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종차별 “ 반대 데모가 함부르크에서도 열려

함부르크. “인종차별 및 경찰 폭력 금지”에 대한 반대 데모가 미국의 미네아폴리스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온 세계로 퍼져나갔다. 파리, 런던, 비엔나, 마드리드를 비롯하여 베를린, 함부르크, 뮨헨, 쾰른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또 한국에서도 데모가 있었다.

이 데모의 원인은 미네아폴리스에서 한 흑인 남자 George Floyd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 한명이 조지 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무자비하게 눌러 죽게 한 사건이다. 더욱더 비인간적인 것은 함께 있었던 3명의 경찰들이 말리지 않고 방관하여 죽게 한 행위다.

이 문제의 핵심은 백인과 흑인 간의 „ 인종 차별“ 문제로 백인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흑인들을 비하하면서 인권침해 및 흑인들에 대한 불평등은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도 꿈이 있다!” 라면서 인간평등을 부르짖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거니와 오바마와 같은 흑인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였지만 아직도 “흑인 차별”은 여전하다.

그런데다 “백인우월주의 및 세계 평화 대신 미국이 먼저!”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증오의 말이나 폭력적인 말들을 서슴없이 뱉어내는 트럼프대통령의 원색적인 사고방식으로 봐서는 인종차별 문제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아쉽게도 좋은 취지로 데모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상점 및 건물들을 파괴하고 물건들을 훔치는 일이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끌어내지 않고 그들을 “폭도” 라면서 진압을 위해 총으로 쏠 수도 있고 또 군대까지 동원하여 진압하겠다는 등 분노 찬 사람들에게 부채질을 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여러 모양으로 흑인들을 차별하던 미국에 대한 분노 및 현 정치에 대한 항의 등으로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으나, 이번 사건처럼 비인간적이요 인간 이하의 폭력을 가한 미국경찰의 행동에 대한 불만이 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Black Lives Matter!, Schwarz leben zaehlt!

이번 사건을 대표하는 이 슬로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피부색에 상관없이 인간의 생명은 고귀한 것이요 흑인들 (Schwarz)의 생명도 생명이라며 더 이상 인종차별은 없어야 한다! 는 외침으로 온 지구촌이 떠들썩할 만큼 대규모의 움직임이 일어나 „인종차별“문제에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번 일이 미국문제만이 아니다. 독일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기하여 인종차별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함부르크에서는 6월 5일 약 4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미국영사관 앞에서 데모를 하였고, 6월 6일 오후에는 시청 앞과 Jungfernstieg에서 데모가 열렸으나 아쉽게도 중단되었다. 그 이유는 참석여부를 신청한 사람들이 550여명이었는데 이보다 몇 배가 되는 약 14.000여명이 참가하여 “코로나 규칙”을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데모가 취소되었다.

그러나 모여든 사람들이 그냥 흩어질 수는 없다며 소규모로 데모를 하였는데,

이번 데모를 상징하는 검정색 옷들을 입었으며 데모를 하되 코로나 규정을 지켜야 한다 하여 마스크는 썼지만 간격 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흑인 생명도 생명이다”, “인종차별 금지”,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스톱 인종 차별”, “차별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폭력없는 사회” 등 가슴을 울리는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많은 문구들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조지 플로이드가 목이 졸리면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라고 애원했던 외침이다.

“I can‘t breath“를 ”나도 숨을 쉴 수 없어요“ 라는 글로 바꾼 구절을 읽으면서 이 기회를 통해 흑인 차별, 인종차별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더 나아가 “인간의 생명은 누구를 막론하고 존귀하다” 가 실현되길 바란다.

TV에서 보았겠지만 경찰들이 데모대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로 무릎을 꿇은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경찰들의 진압규정 변경 및 차별문제가 정치권의 이슈가 되고 있다.

조지 훌로이드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의 명복을 빈다.

이영남 기자 youngnamls@gmail.com

2020년 6월 12일, 117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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