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세연 “파독산업전사 기념비” 제막식 가져

“당신의 땀을 기억합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에센. 독일에 파견되어 조국근대화에 초석을 놓았던 이들의 친목단체인 파독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회장:고창원)는 지난 9월14일(토) 15시, 파독광부기념회관(Meistersingerstr.90 45307 Essen)에서 파독 56년이 됨을 기념하며 파독산업전사기념비를 세우고 그 제막식을 거행하였다.

이날 제막식에는 주본분관 이두영총영사, 최광섭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장, 박소향재독한인간호협회장, 인원찬 조선기술자협회장과 김부남 전회장,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회관 명예관장 김계수박사, 한호산 파세연 고문, 양해경 재독한인경제인협회명예회장 등 많은 단체장들과 파독산업전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양희순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된 1부 순서는 국민의례에 이어 ‘연혁’과 ‘기념비 건립사업경과’를 김동경 수석부회장이 보고하였다.

고창원 회장은 환영사에서 “파독산업전사의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기념비 건립은 산업전사들은 물론, 우리 한인들 모두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산업전사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조국근대화와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우리의 뜨거웠던 열정을 영원히 기념하고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기념비 건립이 추진되 나왔다고”고 말했다.

고 회장은 생존해 계신 원로회원들이 팔순을 넘어 미수에 가까운 연세들이 되셨기에 더 늦기 전에 역사의 현장인 파독광부기념회관에 개척정신과 함께 고귀했던 삶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마음들이 모아진 기념비에는 재독한인사회 발전에 남다른 배려와 지도력으로 특히 파독산업전사들에게 소중한 세월을 함께한 김계수 박사, 양해경 재독한인경제인협회장, 박종범 영산그룹회장, 독일정부 십자공로훈장을 수훈한 한호산 고문께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머릿돌에 부조사진이 담겨 있음을 밝히고 기념비 건립에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해 준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주본분관 이두영 총영사는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서 조국경제발전에 크게 헌신하신 산업전사들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비 제막은 선배, 원로님들의 피땀어린 노고를 후세대들이 기억할 수 있는 뜻 깊은 사업으로 감회가 남다름을 밝히고 건립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계획대로 건립을 완성한 파세연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재독한인총연합회 박선유 회장은 축사에서 기념비제막을 축하하고 산업전사기념비가 그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나온 재독한인사회가 지난 반세기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돌아 볼 수 있게 함은 물론, 후세대들이 한인 정체성 함양에 도움이 되는 기념비로 특별히 파독광부회관과 한인문화회관 안에 세워지게 되었음은 재독동포사회의 자랑이요, 1세 선배들의 귀한 업적임을 강조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유제헌 회장은 “세계 해외동포사회 가운데에서 자랑스러운 재독동포역사와 그 주역인 산업전사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파독 56년이란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게 됨을 축하하고 유럽에 한인단체 역사가 시작된지 금년이 100년(1919년 11월 파리에서 ‘재법한국민회’ 결성)이 되는 해로 11월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기념행사를 안내하고 1921년 유덕고려학우회가 세워진 독일에서도 같은 100주년 축하 행사가 열릴 것을 기대한다며 산업전사 기념비 건립에 애써 온 고회장과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재독한인경제인협회 양해경 명예회장은 격려사에서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오늘 기념행사는 여러분들의 땀과 눈물을 기억하는 일”이라며 독일에서 70년대 초부터 수출전사로서 독일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며 참 많이도 변해 온 모습들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감을 토로했다.

양해경 회장은 최근 수년간 한강의 기적을 이룬 지난 반세기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는데 힘쓰고 있는 한독경제인회 활동, “독일을 이야기하다” 1,2권 발간, 재독한인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내년 창간 25주년을 맞는 교포신문이 구성한 50년 위원회를 소개하고 한인사회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밝은 미래를 향해 다 함께 고민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간곡히 호소했다. 끝으로 제 3차 파세연 세계대회 축사 주제였던 “당신의 땀을 기억합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는 당시 인사와 글뤽아우프!! 라는 구호로 산업전사들을 격려했다.

제 2부 제막식이 회관 입구에서 이재호 부회장 사회로 진행됐다.

축하공연으로 65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지휘:이상윤 반주:신은비)의 합창, 북춤(최미순 외,) 임원들의 테이프커팅, 기념비 제막이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다.

특히 지난 10일 별세한 故 Peter Fischer선생의 유덕을 기리며 묵념순서를 가졌다. 고인은 회관매입에서부터 필요했던 관청업무는 물론, 평생 수집한 광산기재 전부를 흔쾌히 기증, 광산박물관을 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바 있다.

3부 축하순서는 양희순 사무총장의 진행으로 ‘시루떡 절단식’, 회원단체(조선기술자협회, 파독광부, 파독간호사)대표의 건배제의, 연합합창단 무대(곡명: 푸른 열매, 고향무정, 바위섬)로 3개 지역 합창단(에센 홍영자, 뒤셀도르프 박귀기, 쾰른 이용자)이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였으며 주최측이 마련한 만찬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한편 기념비 제막과 함께 있을 것으로 알려졌던 타임캡슐 매설식은 캡슐이 예정일에 도착하지 않아 갖질 못했다.

지난 1년여 회원들의 뜻을 모아 기념비에 새겨진 비문내용은 아래와 같다.

“독일 에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부지에 세워진 파독산업전사 기념비는 1963년 12월부터 1977년 10월까지 대한민국 정부의 해외 노동인력으로 파독되어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된 광부와 간호사, 그리고 동시대에 파독되었던 조선 기술자와 기능공,감별사들의 피땀어린 노고를 기억하고 이들이 가슴에 담고 살았던 고국 사랑과 숭고했던 개척정신을 자손만대에 기리기 위함이다.

나복찬 중부지사장 nbc@kodb.de

2019년 9월 20일, 1139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