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소금은 생명이다. ③
이후 소금 산업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이 고혈압과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자는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기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천일염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심혈관계 질환은 천일염 때문이 아니라 정제된 소금 때문이므로 천일염을 섭취하면 오히려 풍부한 미네랄 성분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이 감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최근 들어 웰빙(well being-심신의 조화를 통해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유형이나 문화), 로하스 (LOHAS-공동체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소비생활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중심으로 전개하자는 생활양식) 개념과 결합하면서 보다 환경 친화적이고 생태적인 천일염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때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갯벌 천일염이 그 진가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친환경 식품에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여왔던 유럽에서는 벌써부터 수작업으로 생산된 갯벌 천일염이 유기농 소금으로 불리는 가운데 일반 소금에 비해 몇 배가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갯벌 천일염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염도는 낮고 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된 천일염이야 말로 건강한 소금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가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는 엄마뱃속의 양수는 바닷물과 같다. 소금물이 아니면 아기는 안전하게 자라날 수가 없다. 인체 내 혈액의 염분 농도도 0.9%이고 세포의 염분농도 역시 0.9%이다. 그 0.9%의 소금이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신진대사를 주도한다. 소금을 섭취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학자들의 주장은 정제염이나 암염인 순도99%의 NaCl(염화나트륨)을 말하는 것이다.
나트륨은 혈압을 올리지만 칼슘과 칼륨이 함유된 미네랄은 혈압을 내리고 신진대사의 촉매작용을 하며 각종 신경전달, 근육의 수축 및 이완을 담당한다.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알칼리성을 띄며 산화된 것을 환원시키며 신진대사를 주도한다.
소금이 몸에 들어오면 위액의 염산이 되어서 살균작용 및 소화 작용을 돕는다. 또한 소금은 피와 섞여 몸 구석구석을 돌면서 세포속의 노폐물을 새 물질로 바꾸어주어 신진대사를 주도한다. 소금은 단순한 염분이 아니라 ?생명물질”이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먹고 분해시켜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신진대사라고 한다. 신진대사가 멈추면 죽게 되는데 그 신진대사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만약에 몸 안에 소금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혈액이 산성화되고 노폐물과 독소가 쌓여 면역력이 약해져 병들게 된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킬 수 있는 것도 소금 때문이다. 소금 속의 염소 성분은 위액의 재료가 된다. 만약에 소금섭취량이 부족하면 위액의 농도가 묽어져 소화 장애가 생긴다.
「동의보감」에는 ‘소금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으며 가슴의 통증과 구토설사를 비롯한 급성위장병에 먹으면 좋고 심한 배앓이와 부스럼에 바르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초강목」에도 “소금은 명치 아픈 것을 치료하고 담과 위장의 열을 내리고 체한 것을 토하게 하며, 설사하게 할 수도 있고 지혈할 수 있다. 복통을 멎게 하고 독기를 줄이며 뼛골을 튼튼하게 하고 묵은 음식을 소화시킨다. 식욕을 촉진시키고 소화를 도우며 속이 답답한 것을 풀고 뱃속의 덩어리를 터뜨리며 부패를 방지하고 냄새를 없애며 온갖 상처의 살을 낳게 한다. 대, 소변을 통하게 하며 오미를 증진 시킨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어렸을 때 음식을 먹고 체하면 어머님이 가져다 준 소금을 한주먹 먹었던 기억이 있다.
생선을 오래 보관하려면 소금에 절이지 않으면 안 된다. 소금은 방부제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인체도 너무 싱거우면 빨리 상한다. 몸의 염증, 아토피, 무좀 등은 세균이 번식하는 경우다. 0,9%의 소금물은 병원에서는 혈기를 찾기 위해 맞는 링거는 좋고 입을 통해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인가?
소금을 먹지 말라는 주장 때문에 요즈음 한국 식당에다 다른 집엘 가서 음식을 먹어도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이 많다. 음식이 간이 맞지 않으면 맛이 있을 수가 없다. 인체는 0,9%의 염분을 알아서 맞추어 준다. 음식을 좀 짜게 먹고 나면 금방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게 되지 않는가?
인류의 역사는 소금의 역사다. 샐러리(Salary)의 어원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이다. 로마시대에 공무원의 봉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는데, 이를 라틴어로 ‘Salarium’ 이라고 했다. 이것이 영어의 샐러리 어원이 되었다한다. 군인(Soldior)도 봉급을 소금으로 받았다. 라틴어 ‘Slodior’는 소금으로 봉급을 받는 군인을 뜻한다. 샐러드(Salad)도 소금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채소에 소금을 뿌린 음식을 ‘Salade’라고 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없으면 안될 만큼 가치 있는 것을 가리킬 때 흔히 ?빛과 소금”이라는 말을 쓴다. 가치 있는,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을 선택하여 건강을 지켜야 한다.
2020년 6월 12일, 1174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