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55주년 기념식 열려

‘우리가 역사이다‘55년 파독 간호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에센. 파독 간호사 55주년을 맞아 재독한인간호협회(회장:문정균)는 9월 25일 15시부터 에센 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최수자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1부 기념식과 2부 문화행사 순으로 이어졌다.

국민의례와 문영희 고문의 나이팅게일 선서, 내빈 소개가 있은 후 문정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자리에 함께한 내빈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울러 반세기 넘도록 열정과 근면, 성실함으로 독일인들을 간호하며 민간외교관으로 눈부신 활동을 펼쳐온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건강세미나 개최와 국제보건복지재단 후원으로 파독 근로자들을 돕고 있다며 여전히 동포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민사회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책자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당신은 역사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삶의 경험을 통해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끝으로 환영사를 마무리 했다.

이어서 허승재 본 분관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부임 한 달 만에 파독 간호사 55주년 기념식을 갖게 되어 기쁘다며 “자리에 함께한 내빈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모 중에 한 분이 파독 간호사라서 간호사 역사는 조금 안다. 처음 간호사 해외 진출은 1965년부터 시작 되어 1966년 이래 10584명의 간호사가 독일에 오게 되었다. 체격이 큰 독일인들을 간호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인 특유의 친절과 희생으로 눈부신 활약을 벌여 독일 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제는 간호협회가 건강세미나, 한국식품 지원 등으로 동포사회 발전에 여전히 중요한 뿌리가 되고 있다. 세월의 흐름을 어쩔 수 없어 지난 해부터 많은 동포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지만, 앞으로도 본 분관은 동포들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세대와 어떻게 교류를 할지, 지금까지의 발전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방법을 연구해 보았으면 한다.“ 로 축사에 대신했다.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파독 간호사 55주년 행사에 참석한 내빈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 아내가 1967년에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온 이유로 마치 이 자리가 처형, 처제를 만나러 온 기분이다. 지난 55년 동안 파독 간호사들이 동포사회에 기여한 일들을 되돌아 보면, 백의의 천사, 코레아 엔젤, 인자한 아내와 어머니로 1인 다역을 하며, 현재는 차세대 들에게 미래의 선구자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로 축사에 대신했다.

유제헌 유럽총연합회 회장은 자신은 누님 댁에 온 것 같다는 말로 축사를 시작하였다.

유럽의 한인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독일한인사회 역시 출발한지 100년이 된다.

1921년 베를린을 기점으로 시작된 독일한인역사는 1963년 10월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인회의 효시가 되었고, 이후 파독근로자들이 한인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그 동안 어려울 때 국난을 극복하고 현재 경제대국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독일 동포들이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다.

파독 근로자들의 업적이 근대사에 중요한 역사로 기록되어야 한다. 재독총연합회 회장 재직 시 파독 근로자들에게 훈장을 만들어 드릴 계획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부에서 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총영사가 건의해 달라. 앞으로도 55세로 건강하고 화합하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달라.“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NRW독한협회 Reiner Schöler회장 역시 축사를 통해 파독 간호사 55주년 행사를 축하한다.한국 간호사들의 부지런함과 친절함은 독일인들이 인정한다.“며 말문을 연 뒤 베를린에 처음 도착한 한국 간호사를 예로 들며 언어와 사회, 음식이 다른 독일에서 겪은 문화 쇼크를 소개했다.

이어서 독일사회에 끼친 한국 간호사들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며 감사의 말로 마무리 했다.

이어서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의 축사를 정명렬 부회장이 대독하고, 노미자 고문의 격려사가 있었다. 노미자 고문은 행사를 준비한 임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건강하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로 격려사를 마쳤다.

이어서 장순휘 박사의 축하 시를 윤행자 고문이 대신 낭독하고, 정안야 시인의 ‘대한의 딸’시 낭송이 있었다.

시가 낭독되자 시 귀절마다 떠오르는 고향의 풍경과 가족의 따뜻했던 품과 한국을 떠나올 때 풋풋한 모습이 떠올라 참석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서 감사장 전달 순서에서 윤행자, 박소향 고문에게 문정균 회장이 감사장을 전달했고 전직회장과 고문 소개에 이어 기념 선물 전달을 끝으로 1부 순서를 마쳤다.

2부 문화행사 에서는 주정민, Jula Hämisch, 변혜준의 베토벤 교향곡 9번 중 ‘환희의 송가’와 ‘비목’, ‘동무 생각’이 바이얼린과 첼로로 연주되었다.

이어서 강황용 사범의 호흡 및 혈관 마사지 건강법에 대한 건강세미나가 있었고 참석자들은 강사의 선창에 따라 ‘건강 백세’, ‘무병 장수’를 외치며 세미나에 집중했다.

이어서 최미순 중부한독간호협회 고문의 ‘삼고무’가 있었고 신명나는 북장단에 행사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순서에는 없지만 이원희 회원의 ‘올드랭 싸인’, ‘아리랑’ 색소폰 연주가 있었고, 행사 마지막 순서로 임원들의 ‘독일의 찬가’, ‘고향의 노래’, ‘아리랑’ 합창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다.

반세기가 넘도록 머나먼 이국 땅에서 피와 눈물을 흘리며 희생한 파독 간호사들의 열정과 노력은 “우리가 역사이다”로 압축해 말할 만큼 귀한 역사로 동포사회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 기록되어야 할 소중한 삶의 기록이 될 것이다.

130여명의 동포들이 참석한 파독 간호사 55주년 행사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문정균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들의 열성으로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폐회를 마친 후 주최측은 손님들에게 도시락과 작은 선물을 준비해 참석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237호 10면, 2021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