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삼보사찰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를 살펴보다(2)

한국인들의 삶은 한반도에서 2000년의 역사를 지켜온 불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왔다. 그러기에 깊은 산중의 산사(山寺)는 마음속에 잠재된 고향과도 같이 편안하고, 한번쯤은 꼭 찾아보고 싶은 존재이자 우리의 한국 여행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방문지이기도 하다.
문화사업단에서는 한국의 사찰 가운데 이른바 삼보(三寶)사찰을 살펴보며 한국 사찰의 진수를 살펴보도록 한다.

통도사(通度寺)

경남 양산 영축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로 법보(法寶) 해인사, 승보(僧寶) 송광사와 함께 불보(佛寶)로 삼보사찰(三寶寺刹)의 하나이다. 646년(선덕왕 15)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사리(舍利)•가사(袈裟)•대장경 등을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창건한 절이다.

이와 같이 불사리와 대장경이 최초로 봉안된 사찰로 창건 당시부터 매우 중요한 절이었으며 이후 신라 율종(律宗)의 근본도량이면서 신라 승단(僧團)의 중심지가 되었다. 절의 이름은 승려가 되려는 출가자들이 모두 금강계단에서 득도하거나 모든 법을 깨달아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뜻, 또는 산의 형세가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절의 창건과 관련하여 자장율사가 이곳 연못에 사는 9마리 용을 항복시키고 대가람을 이루었는데 1마리 용만 머물게 하여 절을 수호했다고 하는 설화가 있으며 지금도 금강계단 옆에는 구룡지(九龍池)가 상징적으로 남아 있다.

처음에는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한 규모가 작은 절이었으나 고려 선종대에 크게 확장되어 금강계단 상부의 석종형(石鐘形) 부도를 비롯하여 극락전 앞의 3층석탑 및 배례석(拜禮石), 봉발탑(奉鉢塔), 국장생석표(國長生石標) 등이 건립되었다. 그후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타버리고 1603년(선조 36) 송운대사(松雲大師)에 의해 재건된 뒤, 1641년(인조 19) 우운대사(友雲大師)가 다시 중건하여 대가람이 되었다.

현재 가람배치는 독특한 형태로 되어 있는데 동서축을 중심으로 하여 남북으로 건물이 배열되어 있다. 즉 대웅전(보물 제144호)과 금강계단을 비롯하여 응진전•명부전 등의 상로전(上爐殿)과 관음전•용화전•대광명전•장경각•황화각•화엄전 등의 중로전(中爐殿), 영산전•극락전•약사전•만세루(萬歲樓)•영각(影閣) 등의 하로전(下爐殿)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가람구조는 금강계단 중심에서 점차 대웅전 중심의 공간배치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건물들은 모두 조선시대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주위에 회랑을 돌리지 않고 삼문(三門)을 두어 구분했는데 일주문(一柱門)은 완전히 절의 영역 밖에 있으며 천왕문(天王門)과 불이문(不二門)을 들어서야 각 전각들에 이르게 된다.

대웅전

이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44년 (인조 22)에 중건하였지만 건물의 기단은 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인다.

기단의 형식을 보면 지대석 (地臺石), 면석 (面石), 갑석(甲石) 등을 조립한 가구식 (架構式) 기단이며 석계 (石階)의 배치는 원래부터 현존의 건물과 같은 평면형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단의 위치를 보아도 평면이 합성 (合成) 형식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불당은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불당은 배전 (拜殿)의 기능만을 갖고 있는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불상을 모시지 않은 대신 불당 밖에 진신사리 (眞身舍利)를 모셨다.

불당 내부에는 북쪽에 동서방향으로 길게 불단 (佛壇)만이 있고 그 앞쪽 중앙에 설법상 (說法床)이 있어 대덕승려 (大德僧侶)가 설법할 때 사용한다.

지붕은 팔작지붕의 복합형인 정(丁)자형인데 정면과 양측면에 박공 (朴工) 부분이 보이게 하여 특이하며 기와 가운데에는 철제 (鐵製) 기와도 올려져 있어 보통 건물이 아니었음을 짐작케 한다.

봉발탑(奉鉢塔)

통도사 용화전(龍華殿) 앞뜰에 세워진 고려시대의 석조유물.높이 2.6m, 보물 제417호. 석등과 거의 같은 구조의 대석 위에 뚜껑을 덮은 큰 돌바릿대를 얹은 희귀한 석조물이다. 대석은 석등 대석과 마찬가지로 하대석(下臺石)•간석(竿石)•상대석 (上臺石)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통도사 삼층석탑

극락전 앞에 있는 고려 초기의 삼층석탑. 높이 3.6m.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18호. 2중기단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일반형석탑이다. 하층기단 면석(面石)에는 안상(眼象)이 장식되고, 상층기단은 면석에 양우주(兩隅柱)와 탱주(撑柱) 1주가 모각되었으며 갑석에는 얕은 부연(副椽)이 있다.

탑신부는 탑신석과 옥개석이 각기 하나의 돌로 되었으며 옥개받침은 각층 4단씩이다. 상륜부는 노반)위에 몇 개의 부재가 있다. 기단부와 탑신부의 양식 수법으로 보아 고려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도사 은입사동제향로(通度寺銀入絲銅製香爐)

통도사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시대의 향로, 높이 33cm, 입지름 30cm, 밑지름 24.7cm 통도사에는 몇 개의 향로가 전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넓은 전이 있는 노신(爐身)에 나팔형 받침을 노신 바닥 중앙에서 고정시틴 전형적인 고려시대 향로이며 문양이 화려하다. 노신의 전에는 가는 선으로 당초문(唐草文)을 하려하게 입사하였고, 표면에는 대칭되는 네 곳에 ‘범(梵)’자를 찍은 둥근 주석판을 못으로 고정시켰고, 그 주위에는 여의두문(如意頭文)을 돌렸는데 주석판은 후보물이다. 남은 공간에는 보상당초문(寶相唐草文)을 입사하였는데 문양의 간지(間地)에 은판을 감입한 점이 특이하다.

1307호 23면, 2023년 3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