있다.
마튜 웹(Wepp)은 평생 동안 무역선의 승무원으로 일해 왔으며 언제나 그의 하루 업무는 배에서 시작해서 배에서 끝났다. 그의 하루 일과가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났다는 이야기이니 그의 취미 또한 수영이었음은 물론이다.
지금으로부터 144년 전인 1875년 8월 초에 마튜 웹은 수영으로 도버해협을 건너보려는 계획을 세우고 모두 두 번에 걸쳐 시도를 했다.
첫번째 시도에서는 조류와 파도에 밀리면서 처음 계획했던 방향보다 훨씬 멀리 벗어나게 되자 7시간 만에 수영하기를 포기를 했다.
물론 웹이 수영하는 동안 안전을 위해 구급선들이 뒤따르고 있었으며 탈진과 배고픔을 없애기 위해 한 시간에 한번정도 음료수와 수프정도는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었다.
두 번째 시도는 1875년 8월 24일에 시작되었는데 이번에도 첫 번째 시도했던 것처럼 영국 도버해협에서 불란서 칼레해협으로 헤엄쳐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 나라 해협사이의 직선거리는 약33km이며 맑은 날에는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거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대마도 섬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불빛 밝은 야경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거리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곳을 헤엄쳐서 건넌 사람들의 수영거리를 재어 보면 훨씬 먼 거리로 수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북대서양이 조류가 심하고 파도 또한 심한 곳이어서 대단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떠 밀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웹 또한 조류와 파도를 잘못 계산한 나머지 거의 70km 정도를 수영해야만 했다.
이는 그가 건너려던 도버해협 33km타를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였다.
거기에다 수영도중에 해파리에 쏘임까지 당해 심한 통증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두 번째에는 포기할 수 없다는 오기로 파도와 통증을 이겨 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악조건 조건 속에서도 웹은 22시간만에 불란서 칼레의 뭍으로 걸어 나올 수 있었다.
22시간 동안 구조선에서 웹의 뒤를 따르며 웹의 수영모습을 일일이 기록하던 많은 신문기자들에 의해 이 사실은 대서특필되어 하루아침에 대스타로 탄생했다.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강연요청 등이 끊임없이 이어오던 어느 날이다.
동양에서는 이미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가르치고 있었거늘 서양에서는 그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8년이 지나서 그의 인기가 좀 가라앉는 듯 하자 웹은 다른 모험을 시도했다.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밑 급류를 벗어 나오는 헤엄이었는데 애석하게도 영원히 빠져 나오지를 못했다.

2019년 11월 1일, 1145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