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 (1)
인종도 문화도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커피를 사랑한다. 세계인의 사랑을 천년 넘게 받아온 커피.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커피 한 잔은 고단한 인생을 위로한다.
문화사업단에서는 커피를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커피를 살펴보고자 한다.
커피의 종류는 물론 커피의 유럽 및 서구사회로의 전파과정을 살펴보고 공정무역과 관련 커피 생산과정을 살펴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과정과 당시 우리나라에서의 커피 문화를 되돌아본다.
생산지에 따른 커피의 종류
커피의 탄생은 아주 우연하게 시작되었다.
에티오피아의 카파 지방에 살고 있던 양치기 소년은 돌보던 양이 돌연 심하게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곧 소년은 양들이 어떤 나무의 붉은 열매를 먹었을 때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직접 시식하자 신기하게도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이 사실은 이슬람 사원에 알려졌고 항상 시간에 쫒기고 피곤을 느끼던 승려들 사이에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그들에게 커피는 “졸음을 쫒고 영혼을 밝게 하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것” 이었다. 이슬람 교도들은 술을 마실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음료 커피의 등장은 그들 사이에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전세계 인류의 기호식품으로까지 발전한 커피는 과연 몇 개국에서 생산되고 있을까?
얼핏 우리는 브라질을 필두로 콜롬비아 등 몇 개국에서만 생산될 것 같이 생각 되나 실제는 품종이나 질, 양의 차이가 있을 뿐 커피 생산국은 의외로 많은 50여개국이나 된다.
지구의(地球儀)에는 적도와 평행하게 북위 25도에 북회귀선, 남위 25도 위치에 남회기선이 그어져 있다. 이 사이에 지구를 일주하는 환상지대에 위치한 50여개국에서 커피가 생산되며 이지대를 커피존(Coffee Zone) 또는 커피벨트(Coffee Belt)라 부른다.
이들 나라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약 30%이상을 브라질 한나라에서 생산하며 따라서 브라질의 작황여하에 따라 국제시세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커피존에 속하는 나라에서 생산되는 커피속(屬)(Coffea)에는 약 40여가지의 종(種)이 있으나 그 중 아라비카종(Coffea Arabica), 로부스터종 (C. Robusta), 리베리카종 (C. Liberica) 등 세가지를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것을 삼원종(三原種)이라 부른다.
그중에서도 아라비카종이 약 70%, 로브스터종이 27-28%, 나머지 2-3%가 리베리카종이나 이 리베리카종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
* 아라비카 (Coffee Arabica: Arabica Coffee)
원산지가 에티오피아인 아라비카는 해발 500~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되며, 로부스타와 배전두의 모양이 비슷하긴 하지만 잎의 모양과 색깔, 꽃 등에서 미세한 차이를나타내는데 생두의 모양은 평평하고 길이가 길며 가운데 고랑이 굽어 있다.
로부스타종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아라비카종이었지만 현재는 전세계 산출량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과테말라, 이디오피아, 하와이, 코스타리카 등이며 대부분의 커피 재배권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라비카종 원두는 로브스타종에 비하여 단맛, 신맛, 감칠맛, 향이 뛰어나 가격이 더 비싸다. 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선호되는 아라비카종 커피는 부드럽고, 향기가 좋고 쓴맛과 자극성이 적다. 아라비카종 커피는 카페인 함량이1~1.7% 정도로, 2~4.5% 정도의 로브스타 종보다 카페인이 적다는 특색이 있다.
* 로부스타 (Coffee Robusta: Wild Congo Coffee)
원산지는 아프리카 콩고이며, 잎과 나무의 키가 아라비카 종보다 크지만 열매는 리베리카종이나 아라비카 종보다 작다. 또한 30도 이상의 온도에 7-8일 정도 견딜 수 있어 아라비카 종보다 기생충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
인도네시아, 앙골라, 우간다 등지에서 재배되는 로부스타종의 원두는 아라비카종과 달리 불록하고 둥글며 홈이 곧고 회색빛이 도는 푸른 색을 띄고 있다.
로부스타 종은 전 세계 생산량의 20-30%를 차지하지만 아라비카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많으며 쓴맛이 강하고 향이 부족하여 스트레이트 커피로 만들기에는 적합치 않지만, 경제적 이점이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재배하여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 리베리카 (Coffee Liberia:Liberian Cofee)
리베리카종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가 원산지인 품종인데 재배 역사는 아라비카 종보다 훨씬 짧다. 꽃, 잎, 열매의 크기는 아라비카나 로부스타보다 크고 내병성, 적응성이 뛰어나 재배하기 쉬우며 저지대에서 자란다.
재배 지역이 리베리아, 수리남, 가나 등인 리베리카 종은 일부 유럽으로 수출되지만 대개는 자국 소비에 그치고 있다. 리베리카종은 아라비카종보다 향미가 떨어지고 쓴맛이 지나치게 강한 면이 있다.
*맛을 좌우하는 ‘볶음‘ (로스팅)
생두에 열을 가해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통해 커피의 맛과 향을 이끌어내게 하는 게 바로 이 볶음 공정이다.
엷게 볶으면 보통 신맛이 강해지고 많이 볶으면 쓴 맛이 강해진다. 중요한 점은 그때그때 볶아서 마시는 원두커피가 좋다는 것이다.
아무리 신선한 생두라고 해도 볶은 지 오래된 커피는 맛과 향기 좋기 어렵다. 커피의 향미는 대개 볶은 지 2주가 지나면 사라져 버린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갓 볶은 원두를 조금씩 자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원두는 산소와 닿으면 산화하기 때문에 2주일 이상 커피를 보관할 경우라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1325호 23면, 2023년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