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는 ‘김치(Kimchi)시티’…
“김치로 만드는 건 다 있다”

김치회사 설립한 ‘기도 슈미트 씨’

얼마전, 함부르크의 유력신문 Hamburger Abendblat와 Markant -Margazin 잡지 에서 ‘김치’에 대한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내용인즉, 김치회사의 창업자 기도 슈미트 씨와 그의 부인 아나리아 씨를 소개하고 김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기사다.

사실 50년이나 긴 세월을 이곳에 살고 있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컸던 때가 없었다.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또 한번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그 열기는 지구촌을 강타했다.

함부르크는 독일의 제 2의 도시요, 오래 전부터 한국과 깊은 관계를 가진 항구도시로 부산과는 자매결연을 맺은 세계적인 도시다. 1970년 경 파독 간호사들과 조선소 기술자들이 오면서 한인사회가 결성됐고 지금은 한국공관과 코트라가 이곳에 있다. 대략 2500명 정도의 한인들이 살고 있으며 한국식품점 및 한국식당이 여러 개가 있지만 한국식당과 식품점 등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옛날과는 달리 크고 작은 독일 슈퍼마켓에도 한국 식품들과 높게 쌓아 올린 한국라면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한인학교에도 한글을 배우러 오는 성인들도 많고, 함부르크 대학 한국어과도 꽤 인기가 있다.

2023년 말에 ‘고, 한류! (Go, Hallyu!)’ 라는 이름으로 함부르크 중앙에 김치회사를 차린 기도 슈미트 씨와 아나리아 씨를 소개한다.

기도 슈미트 씨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에어랑엔 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니지어로서, 함부르크 소재 항공회사 에어버스 직원으로 한국(부산) 및 캐나다(몬트리올)에서 근무했다. 여동생과 함께 한인학교를 졸업한 한국 팬이다. 그의 부인 아나리아 씨는 바이머 대학 제품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남편을 따라 한국과 몬트리올에서 지냈다. 한국에 있을 때, 한글과 음식 등을 배웠다. 둘 사이에 딸과 아들을 두었으며 딸은 부산에서 출생해 온 가족이 한국사랑 팬이다.

다음은 기도 슈미트씨와의 간단한 인터뷰이다.

▲한국음식인 김치를 제조하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

김치 회사를 차리기 전에 함부르크 중앙에 김밥 집을 냈다. 개업하자마자 인기가 있었다. 신문 및 매거진 등에서 기사를 내주니 빨리 알려졌다.

해마다 2박3일 동안 음식과 음료수, 식당 등에 관한 식품 박람회인 ‘Inter Norga’ 가 함부르크에서 열리는데, 2023년 행사에 김밥을 홍보하기 위해 참가했다. 주최측에서 개최한 음식 경연대회가 있었다. 100여명이 참가했는데 10명 안에 들어 결선까지 가는 행운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1등은 못했지만 여러 매거진이나 신문 등에서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빠르게 홍보가 되는 큰 행운을 갖게 됐다.

그 후, 어떻게 사업을 펼쳐 나갈지 고민하다가 김밥 대신 김치로 품목을 변경했다. 김밥은 속재료를 만드는데 많은 손길이 필요하고 또 신선도를 위해 매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어려움이다. 김치로 바꾼 후, 시내 안에 작은 공간을 얻었다. 김치를 알릴 수 있는 행사 및 식당, 기관 등을 다니면서 김치 홍보에 온 힘을 다했다. 야시장 및 인터넷을 통해서도 홍보하는 등 열심히 뛰어다녔다.

▲생소한 음식인 김치를 현지인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한국처럼 식사 때 마다 김치를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음식에 김치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했다. 일반적인 김치 이외에 백김치, 물김치 등을 비롯해 김치소금,김치마요네즈, 김치칩스 등을 개발했다. 점점 김치가 알려지면서 일상이 바빠졌다.

얼마전, 함부르크 엘브베커리에서 ‘김치 후란츠부로첸(케익종류)’을, 짐블럭(Jim Block)에서는 ‘김치버거(Kimchi Burger)’를 새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독일 K-팝 그룹을 앞세워 김치버거를 소개했다. 아직 평가하긴 이르지만 호응이 좋다.

▲지난 해 11월초 함부르크 한인회 주최로 김치축제가 열렸는데.

그때 축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김치만들기 행사가 있었는데 강사로 참여를 했다. 반응이 좋아 약 100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는데 자리가 부족해 70여명만 참가했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에서 나아가 그 나라에 대한 이야기요, 역사요, 삶이다. 김치를 통해 한국과 한국인을 알리는 일이 좋다. 어머니로 부터 전수받은 김치를 더 많이 알리고 싶다.

1394호 10면, 2025년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