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는 2023년 광부 파견 60주년을 맞아 ‘파독 광부 생애사’를 발간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기획, 간행한 구술 사료 선집 ‘파독광부 생애사’에는 1960∼1970년대에 탄광 노동자로 독일에 와 정착한 김근철(1차 1진) 씨 등, 파독광부 10명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 고백한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구술집은 이유재(52)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과장이 2013년 광부 파독 50주년을 앞두고 2012년 6∼10월 이선영 튀빙겐대 한국학과 연구원과 함께 김근철씨 등을 인터뷰한 뒤 보고서로 정리한 내용을 다듬어 단행본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학과장은 보고서 내용 일부를 추려 2021년 ‘글뤽 아우프!'(Gluck Auf!)라는 제목으로 독일에서 먼저 단행본을 출간했고,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해설 등을 추가하면서 광부들의 인터뷰 전체를 실었다. 이 학과장 자신도 파독 광부의 아들이며, 아버지와 함께 독일에 정착한 한인 1.5세이다.
이 학과장은 “그간 파독 광부들의 생애사를 포괄적으로 접근한 연구는 없었고, 그들에 대한 연구 자체가 미비한 실정”이라며 “유럽 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 이주사를 가진 파독 광부를 조명함으로써 이주사 연구에 바탕이 될 자료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또 “독일 한인들의 사회통합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성공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해 살피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 학과장은 ‘파독 광부들의 독일에서의 삶’이라는 제목의 해제(解題)에서 “광부들은 자신들의 수고를 독일 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보다 한국에서 더 인정받기를 기대한다”며 “희생, 박탈 및 인내로 가득 찬 긴 삶을 보낸 이들은 이제 인정과 돌봄을 갈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걸 국사편찬위원장은 간행사에서 “광부 파독은 국내 과잉 노동력의 해외 송출로 실업 문제를 완화하고 외화 가득률(稼得率)을 제고해 경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파독 광부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는 것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1304호 15면, 2023년 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