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③
다음에 약제로 인한 발병은 가장 흔한 원인물질로 생각되고 있으며 페니실린, 아스피린, 설파제, 마취제, 비타민, 호르몬제등 모든 약제가 두드러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스피린은 그 자체가 1차적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만성 두드러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피부변병은 발진이나 가려움이 주된 증상인데 두드러기는 가려움증이 더욱 심하며 가끔 상기도나 위장관에 부종이나 경련을 동반하여 복통, 호흡곤란을 보이기도 한다. 개개의 발진은 24시간 이상 지속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나 새로 발진이 계속하여 생길 수 있다.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는데 만성두드러기라 함은 6주 이상 지속된 경우를 말한다. 급성두드러기에서는 문진과 과거력 및 제반검사로 원인물질을 알아내어 피하거나 제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만성 재발성 두드러기 중에 그 원인과 증상에 따라 특수한 형태의 두드러기도 많다.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두드러기의 한 형태로서 피하에서 발생하고 급성, 일과성, 경계가 명확한 부종으로서 입, 혀, 후두점막, 성기부위에 잘 생기며 발진이 부어있고 가려움이 심하고 통증과 위치에 따라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맥관 부종, 피부를 긁거나 경한 압박을 가하면 3분후에 그 부위에 국한되어 부종과 주위에 홍반성 발작이 나타나며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묘기증, 국소 압박이 가해지면 4-6시간 후에 부종과 동통이 나타나는 원인을 알 수없는 압박두드러기, 운동, 고온에 노출되거나 격한 감정 후에 생기며 홍반성 구진이나 가려움증과 작열감을 느끼는 콜린성 두드러기, 추위나 찬물에 노출되어 온도가 내려갔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더워지는 동안에 생기는 한랭두드러기, 햇빛에 노출된 후에 홍반, 소양증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는 쇼크를 일으키는 일광두드러기, 벌레들의 자상에 의해 생기는 구진상두드러기, 약물이나 음식물, 화학물질이 접촉되어 생기는 접촉두드러기 등 수없이 많다.
피부병은 우선 그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되는 것이 있으면 환자 자신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한테도 궤양성 대장염으로 치료를 받던 여성 환자가 한약으로 상태는 좋아지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은 자신의 질병을 음식에서 오는 알레기성 반응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그 음식을 찾아내서 완치를 한 경험이 있다. 의사들도 알레기 검사나 유발시험을 통해 알아내려고 하지만 혼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피부병 치료제는 대체로 항히스타민제와 부신피질홀몬제를 사용하는데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수가 없고 사용을 중지하면 다시 재발되기 때문에 원인을 치료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정확한 원인도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 대체적으로 환자 자신들도 평생 피부병과 같이 살아가야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치료를 포기한 체 심해지면 증상치료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정말 포가하고 살아야 할까? 필자는 항상 난치병은 있어도 불치병은 없다고 주장을 한다. 치료를 해보면 그 병의 원인만 확실히 알아내고 그에 대한 원인치료를 하면 효과가 백발백중이다. 다시 말하면 피부병은 피부에만 병이 온 것이 아니고 우리의 오장육부와 혈액 그리고 정서적인 영향이 많으니 그 원인이 되는 근본을 치료하면 효과 분명히 있다는 말이 된다.
필자는 지금까지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서 생긴다고 하는 백전풍, 또는 백납증이라고 불리는 피부병에 대해서는 환자들을 접할 수가 없어서 확실한 치료방법을 선택하지 못했지만 다른 피부병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치료를 잘 하고 있는 편이다. 물론 다른 질병처럼 빠른 치료는 되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치료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다.
알레기성 피부질환에 대해서는 면역성을 강하게 하는 약물과 침으로, 일반 피부병은 그 원인을 알아내어 치료를 한다는 말이다. 필자의 치료행위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고 본인의 피부병을 포기해버린 독자들이 있다면 치료할 수가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함이니 오해는 없길 바란다.
아토피, 소양증, 여성들의 음부 소양증, 습진, 피부가 상처가 나고 염증이 없어지지 않는 염증성 피부병, 위에서 소개했던 건선 등 정말 다양한 피부병을 치료해 보았다. 이런 피부병들은 분명이 혈액하고도 관계가 있다. 동양의학에서 血熱(혈열)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이유가 있다. 필자는 주로 혈액을 보해주는 四物湯(사물탕)에다가 혈액에 오염된 독성을 제거하는 黃連解毒湯(황연해독탕)을 합해서 처방한다. 물론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조금씩 加減(가감)을 하지만 기본적인 처방은 그 합방이다. 한약의 맛이 매우 써서 어떤 환자는 왜 이리 맛이 쓰냐며 신경질 적으로 물어오는 환자들도 있었지만 나중에 효과를 보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온다.
지금 내원해서 치료를 받는 나이 드신 독일 환자는 몇 십 년을 피부과를 찾아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한다며 호소를 했다. 여간 미용에 신경을 쓰는 여성 환자이기에 주로 얼굴에 생기는 피부병 때문에 여간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생각을 필자도 한다. 필자는 알레기성이라고 진단하고 한 달 치료를 했는데 90%이상이 치료가 되었다며 지금까지 치료되지 않은 다른 질병까지 치료를 하겠다며 말하며 또 남편까지 같이 데리고 와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지난 부활절 때 일이다. 필자의 한의원에는 원거리에서 오는 환자들이 많은 편인데 멀게는 스웨덴과 상트페터스부르크에서, 그리고는 이곳 아르메니아, 불란서, 홀란드, 벨기에 등지에서 많이 찾아온다. 지난 부활절 휴무 때 환자들을 만날 일도 있고, 또 홀란드에서 사는 환자가 본인의 60세 생일에 꼭 초대를 한다며 간곡히 원해서 홀란드 Westerbork이라는 시골 동네를 찾아간 적이 있다. 다른 일은 마치고 마지막 날 그 환자 60세 생일을 맞아 그 댁에 갔었는데 40명 정도 초대된 축하객들 중에 그 도시에 사는 2가정만 제외하고는 전부 우리 한의원에 환자로 다녀간 사람들이었다.
사실 필자도 놀랐다. 한사람씩 다녀가면서 누가 소개를 해서 왔다며 본인소개를 해도 많은 환자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여기서 500km 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줄을 상상도 못한 것이다. 필자가 아르메니아에 여행을 갔을 때 그곳에서 파킨슨환자를 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보았던 그 환자의 따님까지 와있었다.
평생 요통 때문에 모르핀까지 복용을 했었던 환자, 불임증으로 필자한데 찾아와 치료를 받고 아이 셋을 낳아 같이 와서 가족을 소개한 여성 환자, 의사들이 포기해 버린 건선(Schuppenflechte)을 치료받고 좋아하며 자랑을 하던 남성 환자, 췌장암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어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삶을 포기했던 남성 환자, 전립선암으로 고생을 하다가 지금 호전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남성 환자, 다들 필자를 환영하며 맞아준 그곳에서 필자의 부부는 정말 보람을 느끼는 하루였다.
피부병 환자들의 일상생활은 본인의 질환에 영향을 주는 음식섭취를 빨리 파악해서 절제하는 방법과 주위환경에서 오는 질환이라면 그곳을 피하는 방법 등을 본인이 빨리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하겠다.
1276호 25면, 2022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