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7)

7가지 : 우울한 독일겨울, 이거 없으면 인조일광욕 행, 비타민D

“우중충하다, 음산하다, 스산하다, 꾸무리하다(방언), 어둡고 침침하다, 뼛속까지 시리다.”

이런 표현은 아마도 독일 겨울날씨를 혹독히 경험한 어떤 이가 지은 형용사가 아닐까.

공식적으로 독일의 겨울시즌은 상당히 길다. 4계절이 뚜렷하지 않다보니 1년의 계절은 여름과 겨울만 있는 듯하다. 공식적인 윈터타임 기간도 10월 말경부터 다음해 3월 말경까지 약 5개월이니, 1년의 반이 겨울인 셈이다. 오후 4시 반만 되어도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이 독일 겨울을 독일인들조차도 “저주받은 독일날씨” 라고 표현한다.

최근 들어 날씨는 더욱 칙칙해지니 남은 겨울을 어떻게 날까 벌써 한숨이 나온다. 거기다 코로나 록다운에, 홈오피스에 바깥 출입도 못하니 이건 졸지에 생 감옥생활이 아닌가. 독일 겨울로 서론을 적다보니 벌써 기분부터 다운되고 어두워지는 듯하다.

이런 독일겨울 생활을 도와주는 필수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비타민D 이다.

본인이 최근 우울증을 동반한 번아웃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테라피 과정 중에 의사가 질문한 것 중에 비타민D를 복용을 하냐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윈터타임이 시작되고 나서 그닥 열심히 안챙겨먹은 듯 했다. 겨울이 시작되면 월동준비의 일환으로 비타민D 큰 통을 늘 마련하곤 했는데, 이번 겨울은 깜박한 것이다.

의사는 답변이 시원챦은 나에게 비타민 D 의 효능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설명을 해주었다. 매년 겨울이 끝나면 그해 겨울기간 평균일조량 분석이 되는데, 그 일조량과 우울증 환자수는 항상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블루까지 겹쳐 정신상담병원에는 진료일정 잡기도 하늘에 별따기였다. 급기야 나는 ‘인조햇볕’ 을 발사하는 형광등처럼 생긴 기계 앞에 “옴~~“ 하며 인조일광욕 치료과정을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것도 총 10시간 동안이나.

비타민 D의 효능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어 뼈의 밀도를 높여주어 골다공증과 골절 등을 막아준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비타민D의 효능이다.

그러나 서론에서 언급한 독일 겨울생활에 비타민D가 특히 필요한 이유는 비타민D 가 우울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어서이다. 연구결과는 늘 뒤집힐 가능성이 있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이 결과는 유지가 되어왔다.

비타민D의 섭취

햇볕을 통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므로 햇볕에 최소 15분 이상 내 피부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볕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효과가 있으며,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창문 아래 있으면 소용이 없다. 꾸준히 2개월 이상 노력해야 자연섭취가 된다. 비타민D가 많이 든 음식은 고등어, 청어, 연어, 참치, 새우, 달걀, 표고버섯 등이다.

비타민D 대용품

상기 언급한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할 경우나 일조량이 거의 없는 독일겨울에서는 자연발생되는 비타민D의 섭취가 실제적으로 힘들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인지 독일에는 약국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비타민D 영양제를 구입할 수 있다.

내가 추천받은 제품은 그 조그만 한 알에 1000 IU (IE) 가 들어있다. 일주일에 총 5000 IU (IE), 즉 매일 1알, 5일을 2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는 매일 산책을 병행하라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복용 권장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도 나지 않는 궂은 날씨에도 내가 매일 산책을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티끌만한 햇볕이라도 손바닥만한 얼굴에 최대한으로 받고 싶은 심정인 것이지. 아 여기는 독일이고 지금은 겨울이지.

독일에서는 신생아가 태어나면 비타민D를 물에 녹여 먹인다. 처음 독일에서 아기를 낳고 병원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아주 의아했다. 당시는 2000년 겨울. 햇볕 부자나라 한국에서 온 나는 비타민D라는 것도 생소했지만 아기에게 다른 비타민은 안 챙겨 먹이면서도 비타민D만큼은 생후 12개월간 매일 챙겨주어야 된다는 의사의 말에 문화충격을 받았다. 뼈 생성을 도와주는 비타민 D는 특히 겨울에 태어난 아기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었다. 최소한 아기는 우울증에 빠지지 않겠지?

독일겨울을 21번째 나고 있는 본인의 의견은, 어른들은 뼈도 뼈지만 정신건강이 더 우선인 것 같다.

해가 도통 나지를 않아서 햇볕을 못 쬐면 우울감이 생기고, 그 우울감을 비타민D로 달래야 하는 독일겨울. 나도 우울증 비슷한 번아웃을 비타민D와 산책으로 이겨내 볼란다.

상기 연재된 내용을 생생한 저의 유튜브 영상으로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1203호 19면, 2021년 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