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33)

빌헬름 언덕의 산상 정원(Bergpark Wilhelmshöhe)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2013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빌헬름 언덕의 산정 정원(Bergpark Wilhelmshöhe)’는 독일의 카셀에 있는 산상 공원이다. 거대한 헤라클레스(Hekcules) 동상이 내려다보고 있는 길고 긴 언덕을 따라 흘러내리는 빌헬름스회에(Wilhelmshöhe)의 기념비적인 물을 이용하여 장식한 정원 시설은 1689년에 헤센-카셀(Hessen-Kassel)의 칼(karl) 영주의 지시로 동서축의 주변에 조성되기 시작했고, 그 후 19세기까지 계속해서 추가 증설되었다. 헤라클레스 기념물 뒤편에는 수조와 수로가 있으며, 이곳에 있는 수공 장치(물과 공기의 압력을 이용한 장치)를 이용한 복합 시스템은 유적 내의 거대한 바로크 양식의 동굴, 분수, 그리고 350m 길이의 거대한 폭포에 물을 공급한다.

이 외에도 일련의 극적인 폭포와 격류, 마치 간헐천과 같이 50m 높이까지 솟아오르는 대분수에 물을 공급하는 운하와 수로가 축을 가로질러 구불구불 감고 있으며, 낭만주의 정원을 보다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호수와 호젓한 연못이 곳곳에 있다.

공원의 웅장한 규모에 우뚝 솟은 헤라클레스 상과 함께 어우러진 다채로운 수경 요소는 절대주의 군주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체 경관은 바로크와 낭만주의 시대의 미학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이다.

등재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헬름 언덕의 산정 정원에 우뚝 솟은 헤라클레스 동상과 다채로운 수중 시설은 절대주의 시대를 보여주는 특출한 상징이다.

둘째, 헬름 언덕의 산정 정원의 다채로운 수중시설은 탁월하면서도 고유한 기념비적인 수경시설의 사례이다. 규모와, 높이 면에서 이렇게 높은 인공폭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솟아 560ha 넓이의 공원을 내려다보고 있는 헤라클레스 동상은 근대 초기 시대의 작품 중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도 가장 정교하며 웅장한 조각상이다. 기념비적 건축물을 배경으로 하여 설치된 수경요소의 조화는 바로크와 낭만주의 시대의 다른 조경 예술품들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이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칼 영주는 카셀(Kassel)의 유적이 지닌 극적인 지형에 영감을 받아 1689년부터 헬름 언덕의 산정 정원에 수경 시설과 헤라클레스 동상을 만들었는데 이는 자연을 다루는 인간의 솜씨를 보여준 탁월한 증거이다.

거대한 헤라클레스 동상을 받치고 있는 옥타곤(Octagon, 팔각형 모양의 탑이 있는 건축물)에서 시작된 거센 물줄기는 수공 장치의 음향효과와 함께 페크징(Vexing) 동굴과 아르티호케(Artichoke) 수조, 펠젠슈투르츠(Felsensturz) 폭포, ‘거인의 머리’ 연못을 거쳐 바로크 수중계단을 통과한다.

그 후 넵툰(Neptune)의 연못에 이르러 마침내 1767년에 완성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50m 높이의 대분수에서 물의 향연은 정점에 이르는데, 이는 카셀 시의 중심지에서 끝나는 동서축을 따라 집중되어 있다.

칼 영주의 증손자인 선제후 빌헬름 1세는 당시의 낭만주의를 폭포, 격류, 높고 가파른 격랑 등으로 표현하였다. 이것들은 산상공원 아래 자락에 18세기 경관으로 창조되었으며, 산상공원 경관 안에 설계된 모든 요소들은 수경 시설의 기술과 예술적인 숙련을 보여주는 탁월한 증거이다.

이 모든 경관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뚜렷하게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산상공원 전역을 내려다보고 있는 매우 특별한 걸작인 11.5m 높이의 청동 헤라클레스 상과 함께 헬름 언덕의 산정 정원은 18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유럽의 지배계급이 지녔던 부와 권력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이다.

완전성

등재된 유산은 그 가치를 표현할 만한 모든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개발이나 방치의 악영향을 겪은 적이 없다. 모든 수경 요소들은 아직까지도 가동이 가능하며, 헤라클레스 동상과 함께 그 시각적 완전성과 환경을 잘 보존하고 있다.

진정성

등재된 유산은 형태와 디자인, 자재와 소재, 용도 및 기능, 기술, 입지, 환경 등의 모든 표현 방식에서 진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수경 시설에 필요한 기술도 잘 보존되어 완벽하게 기능하고 있다.

1283호 31면, 2022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