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례길 (12)

Beuroner Jakobsweg (Via Beuronensis)

Beuroner Jakobsweg 또는 Via Beuronensis로 불리는 이 순례길은 Hechingen에서 Meßkirch에 이르는 87km의 길로서 튀빙엔에서 콘스탄츠에 이르는 야콥 순례길의 일부분이다. 또한 뷔르츠부르크에서 스위스의 Kloster Einsiedeln에 이르는 Linzgauer Jakobsweg 순례길과도 만나고 있다.

Hechingen에서 시작되는 이 순례길은 조금 걷다보면 먼저 유명한 Hohenzollern 성과 마주하게 된다. 독일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프로이센 가문의 본거지인 호엔졸렌 성은 Hechingen 남쪽 해발 855m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1800년대에 지어진 바이에른의 노이슈반스타인 성에 비하자면 화려함은 뒤처지지만, 1,000년대에 건축된 호엔졸렌 성은 독일의 역사를 깊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어 첫날의 종착지인 Balingen에 도착하면 Schwäbische Alb로 알려진 고산지대가 끝없이 펼쳐진다. Schwäbische Alb는 길이 180km-200km, 폭 35-40km에 이르는 남부독일의 고산지대로 독일 등산객이나 일반인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이다.

이어 이튿날 Balingen에서 출발하여 Weilstetten를 거쳐 Tieringen에 도착해 산 정상인 Tieringer Hörnle(956m)에 오르면 Schwäbische Alb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Tieringen 이후에 Bäratal로 바뀌고 다른 두 마을을 지나 이튿날의 목적지인 Nusplingen에 도착한다. Nusplingen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Alte Friedhofskirche Sankt Peter und Paul 교회가 유명하다. 이 교회는 애초 650년 경에 지어졌는데, 오늘날의 모습은 1300년대에 개축된 모습이라고 한다.

셋째 날에는 Nusplingen과 Beuron 사이 Bärenthal 근처의 Gnadenweiler에 위치한 “Maria Mutter Europas” 예배당이 중요 목적지가 된다. Wallfahrtskapelle(순례자들의 예배당)인 “Maria Mutter Europas”는 2007년 6월 9일 Viktor Josef Dammertz 주교에 의해 성모 마리아에 헌정되었다. 예배당 옆에 있는 야고보의 조각상은 그가 어부로 일을 그만두고 예수님과 함께가는 길에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의 어부가 된 그의 소명을 보여주고 있다.

Beuron까지 가지 않고, 여기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되면 도나우 강 계곡에서 이 지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셋째 날의 목적지인 Beuron에는 이 순례길인 Beuroner Jakobsweg의 사무실이 있다. 2008년에 설립된 Beuroner Jakobsweg 협회의 사무실은 Beuron지역의 첫 번째 베네딕토회 수도원 근처에 있는데, 이 사무실에서 Beuroner Jakobsweg의 모든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마지막 날인 넷째 날 Beuron에서 Meßkirch 방향으로 떠나면 의심 할 여지없이 독일 남서부에서 가장 아름답고 다양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Liebfrauental의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성모님 조각이 안치된 동굴(Lourdesgrotte)이 나온다. 이곳에는 성모승천일 전날인 8월 14일 저녁에 촛불 행렬이 열린다. Liebfrauental을 벗어나면 초원이 나오고 잠시 뒤에는 개인 소유인 브론넨 성(Schloss Bronnen)이 나온다.

이어 Buchheim 방향으로 걷게 되면 도나우 강 상류 계곡의, 바위로 된 계곡들과 한동안 마주하게 되는데,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한 감흥이 깊게 다가온다. Buchheim에 도착하면 인근 고지대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날씨가 좋을 때는 알프스 깊은 곳까지 볼 수 있다. 총 87km의 Beuroner Jakobsweg은 Buchheim을 지나 Meßkirch에서 끝난다.

  • Beuroner Jakobsweg
    Hechingen – Balingen …………20.1 km
    Balingen – Nusplingen …………23.6 km
    Nusplingen – Beuron …………15.4 km
    Beuron – Meßkirch …………18.3 km

순례를 목적으로 반드시 스페인의 Santiago de Compostela에 갈 필요는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가까운 독일내에도 오래된 순례의 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가지고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길이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순례의 길들이 있다.
앞으로 차례차례 이 길들을 미리 사전 조사하는 기분으로 교포신문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에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족들과, 혹은 뜻이 맞는 분들과 작은 그룹을 만들어 걸어서 이 길들 중 하나 만이라도 걸으면서 잠시 삶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1221호 33면, 2021년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