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셸리( Mary Wollstonecraft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 또는 근대 프로메데우스” ➁
작가 소개
작가 매리 쉘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 1797-1851) 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는 모두 학자였다. 쉘리는 정규학교의 교육을 받지 안했으나 정치철학자인 아버지 고드우인(William Godwin)과 그의 친지 학자들로 부터 정치, 철학, 자연과학, 문학 분야의 소양을 쌓았다. 어머니 매리 월수토운크래프트는 철학자이며 여성주의자이기도 했으며, 매리를 출산하고는 11일 후에 세상을 떴다.
매리는 아버지의 정치성향을 따르는 애인 쉘리(남편)와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독일 등 여행을 많이 했다. 매리가 작품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두 번째 유럽여행기간인 1816년 여름 스위스 제네바호수 근처에서 수개월동앙 휴가를 보낼 때였다.
이 기간 의사 바이런(Lord Byron)의 “디오다리” 빌라에서 바이런경, 매리, 쉘리,, 물리학자 포리도리(John William Polidori)는 밤낮없이 프랑스혁명 이후의 정치적인 내용, 의학적 생물학적, 물리학적인 분야 그리고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뱀피어, 독일의 귀신 이야기에 대해서도 프랑스어로 번역된 독일어 서적(Fantasmagoriana)을 참고로 대화가 있었다.
이런 대화중에 바이론경은 각자 “귀신이야기”에 대한 소설을 누가 잘 썼는지 내기하자고 제안했다. 이때가 1716년이었다.
이 제의에 따라 매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소재로 작품을 내 놓았으며, 바이런경은 뱀피어를 소재로 한 “노벨의 단편”(Fragment of a Novel)을, 그리고 물리학자 포리도리는 “뱀피어”라는 작품을 내 놓았다.
바이런경의 처음 작품인 “노벨의 단편”은 미완성이었으나 , 수년 후 1819년에 “매장: 단편”/(The Burial: A Fragment)으로 출판되었다.
매리가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작품을 처음 시작할 때 나이는 19세였으며, 같은 해 1716년 영국에 돌아와 쉘리와 결혼했다. 이때부터는 남편의 성을 따라 쉘리로 되었다. 스위스에서의 미완성 작품은 1818년 런던에서 “프랑켄슈타인 또는 근대 프로메데우스”
(Frankenstein, or The moderne Prometheus) 라는 소설로 익명으로 출판되었으며, 제2판은 1823년 프랑스에서 출판되었다.
매리 쉘리가 프랑켄슈타인 작품을 처음 구상할 때 직 간접으로 영향을 준 중요한 작품들은 낭만주의 문학작품에 속하는 괴테의 “우어파우스트”(Urfaust), 오비드의 프로메디우스 신화(Prometheus Myth from Ovid), 밀톤의 실락원(John Milton´s Paradise Lost), 태일러의 “콜리지의 고대상선의 무빙(Samuel Tayloer, Coleridge´s The Rime of the Ancient Mariner) 등이었다.
2. 작품의 전개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의 내력
프랑켄슈타인은 독일 사람의 이름이며, 이 이름은 독일역사에서 13세기 중엽에 처음 등장한다. 맨 처음 프랑켄슈타인 성곽 축조자, 콘라드 폰 프랑켄슈타인 (Konrad I. Von Frankenstein, 1245-1292)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프랑켄슈타인 폰 요하네스(Johannes von Frankenstein, 1300)이라는 승려 겸 시인이 있었으며, 그 이후는 아페츠코 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추기경(Apetzko von Frankenstein, 1345-1352) 등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역사적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쉘리는 자기작품의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은 이러한 역사적 인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매리가 처녀시절 그녀의 애인과 독일지역을 여행하면서 오덴발트에 소재하는 프랑켄슈타인 성곽에 들렸을 때 거기서 들은 이야기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이런 견해를 플로레스쿠와 쉘레.Radu Florescu, Walter Scheele)라는 독일의 두 학자가 내 놓고 있다.
1814년 매리와 그의 애인이 오덴발트에 있는 프랑켄슈타인 성곽을 구경했을 때 들은 신학자, 연금술사, 해부학자이며 의사인 디펠(Johann Konrad Dippel, 1673-1734)을 매리는 자기작품의 주인공으로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 빅토 프랑켄슈타인의 이름 빅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빅토는 매리의 남편 Percy Shelley의 별명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남편은 런던의 이튼 칼리지 와 옥스포드 학생시절 전기와 전자기, 화학적 반응 등 실험에 많은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다.
작품의 주인공 빅토 프랑켄슈타인은 바로 작가의 남편과 동일한 인물을 모델로 한 피조물이라 볼수 있다. 이 피조물은 괴물 또는 악마 등으로 묘사되고, 별명으로는 “당신의 아담”, “실낙원의 추락한 천사”, “근대의 프로메디우스”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괴인, 프랑켄슈타인”의 모습
작품의 주인공 빅토 프랑켄슈타인은 지식욕구가 유난히 강한 청년이었다. 그는 지식 욕구를 채우기 위해 독일의 동남쪽에 위치한 도시 잉골슈타트 대학(현재 뮌헨 루드빅 막시밀리안 종합대학교의 전신)에서 자연과학계통의 학구를 시작하였다.
빅토 프랑켄슈타인은 그 당시 이름있는 학자들인 아그파, 마그누스, 파라첼수스 의 지식은 낡았으며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기의 모든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키가 크고 건장한 인간의 제작에 수개월동안 집착하였다.
그는 우선 죽은 시체를 하나 구하고, 여러가지 재료와 기구들을 장만했다. 그는 이 시체에 전기충격을 가해 재활시키고, 비생물적 재료로 얼굴과 신체부위의 근육과 피부를 재생시켰다. 결과 키는 2m 44cm의 힘이 센 거인이 만들어 졌다. 이 사람형체의 거인은 눈과 피부색은 노랗고 근육조직과 핏줄은 잘 감춰지지 않아 험악스러운 인상을 주는 괴물과 같았다. 빅토르가 자기실험실 문을 여러 봤을 때 살아 움직이는 자기 제작품의 너무 괴상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 질겁할 정도였다.
이 괴인은 자기의 특징적인 행적을 다음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
정체성의 상실
프랑켄슈타인 괴인이 처음 탄생했을 때는 힘이 세고 외모가 괴물같이 생겼지만 험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를 보면 놀라고 도망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 괴인이 자기를 만들어 낸 빅토의 아버지 집 근방에 나타나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놀라 도망치는 것이었다. 이에 엉겁결에 도와달라고 소리 지르는 빅토의 동생 빌헬름을 감쪽같이 살해하고 만다. 이 살해의 혐의자로 빅토 집안의 하녀, 모리츠(Justine Moritz)가 혐의를 받아 사형되는 비극이 발생한다.
이 괴인은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보려고 한 농부가정을 들어가 말과 글을 배우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괴인의 정체를 알아채자 가족들이 (맹인 아버지를 제외하고) 모두 도망치고 만다. 이 괴인은 자기를 보통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얻어 보려고 빅토를 만난다.
빅토에게 빌헬름을 살해한 사실을 고백하면서, 자기와 짝이 될 수 있는 여인을 하나 만들어 주도록 협박한다. 이때 그는 애인과 더불어 먼 남미로 갈 것이며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도 한다. 빅토는 괴인 프랑켄슈타인이 애인과 더불어 살게 되면 “정체성을 회복” 할 것이며, 지금과 같은 험악한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그의 소원을 실현해 주기로 승략한다.
무자비한 복수
빅토는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스코틀랜드의 오크니스(Okkneys)라는 조그마한 섬에 작업장을 차렸다. 친구 헨리와 더불어 남자괴인과 비슷한 여성창조물을 거의 완성했다.
이 즈음 빅토는 큰 고민에 빠졌다. 남녀의 괴물은 괴물의 자손들을 계속 출생시킬 것이다. 몇 세대가 지나면 숫자는 늘어날 것이고 일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충돌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빅토는 프랑켄슈타인 앞에서 거의 완성된 여성괴인을 산산조각내고 만다.
이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프랑켄슈타인은 우선 빅토의 친구 헨리를 살해한다. 그리고 제네바로 돌아간 빅토를 찾아 가, 빅토가 결혼한 그날 밤 그의 신부 엘리자베트도 살해하고 만다.
빅토는 자책감과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안고 피스톨과 단도로 무장하고 도망친 프랑켄슈타인을 추적한다. 그의 흔적을 찾아 북극 얼음길로 헤매던 빅토는 지치고 병도 걸려 얼음 위에 쓰러지고 만다.
그때 여기를 지나던 북극탐험 배의 선장 월톤(Robert Walton)은 그를 구조하여 배에서 치료했으나 빅토는 며칠 후 죽고 만다.
얼마 후 얼음 속에 갇혀 있던 프랑켄슈타인이 배에 나타난 선장 월톤으로부터 빅토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이 배와 작별하고, 얼음덩어리에 몸을 실코 어둠속으로 멀리 사라진다.
북극탐험의 배는 얼음은 풀렸으나 선상반란을 이겨내면서, 빅토의 비극적인 이야기와 야심을 버리라는 교훈을 품고 고향으로의 항해를 마감했다. 그 후 이러한 인간의 비극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에 많이 퍼졌으나, 이 비극의 근원은 좀체 찾아지지 않고 어느 어름판의 어둠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21세기의 “인간로봇”은 “현대판 프랑켄슈타인”으로 재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발생하게 된다.
로봇도 “프랑켄슈타인 괴인”과 같이 이성의 산물인 비생명체 물질의 조합으로 창작 된 것이다. 그러나 로봇은 프랑켄슈타인 괴인과 달리 지식욕구에서가 아니라 사람의 이용수단으로 제작한 된다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있다. 이중 인간로봇의 역설은 인류의 재난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판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
로봇은 이성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아닌 세계와 부딪치면 예측할 수 없는 반작용이라는 역설현상도 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면 로봇이 원자탄 선제공격에 나섰다가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불발되어 오히려 선제타격을 받게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근대의 프로메데우스”로서의 프랑켄슈타인괴인은 자기 창조자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극적이었지만, 21세기의 “프랑켄슈타인 로봇”은 전 인류적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이성의 부메랑”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2 이성의 붐메랑
프랑켄슈타인과 프로메데우스
작가는 작품의 이름을 “프랑켄슈타인, 또는 근대의 프로메데우스”라고 했다. 이 작품의 내용상으로는 프랑켄슈타인괴인을 만들어 낸 빅토 자신이 근대의 프로메데우스로 대역한 것이다. 작품의 암시적 흐름은 빅토의 이성이 만들어 낸 산물인 프랑켄슈타인이 그 주인인 이성을 살해하는 “이성의 부메랑”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프로메데우스 신화는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시대 이전에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고자한 여러 가지 신화중의 하나이다. 프로메데우스 신화는 기원전 700년 시인 헷시오드에 의해 역사상 제일 먼저 정리된 것으로 전래되고 있다.
내용은 프로메데우스는 진흙으로 사람을 창조하며, 최고의 신 제우스와의 싸움, 제우스로부터 불을 탈취, 이로 인해 바위에 묶여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는 고통을 매일같이 겪도록 벌을 받는 비극, 헤라클레이토스에 의한 구제 등이다.
그 뒤 디오도로스(Diodorus), Herodorus, 사포(Sapho), 이숍(Aesop), 데모테스(Demotes, 430 v. Chr.), 바로(Marcus Terentius Varro, 기원전 70-60년), 오비드(Ovid, 기원전 10년) 등 여러 가지 번안이 알려지고 있다.
여러 번안의 공통적인 내용은 인간의 탄생과 “인간의 비극”의 시원에 대한 문제설정이다.
이들의 다른 점은 인간의 창조와 비극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고 그 설명의 방법과 수단에서 문학예술적이냐 철학적이냐 에서 나타나고 있다.
계몽기시기 이후에도 이성은 학문과 문학예술계에서도 왕자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성은 과학과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 자연정복에서 불가능이란 없었다. 이러한 이성의 성격에 알맞은 상징이 프로메데우스였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은 계몽기적 이성을 발휘하는 “근대적 프로메데우스”로 되었을 것이다.
작가 매리 쉘리는 “근대적 프로메데우스”에서 이성의 일면성만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프로메데우스의 비극의 현상에만 주목하고 그 비극의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원래 프로메데우스는 미리 생각하고 앞을 내다보는 존재였으며, 행동을 먼저 하고 나중에 생각하는 동생 에피메데우스와 대립, 프로메데우스의 티탄가문과 제우스가문과의 대립, 제우스신과 인간간의 대립이 사유와 행동의 기반이었다.
쉘리는 계몽기시기 이성일변의 학자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빅토를 통해 새로운 인간을 창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성에만 치우치고 이성의 대립물인 감정, 애정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빅토는 미리 생각하고 계획하는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자기 애인이 창조를 요구하자 곤경에 처하고 만다.
만들어 주면 수많은 악마의 탄생, 만들어 주지 않으면 자신을 희생해야하는 이성의 부메랑이라는 역설에 빠지고 만 것이다.
작가는 프랑켄슈타인 괴인의 행적을 통해서 “이성의 부메랑”을 이미 오래전에 암시한 것으로 된다.
인간의 과학지식 또는 이성의 능력은 부분을 조합할 수 있으나, 생명있는 유기체를 만들어 낼수 없다는 것이다. 빅토도 자기가 만든 제작품의 생명문제는 비과학적, 신화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때로 부터 2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 분야의 과학 수준 은 비슷한 수준에 있다.
빅토는 그 당시의 과학수준의 한계를 느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 인간’ 제작을 착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성의 부메랑”만 분명히 했을 뿐, 2분법성의 이성을 통한 극복시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는 것으로 된다.

지난해 1310호(2023년 4월 14일자)에 실린 독한문화원장 김성수박사 철학 저술 출판 『서양철학의 역설』에 관하 독자들의 문의가 많아, 저서 가운데 “유럽의 역설적 문학작품” 부분을 발췌해 연재한다. -편집자주
1395호 14면, 2025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