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함부르크 한인회 창립 60주년과 함부르크 음대창립( Hochschule fuer Musik und Theater Hamburg) 75주년 축하 행사가 5월 1일 함부르크 음대에서 개최되었다. 함부르크 한인회 창립 60주년은 2024년으로 사정에 의해 축하행사를 개최하지 못하다가 음대와 함께 행사를 하게 되었다.
“세계소리잔치, Welt-Klang-Fest” 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오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저녁엔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개최되었다. 참가한 나라들을 보면 한국, 중국, 일본, 몽고, 튀르키예, 인도, 시리아, 페루, 이란, 라틴아메리카, 미국, 베트남, 아르헨티나, 브라질, 폴란드 등이다.
어린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여 음악에 관심을 갖게 하였고 성인 프로그램은 대학 안의 여러 공간에서 약 30 분 정도로 공연을 하였다. 청중들은 여러 공연장을 돌아 보며 그 나라 음악 및 문화를 체험 할 수 있게 하였다.
첫 시작으로 관중들을 사로 잡은 것은 한인 및 독일 여성들로 구성된 ‘함부르크 사물놀이팀’ 공연이다.

학교 잔디밭에서 펼친 공연은 많은 사람들의 흥을 돋게 하였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음대 관계자의 환영과 축하 인사가 있었다.
관계자는 인사에서 음악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특히 이 행사를 위해 수고해 준 함부르크 한인회에 감사하다고 하였다.
한국 프로그램으로는 “물망초”, “내마음은 호수요” 등의 가곡, 가야금, 해금, 판소리, 현대무용 등이 선을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공연은 판소리 “춘향가”이다. 춘향가 중 사랑가와 이별가를 불렀는데 독일어로 번역된 내용이 자막으로 비춰지자 내용을 이해한 청중들은 독특한 공연에 많은 호기심과 큰 박수를 보냈다.

요즈음처럼 한국문화가 전 세계에 알려지고 또 주목 받았던 때가 없다. 역시 이번 행사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나라가 한국이었고 또 한인회에서 만든 한국음식이 입맛을 돋우면서 잔치에 더 흥을 갖게 하였다. 합창, 독창, 피아노 및 바이올린 연주 그리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악기 등의 연주가 매우 흥미롭게 24시까지 열렸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이날 영사관에선 민인기 영사와 정백운 실무관이 들렸지만 좀 더 많은 동포들이 왔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창립 60주년을 기해 간단하게 함부르크 한인회가 달려온 발자취를 소개해 본다.
1964년에 설립하여 1965년에 첫 회장으로는 태용운회장으로 회원들은 약 50명이었다. 신일박사, 최낙채, 최찬기, 이재일 회장 등이 있었고 그 후, 26대 김남훈, 27-28대 곽용구, 현재는 29-31대 방미석회장이다.
행사로는 함부르크 교민들을 위한 만남, 소풍, 체육회 등의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독일인들에게 한국 및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들도 펼쳤다.
60년이 지나는 동안 함부르크 한인회는 함부르크 교민 사회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왔고 또 함부르크의 여러 독일 단체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오래 전에 함부르크 한인학교와 부산에 있는 배정초등학교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토대로 함부르크와 부산은 자매 도시다.
함부르크 신도시 하펜항구에 ‘Koreastrasse’와 ‘부산다리’라고 명명해준 것도 함부르크 시와의 좋은 관계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함부르크 2023년 항구 축제에 ‘부산’이 주빈국으로 부산 시장이 함부르크 항구를 방문한다던가 또 한국해군해양훈련전단 훈련함 도착 시 시청 리셉션 등을 개최하여 서로 간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좋은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좋은 관계를 유지한 함부르크 한인사회가 현재 진통을 겪고 있다.

6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있었기 때문에 타향 땅에서 외로움을 극복 할 수 있었지 않나? 이유 없는 불협화음은 없지만 바로 이 점을 폭 넓게 이해하고 양보하고 화합 할 때 하나가 된다.
현재 60, 70, 80을 넘기고 있는 1-2세들은 과연 후세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모습의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이곳에서 잘 정착하면서 이들을 통해 고향을 느낄 수 있는 한인회가 될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
이 유명한 슬로건을 내걸고 60년 전 만들었던 ‘함부르크 한인회’의 저력을 보여주자!
함부르크 한인회 창립 60주년 과 함부르크 음대 창립 75주년을 개최하면서 펼쳤던 소중한 우리의 한국문화와 함께 화합된 하나의 함부르크한인회가 되길 빌어 본다.
이영남기자 youngnamls @gmail.com
1410호 21면, 2025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