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의료 병동 (Palliativstation)과 시설형 호스피스
교포신문생활지원단에서는 사단법인 ‘해로’와 함께 동포 1세대에 절실히 필요로 하는 건강, 수발(Pflege)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더불어 전화 상담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노령기에 필요한 요양등급, 장애 등급 신청, 사전의료 의향서(Patientenverfügung), 예방적대리권(Vorsorgevollmacht)작성 등 보다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완화의료 병동은 가정이나 요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중증 환자가 입원하게 되며 병원 안에 있다. 완화의료 병동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병동에 비해 적극적인 팀아르바이트가 더욱 중요시 되며, 이 팀은 의학, 사회사업, 목회, 심리학, 물리치료, 자원봉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간병 가족들과 함께 협력하여 진행된다.
불치병, 진행성 질환 및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복잡하여 가정이나 요양원에서 치료할 수 없고 병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대체로 입원하게 된다. 환자는 주치의에 의해 입원하거나 같은 병원 또는 다른 병원에서 완화의료 병동으로 이송되기도 한다. 이 병동의 입원 가능 여부는 병원내 완화의료팀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입원할 병원의 완화 병동에 등록 양식에 맞춰 신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대부분의 서식에 들어가는 필수 입력 항목은 환자의 인적사항, 입원과 관련된 질병여부, 현재 입원해야하는 사유, 담당의사, 기저질환, 기타 관련 정보 및 문의사의 인적사항과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관한 사용자 데이터 처리에 관한 동의서 등이다. 법정 건강 보험에 가입된 성인은 완화의료 병동에 입원하면 본인부담금을 하루에 €10씩을 지불해야하는데, 입원과 퇴원을 포함해 총 28일까지만 부담한다.
완화 의료팀은 중증 환자와 가족에게 치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서 긴밀히 협력한다. 질병으로 인한 증상이 완화되고 치료 상황이 안정되면 환자는 퇴원할 수 있다.
완화의료 병동에서의 체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므로 환자가 이후에 집으로 퇴원할지, 입원 치료 시설 또는 입원 호스피스 병동으로 갈야할지 여부를 의료진은 조기에 고려하게 된다. 완화의료 병동의 평균 입원기간은 10일에서 14일 사이이고 체류는 3주까지 가능하다.
중증 환자가 가정으로 퇴원하려면 추가 치료를 위한 준비, 정기적 간호여부, 간병을 위한 보조도구, 호스피스 서비스 등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집에서 중환자 및 임종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꼭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 혹은 환자 본인이 원치 않는 경우, 호스피스에 입원할 수도 있다.
입원형 호스피스는 독립적인 주거 시설로, 생명을 제한하는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각자의 필요를 가진 친척들에게 초점을 맞춘 시설이다. 완화의학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협력하여 전임 및 자원 봉사 호스피스 직원이 전체적인 돌봄 지원을 제공한다.
입원형 호스피스 기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회법전 5권 39a 1항에 따른 의료적 진단(Ärztliche Bescheinigung zur Feststellung der Notwendigkeit vollstationärer Hospizversorgung nach § 39a Abs. 1 SGB V) 이 필수적이다.
입원은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으나 완화의료가 필요한, 수일,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불치병, 말기 질환의 경우에 이루어진다. 입원형 호스피스에서 지내기 위해서는 환자를 치료하는 주치의 또는 병원 의사의 확인이 있어야 하고 비용의 95%는 해당 건강 및 의료 보험 기금에서 부담하고 비용의 5%는 호스피스 기관이 부담하게 된다.
독일의 대부분의 입원형 호스피스는 카리타스와 디아코니 단체에서 운영하는데 이는 독일 호스피스 사역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스피스 활동은 출신과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고 여기에 다른 사람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적용된다. 의료 서비스는 의사가 제공하나 요구 사항과 희망에 따라 상담사나 물리치료사, 음악치료사, 게슈탈트 치료사 등 다른 전문직이 참여할 수도 있다.
최근 한인 어르신들의 임종소식이 많아지고 임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호스피스와 완화병동에 대한 전화 문의가 많다. 치료에 대한 희망을 쉽게 놓지 못하거나 호스피스와 완화 병동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곳이라기 보다는 마지막 종착역으로 생각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환자가 입원했을 때 불편했던 증상들이 완화되어 집에서 생활이 가능해지거나 퇴원하여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례도 종종 경험한다. 또한 환자와 가족이 집에서 임종을 원하실 때에 퇴원도 가능하다.
죽음을 하나의 삶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인식개선과 환자와 가족이 완화와 호스피스의 시기를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시간을 통해 독일에서의 지난 삶이 더욱 의미 있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1348호 24면, 2024년 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