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가지 : 독일쓰레기학개론 1부 – 아는만큼 버린다
아침 07시. 드르륵 드르륵 덜커덩 툭.
평상시 개미 한 마리 지나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조용한 독일동네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보면 그건 항상 쓰레기수거차. 처음 독일에 와서 집 앞에 나란히 서있는 각양각색의 쓰레기통들 앞에서 한참 고민을 했다. 뚜껑을 죄다 열어보고 대충 감 잡아서 버리다 엉뚱하게 버리는 바람에 수거가 안 되어서 2주 동안 이웃들에게 원성을 샀던 아픈 기억까지, 흑흑. 그때 몰랐던 것을 누가 가르쳐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 여러분께는 노을이엄마가 알려드립니다.
이 테마는 아주 오랫동안 구상했던 것인데, 쓰레기분리수거(Muelltrennung), 필자가 명명하기를 “독일쓰레기학개론” 이다. 1부에서는 어떤 쓰레기를 어떤 통에 넣어야하는지부터 알아보자. 아는 만큼 버릴 수 있다!
▣ 최초의 쓰레기통(Muelltonne)
1895년 베를린에서 독일최초로 선보인 쓰레기통은 1998년 쾰른에서 현재의 모습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 색깔별 쓰레기분리
쓰레기 칼렌더(Abfall Kalender)까지 있는 독일이지만, 한국보다는 더 단순한 쓰레기처리 시스템으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크게 4가지로 분류되며 그 구분대로 쓰레기통에 색깔을 부여했다.
그러나 주별로, 지자체별로 개성 있게 운영하다보니, 몇 개 주와 도시는 상이한 내용구분론과 색깔론이 있어서 혼돈스럽기도 하다. 거의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색깔 -노란색, 파란색, 갈색, 검정색(회색)- 로 다루어보겠다.
1. 노란색 : 재활용 가능 & 불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
예) 재생 표시가 있는 플라스틱 용기, 요구르트 통, 테트라음료 통, 알루미늄호일, 스티로폼, 플라스틱 병, 콘텍트 렌즈, 커피캡슐, 정수기필터
주의) 요구르트통과 뚜껑, 음료병과 뚜껑 등 분리가능한 것은 분리 배출해야 각각 개별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효율적인 재활용이 된다.
노란통(Gelbe-Tonne) 또는 노란 봉투(Gelber Sack) 사용률이 전국적으로 50:50 이다. ‘겔베작’ 이라고 하는 노란 봉투를 노란 쓰레기통 수거 날에 길에 같이 두어도 된다. 이 봉투가 아주 얇은 것으로 보아, 여기에는 종이, 무거운 메탈이나 목재, 내용물이 들은 포장용기 등은 넣지 못하게 되어 있다. (봉투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다루도록 한다)
용기는 일부러 씻어서 버릴 필요는 없다. “loeffelrein” 즉, 숟가락으로 퍼낼수 없을 정도이면 된다. 어차피 최후에는 특수세척을 한다.
2. 파란색 : 종이 (소수의 지자체는 연두색, 예: 프랑크푸르트)
예) 신문, 잡지, 책, 카탈로그, 포장지, 봉투, 계란통, 종이봉지, 재활용 종이
불가) 사용한 티슈나 키친타월, 더러운 종이접시나 피자박스, 감열지로 된 영수증이나 주차카드, 베이킹페이퍼, 포스트잇, 접착제가 남아있는 스티커
3. 갈색 : 바이오 쓰레기 통(Biotonne)
2015년부터 모든 주거공간에 세워두는 것으로 점차 확대되었다.
예) 정원식물, 화분흙, 유기농이든 아니든 모든 식자재 잔여물, 물기가 어느 정도 제거된 음식물쓰레기, 고기, 고기-/생선뼈, 과일과 야채껍질, 계란껍질 (한국과 달리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다), 머리카락
불가) 담배꽁초, 종이나 목재공산품, 동물분뇨, 기저귀
음식물쓰레기(잔반)도 여기 해당되지만 버릴 방법이 애매하다. 봉투사용이나 버리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다루도록 한다.
4. 검정색 혹은 회색 : 그 외 일반쓰레기
예) 담배꽁초, 동물분뇨, 기저귀, 위생용품, 양초, 유리컵, 도자기, 거울, 화분, 1회용라이터, 볼펜, 전선, 음식물쓰레기, 약, 전구, 사진, 재, 행주, 천조각, 냄비, 프라이팬, 장난감, 마스크, 1회용장갑
사실상, 1-3에 해당되는 쓰레기를 검정통에 넣었다고 쓰레기추적을 하거나 벌금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독일 어디에도 있는 할머니 CCTV 에 포착이 되면, 심한 경우는 그 동네에서 얼굴 들고 살기 힘들 정도가 될 수 있으니, 상기 1-4 분류만 알아도 “쓰레기 개념자”가 될 수 있다.
그 외, 빈병, 재활용쓰레기, 옷, 신발, 전자제품, 핸디, 가구, 배터리, 크리스마스 나무 등 나머지 것들은 어떻게 버릴까?
(독일쓰레기학개론 2부는 2주후에 연재된다)
1207호 17면, 2021년 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