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은 아동을 소개합니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발하고 나면, 모든 것이 다 불타버려도 남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블랙박스입니다. 그래서 비행기 사고 후,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블랙박스입니다. 블랙박스는 어떤 강력한 불덩어리 속에서도 결코 타지 않습니다. 저는 제 마음 속에 나만의 블랙박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 속에 블랙박스를 가졌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도대체 제가 소유하고 있는 블랙박스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저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으로 부터, 현재의 윤석열 대통령 시대까지 모든 대통령을 두루 거치면서 8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든 서기 1950년(단기 4283년)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6.25 동란이 일어났고, 서로 밀고 밀리며 싸우던 남과 북은 그로부터 3년 후인 1953년 휴전이 된 후, 38선으로 경계를 긋고, 남북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 동안, 대한민국에는 보릿고개라는 배고픔의 혹한이 몰아쳤습니다. 한국의 겨울밤은 유난히 길고도 길어, 자다가 몇 번씩 깨어나도 아직도 캄캄한 밤중인데, 얼마나 배가 고픈지 부엌에 내려가서 솥뚜껑을 열어봐도, 모든 냄비의 뚜껑을 열어봐도 먹을 것이라고는 전무 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시계도 없으니 도대체 몇 시 인지도 모르지만, 캄캄한 길을 더듬거리며 뒷밭으로 올라가면, 아직도 뽑지 않은 살이 통통하게 오른 무가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밭을 뾰족한 막대기 끝으로 힘을 들여 파고 나면, 정말 잘 생긴 무가 나를 반겨 줍니다. 너무 추워서 덜덜 떨면서도 얼음 같이 차가운 물에, 무에 붙어 있는 흙을 닦아 내고 무를 통째로 들고 껍질 채 먹기 시작 합니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과일이 또 있을까요? 그 큰 무를 두어 개 먹고 나면, 온몸이 추워지면서도 배가 불러 오니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겨울 못지않게 한국의 여름은 유난히 뜨겁고 쨍쨍 내려 쬐는 태양이 기울어 질 줄 모르고 중천에 떠 있는데, 그 길고 긴 한 여름의 낮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져 개울로 나가 미꾸라지를 잡아 구워 먹고, 어린 시절 부터 유난히 달고 맛있는 과일을 좋아 했던 나는 아카시아 꽃과 진달래꽃으로 배를 채우려고 한없이 먹어 보지만, 허기는 멈추질 않았습니다.

저는 그 때 전라북도 전주에 살고 있었는데, 우리 동네로 들어서면, 길고 긴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었는데 탱자의 크기가 지금의 오렌지 보다는 조금 작고, 귤 보다는 조금 컸는데, 얼마나 탐스럽게 많이 열렸는지, 손이 탱자 나무가시에 찔리면서도 그것을 몇 개씩 따가지고 와서 방의 여기저기에 놓아두면, 방안에 냄새도 좋아 지고 보기에도 무척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너무나 허기가 저서 크고 탐스럽게 생긴 탱자 하나를 따서 덥석 깨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제가 생각해 온 것처럼, 탱자는 처다만 보는 과일(?)이 아니었습니다. 쓰고, 시고, 그러나 단 맛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탱자에 맛을 들이고, 배가 고프면 탱자을 먹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지금도 레몬(Zitrone)을 껍질 채로 잘 먹습니다.

저는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전주 동부 교회에 다녔는데, 주일이면 교회에 가서 선생님이 나누어 주는 박하사탕과 소다를 너무 많이 넣어서 아예 노란색이 되어버린 찐빵을 나누어 먹으며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우리에게 성경을 가르쳐 주시던 여자 선생님은 40대 초반쯤 되시는 분이었는데, 목사가 되고난 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선생님이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잘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었는지를 깨달으며 그 여자 선생님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선생님이 제 마음 속에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블랙박스를 넣어 주셨고, 그 블랙박스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아 주셨습니다. 그 때 제 나이 아홉 살 무렵이었으니, 제 마음 속에 있는 블랙박스에는 예수님께서 70년 이상 함께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극한 고난 속에서도 나의 불랙박스 안에 살아계신 성령 하나님께서, 오늘 현재 나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몰아쳐도, <나는 이길 수 있어> <내 안에 살아 계신 성령 하나님께서 나에게 최고의 것으로 주실꺼야!>라고 믿고, 고백 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을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반전을 일으켜 주셨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에게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 하나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이 당신 앞에 닥쳐와도 절대로 불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당신의 영혼의 블랙박스에 모셔 들이십시오. 아무리 힘든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라도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당신의 육신의 호흡이 멈추어 버리고,, 그래서 당신의 시신이 불에 타서 한 줌의 재가 된다 해도, 당신 영혼 속에 안착되어 있는 블랙박스는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살아 계시기에 영원히 타지도 소멸 되지도 않는다는 말 입니다.

최고의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바이올린이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네요. <나는 살아 있는 나무였을 때, 별 특별함 없이 평범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나는 수명이 다해 죽고, 바짝 마른 나무가 된 후에서야, 진정한 환희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 이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리고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반드시 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땅에 묻혀 흙이 된다고 해도, 우리의 시신이 불에 타서 한 줌의 재가 된다 해도, 당신 영혼 속에 튼튼하고 안전하게 간직되어 있는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담긴 블랙박스는 절대로, 타지도, 소멸 되지도 않은 채. 영원히 환희의 폭죽을 터뜨리며, 생명의 노래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결단이 앞으로 길고 긴 영원한 삶을 결정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의 구세주로, 당신의 주인으로, 영원한 당신의 하나님으로 당신 영혼의 블랙박스에 모셔 들이십시오. 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오직 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절대 신뢰하는<믿음> 밖에 없습니다. 헛된 이름에 속지 마십시오! 예수 그리스도 그분만이 진짜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신세은 아동은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입니다.

아동은 사실혼 관계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나, 어머니는 아동이 선천적 희귀난치 질환을 갖고 태어나자 아동을 버리고 잠적하였으며, 아동의 아버지는 신용불량으로 도피생활을 하다 아동을 지인에게 맡기고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지인 집에서 지속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시설에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동은 2024년 현재 중학교 2학년입니다. 아동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목표를 세우면 힘들어도 끝까지 해내는 끈기 있는 모습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병에 대해 인정하고 주눅들지 않으며 밝게 생활 하고 있습니다. 아동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며 현재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힘들어진다는 것을 아동도 알기에 학업 스트레스를 K-POP 커버댄스를 추며 풀기도 하는 등 스스로를 조절할 줄 아는 아동입니다. 또한 어떤 아동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동이 가지고 있는 적극성과 성실성, 그리고 밝고 명랑한 사교성으로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아동입니다. 교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는 세은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해철 선교사 드림.

1390호 34면, 2024년 1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