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병든 자들의 천국

중세유럽 프랑스 부르고뉴지방의 ‘호텔디유(Hotel-Dieu)’ 본(Beaune) ②

재독화가 황수잔

주방(Kueche)

Herd(부뚜막)는 19세기 모형으로 당시 똑같은 모델 엽서의 사진을 보고 제작했다. 그곳에 고딕건축양식 Kamin(굴뚝)이 있고 바닥은 무늬타일을 깔았는데 ‘Seulle’라는 글자는 ‘오직 그대뿐’ 이라는 뜻이다. 법관롤랭이 아내에게 표현한 사랑의 고백이다.

부뚜막 위에는 조리기구들이 걸려 있고 그 앞에는 그릴을 하는데 사용하는 기구가 설치돼 있다. 또한 시계추가 달려있어 그릴하는데 태우지 않게 신호를 보내도록 했던 지혜가 놀랍다.

오른쪽에는 강철로 만든 하얀 두건을 쓴 건장한 남자, 1698년 만든 인형이 기구를 돌리는 것처럼 서있다. 긴장화, 꽉 조인 하얀 바지와 빨간 프록코드에는 단추들이 달려있다. 그 표정이 일하는 사람들을 감시 하는 것처럼 주시하고 있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샹트아나(Sainte Anne Saal)

병원을 위해 많은 기부금을 낸 부유한 귀족들의 병실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침대 4개가 놓여있고 병원의 건립목적에 대한 설명이 화려한 침대보에 새겨져 있다. 당시 호텔디유를 위해 많은 기부금을 낸 귀족 Brunet de Montforand가 이곳에 묻혀있다.

500년전 그 옛날 전설의 인물처럼 가난한 병든자들을 위해 법관 롤랭부부는 전 재산을 그들을 위해 기증하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헌신하고 영혼을 구제했던 그들 부부의 경이로운 당시 모습을 회상하면서 호텔디유를 나온 우리들 부부는 오래도록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처럼 오래된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가에는 풍요롭게 펼쳐진 포도원들이 저녁 노을에 반사되어 찬란했던 왕국의 부르고뉴의 중세마을 본(Beaune)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다웠다.

황수잔 화가, 미술초대전 토네아(Tonnerre )에서

우리들 부부는 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미술 초대전을 하기 위해서 토네아를 방문했다. 당시 파리인들은 노후의 휴양지로 물 좋고 인심 좋은 자연이 아름다운 토네아를 선호했다.

중세기의 유적지가 있는 크고 작은 옛집들과 골목길이 이곳저곳에 있는 정감이 가는 작은 도시이다. 도시 중심에는 깊이 30m나 되는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물이 빗물과 함께 돌과 모래로 정화되어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샘터가 위에서 내려다보면 푸르고 녹색을 띤 아름다운 터키 불루 색이 보석처럼 신비롭다. 당시 이곳에서 여인들은 물을 길어다 마시고 흐르는 물에서 빨래를 했다고 한다.

토네아 디유호텔, 자선병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자 긴 건축물로 101m에서 13세기 재건축 하면서 90m가 되었다. 한때 공동병실이었던 내부에는 환자들을 위한 40개의 침대가 벽을 향해 놓여있고 침대마다 목재 칸막이가 있다. 환자들은 매일마다 경건하게 미사를 보았다고 한다. 관객들은 2층 갤러리에서 그림들을 자유롭게 관람 할 수 있다.

외부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되어 예술성이 돋보였고 천정은 라크 칠을 한 후 색을 덧입혀 화려함을 주었다. 디유호텔은 Burgund의 Ludwig왕 의붓동생 마거리트에 의해 3년에 걸쳐 1293년 완공 되었다.

나폴리와 예루살렘 왕의 아내인 마거리트 왕비는 대단한 활동가였다. 왕이 죽고 나서 왕비는 1287년 토네아에서 살았다. 집 곁에 병실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파괴되었다. 왕비가 죽은 후 디유호텔에 장사되었다. 관을 청동으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현재 디유호텔은 박물관으로 당시 유적들과 그림들 조각품들을 볼 수 있다. 14세기에 조각된 섬세하고 정교한 마리아 조각품과 1454년 조각한, “무덤에 누인 예수상”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걸작품이다.

미술 초대전은 유명한 유적지 디오 호텔(Hotel Dieu)갤러리에서 토네아 시장 Raymond Hardy 축하인사와 부군인 Ferdinand Rein의 플릇연주로 개막식을 가졌다. 전시를 기획, 준비한 전 영사부인 (Rose Barrat), 동시통역(프랑스어를 독일어로) Joerg Harie의원 등 100여명이 넘는 많은 관객들이 참석했다.

프랑스 와인 치즈등 다양한 전통적인 음식들을 시식했고 삼페인을 터트리면서 교제를 나눈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아름다운 토네아 초대미술전시였다.

사진설명

1. 호텔디유, 본

2. 초대미술전에서

3. 오른쪽에서 토네아 시장 Hardy, 황수잔화가, 전 영사부인 Barrat 의원, 플룻 부군인 Rein 뒤에 선 동시통역 Harle의원

2020년 4월 17일, 1167호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