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응원과 투표 참여에 감사“
지난 9월 26일 독일 총선에서 NRW 주 Aachen 1 선거구에 출마한 한인 2세 이 예원 SPD후보가 지역구 선거에서는 3위를 했다. 그렇지만 SPD 정당 명부를 통해 독일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첫 한국계 연방 의원이 되었다.
이 예원 당선인이 출마한 Aachen 1 선거구는 CDU 대표로 연방 수상을 꿈꾸는 Armin Laschet의 고향이다. 그리고 이 후보의 경쟁자였던 CDU 후보 (이번 선거 결과 25,6%) 와 이번에 지역구에서 당선된 Grüne후보 (30,2%)는 이미 3선의 연방의회 의원이었다. 심지어 Linke 후보(5,4%)도 3선 의원이었고, FDP 후보(10,8%)는 재선에 도전했다.
이렇게 화려한 경력을 가진 후보들과 맞붙은 신인 정치인 이 예원 후보가 23,8%을 얻어 3위를 했다는 점에서 지역 정가에서는 이 당선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독일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이 예원 당선인은 “교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응원과 투표 참여가 NRW SPD 명부 30위였던 제가 당선될 수 있는데 한 부분을 한 것 같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 모든 교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교포신문 중부지사의 서면 인터뷰에 대한 이예원 당선인의 답변을 싣는다.
(편집자주: 지면 관계상 존칭과 존댓말은 생략합니다)
교포: 우선 독일 연방 의회 의원으로 진출하게 됨을 축하드린다. 당선 소감과 현재의 상황은?
이 당선자: 지난 9월 27일 오전 6시 경에 당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 날 Berlin에 왔다. 이곳에서 의원으로서 할 일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지금은 Berlin과 Aachen에 의원 사무실을 개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Berlin에서 Wohnung도 찾아야 한다. 또한 선거 운동 뒷정리도 해야 하고, 지금까지 다니던 직장과도 휴직 논의를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이렇게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니까,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축하해 주고 기뻐해 주니까 잘 되었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지해준 사람들을 실망 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감도 느낀다.
교포: 임기 중에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 당선자: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생각했던 것, 불공정성을 타파하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쳐져 있는 울타리를 없애는데 힘쓰고 싶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상황 때문에 차별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는데 힘쓰고 싶다.
이러한 일은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의회 구성원들에 잘 전달하여 개선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북 관계 발전에 기여를 하고 싶다.
교포: 젊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있다면?
이 당선자: 정치를 시작하는 목적이 무엇이 되겠다. 라는 것보다는, 우리 생활 속에 있는 모순적인 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우선되면 좋겠다. 이것을 위해 함께 할 집단, 정당에 가입해서 꾸준히 적극적으로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무엇이 되겠다는 목적을 가지면 그것을 이루지 못하게 될 때 크게 실망하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며 실현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스스로가 무엇이 되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노력한 만큼 나름의 성과가 있고 성취욕도 생기기 때문이다.
교포: 동료 의원들이나 현지 정치권에서 갖는 한국계 의원에 대한 반응은?
이 당선자: 한국 언론에서는 한국인, 아니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연방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그런데 독일 언론이나, 동료 의원과 정치인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부모님이 어느 나라 출신이냐 정도는 묻는다. 그보다는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그리고 어떤 정책을 주장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 저 역시 좁게는 Aachen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그리고 SPD 당원으로, 더 나아가서 독일 연방 국회 의원으로서 주어진 사명과 의무를 열심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계 독일 연방 의원이라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로, 어떤 계기가 주어졌을 때 대한민국을 위해서 다른 의원들 보다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1 차적 임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독일 연방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활동하여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그 자체가 대한민국에 이바지하는 것이 이라고 생각한다.
교포: 한인 2세로 성장하면서 특별히 기억되는 일이 있다면?
이 당선자: 한인 2세로 독일에서 태어난 저에게는 사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남동생 네 식구가 유일한 가족이고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저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이웃집 독일 할머니, 할아버지들, 학교 친구 부모님 등등.그 밖에도 특별한 것은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다녔던 한인교회가 저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교회 아저씨와 아줌마는 삼촌과 이모 같이 예뻐해 주셨다. 그리고 교회의 오빠와 언니, 교회 친구들이 함께 있었다. 특히 여름 성경학교에서 저를 예뻐해 주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던 언니, 오빠들이 기억난다.
이번 선거 기간에도 그런 언니, 오빠들이 그리고 그 때 친구들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음에도 저를 기억해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줄 때는 많은 힘이 되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 이젠 모두가 어른이 되어 조금 쑥스럽겠지만……
교포: 동포 언론인 교포신문을 통해 재독 동포사회에 전할 말씀이 있다면?
이 당선자: 우리는 한국 사람이지만, 독일이라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고 있다. 한인 1세대들이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일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였고,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감사한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한국인이라는 울타리를 깨고 나와, 독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게 할 때에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 사회가 발전할 것이고, 나아가서 한국 사회도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교포신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교포신문에서 저의 출마 소식을 전해 준 덕분에 교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투표 참여가 있었고, 이것이 NRW SPD 명부 30위였던 제가 당선될 수 있는데 한 부분을 한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교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초심을 잊지 않고 연방 국회의원으로서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하여, 4년 후에도 교민 여러분들이 한인 2세 연방 의원으로서의 저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교포: 다시 한 번 교포신문과 재독동포사회에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복찬 중부지사장 nbc@kodb.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