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6)

Schlösser Augustusburg und Falkenlust in Brühl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 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1984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브륄의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과 팔켄루스트는 독일 초기 로코코 양식의 주요 건축물이다. 이후 1세기가 넘는 동안 유럽 궁정 건축은 이 건축물의 양식을 따랐다.

지난 호에 살펴본 뷔르츠부르크 주교궁전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성과 정원은 18세기 대규모 왕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목가적인 정원을 배경으로 자리한 쾰른 대주교들의 호화로운 저택인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과 시골의 작은 별장인 팔켄루스트의 사냥용 별궁은 18세기 독일의 로코코 양식 건축물 중 가장 초기의 사례이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은 로코코 양식의 걸작으로, 18세기 전반 위대한 유럽 건축을 대표하고 있다.

1715년에 쾰른의 선제후인 바이에른의 요제프 클레멘스(Josef-Clemens von Bayern )는 중세 성곽을 기반으로 브륄에 저택을 짓기로 했다. 그는 이곳의 설계도를 보낸 프랑스의 건축가 로베르 드 코트(Robert de Cotte)와 상의하였으나 이 계획은 바로 실행되지 않았다. 이후 요제프 클레멘스의 뒤를 이은 선제후 클레멘스 아우구스트는 아버지 요제프 클레멘스에 비해 프랑스에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로베르 드 코트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그리고 1725년에 베스트팔렌의 건축가 요한 콘라트 슐라운(Johann Conrad Schlaun)을 불러들여 성을 건축하게 하였다.

3년 동안 이곳에서 건축을 담당한 슐라운의 창조적 재능은 그의 경제 감각만큼 뛰어나지는 못하였다. 그는 1728년에 이곳을 떠나기 전까지 이전 성의 북쪽 탑과 중세 유적을 통합한 부속 건물이 3개 딸린 건물을 건축하였다. 슐라운이 떠나고 뒤를 이은 건축가의 성향에 따라 이 건축물은 다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바이에른의 선제후가 소개한 건축가 프랑수아 드 퀴비예(François de Cuvillies)는 로베르 드 코트의 고전주의와는 구별되는 경향을 드러냈다.

1724년부터 뮌헨의 궁정 건축가였던 퀴비예는 무엇보다도 대칭과 발명의 체계에 기반을 둔 장식을 중시했는데, 이는 메소니에(Meissonier)를 모방한 것이었다. 로코코 양식으로 강화된 퀴비예의 바로크적 경향은 독일 제국에서 꽃을 활짝 피웠다. 당시 독일 제국에서는 오스트리아·바이에른·이탈리아·프랑스의 예술을 통합한 로코코 양식이 뮌헨은 물론 빈에서도 널리 유행하고 있었다.

퀴비예는 슐라운이 밋밋하게 건축한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을 대담하면서도 성공적으로 개조하였고, 팔켄루스트의 사냥용 별궁은 무(無)에서 눈부신 창조를 이루어냈다. 모두 유례없이 훌륭한 국제적 예술품으로서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의 걸작인 계단방은 당대 최고의 건축가로서 뷔르츠부르크 주교궁전을 설계한 발타자르 노이만(Balthasar Neumann)에 의해 건축되었는데, 노이만의 창조적 재능이 가장 잘 발휘된 곳이다. 다채로운 색의 대리석과 치장 벽토의 생생한 움직임, 벽옥 기둥, 여인상 기둥으로 이루어진 뛰어난 구조물로, 카를로 카를로네(Carlo Carlone)가 그린 뛰어난 프레스코화가 있는 천장에서 정점을 이룬다.

계단방 둘레의 중심 부분에는 부속 건물과 개인 방들이 탁월한 구조로 배치되었다. 남쪽 지방에서 가져온 도기 타일을 이용한 새롭고 웅장한 실내 장식은 여름 방들의 공식적인 계획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시골 별장인 팔켄루스트에는 대칭적인 돌출부가 있다. 1층에는 즉흥성과 매력, 자유가 넘치는 표현 양식으로 설계한 타원형 응접실이 있다. 보르돌레 라포르테리(Bordelais Laporterie)는 예배당 내부 벽을 조개껍질과 결핵체(結核體) 등으로 장식하여 작은 해양 동굴을 만들었다. 넓은 정원은 서로 대비하고 보완하는 식의 단일한 설계로 이루어져 있다.

르 노트르(Le Nôtre)의 제자인 도미니크 지라르(Dominique Girard)는 자신이 설계한 님펜부르크, 슐라이스하임, 빈의 벨베데레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을 설계할 때도 단정함, 다양한 대규모 경사로, 대칭적인 화단 등을 더욱 고려하여 작업했다. 팔켄루스트의 조경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무작위성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1254호 31면, 2022년 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