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84)

문화부분 (2)

◈ 세계 4위 독일 출판시장

독일 출판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03억2400만 달러로 2016년 대비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도서시장의 약 13%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인쇄·오디오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출판 시장 개요

독일 출판 시장은 문학 장르의 강세, 독일 소비자들의 강한 구매력, 도서정가제, 세금과 저작권에 대한 정책적 지원, 광범위한 소매 유통 체계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단순 시장규모만을 기준으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출판 시장은 19세기 이전부터 전시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상업 활동의 전통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다.

독일 출판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03억2400만 달러로 2016년 대비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도서시장의 약 13%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인쇄·오디오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출판시장에서는 오디오북 또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보다는 CD 등 물리 매체를 통한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출판시장에서 디지털 출판은 약세를 보여왔으나, 향후 정부의 디지털 교육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3월 ‘디지털 아젠다(2014~2017)’에 이어 디지털화의 구체적 추진과제를 제시한 ‘디지털 전략 2025’가 발표되면서 향후 디지털 교육 도서 시장 성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해당 전략에는 ‘전 생활부문 디지털 교육 실현’이 포함됐으며, 디지털교육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학교교과부터 직업훈련, 대학교육, 직업재교육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인프라 개선을 위해 연방과 주정부가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2017년 기준 전체 교육도서 시장에서 전자책 비중은 5.2%에 불과하나 향후 디지털 교육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2022년까지 연평균 50.6%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체 교육도서 시장의 약 45%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독일 출판시장은 디지털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연평균 0.1%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2년 102억7400만 달러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도서 출간 및 소비 현황

1) 도서 출간

독일 도서발간 및 초판 발간 수 추이를 살펴보면 독일에서 발간되고 있는 도서 수는 2010년 이후 2013년 발간 수 증가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전체 도서 발간 수는 8만5486종, 초판 발간 수는 7만2820종이었으나 2017년 도서 전체는 8만2636종, 초판은 7만2499종으로 감소했다.

도서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은 픽션이 31.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아동 및 청소년이 16.3%, 자기계발서는 14.3%, 교육 및 학습이 10.9% 등의 매출 비중을 보였다. 독일 출판 컨설턴트 Holger Ehling는 이러한 매출 비중 구성은 도서 출판 시장이 성숙된 국가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거나 향후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는 시장의 경우 독일 등 성숙된 출판 시장을 지닌 국가에 비해 교육 및 학습, 언어와 같은 교육 관련 책들의 시장 비중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와 독일 시장의 또 다른 차이점은 종교관련 도서를 해당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교 신자가 적고 사회적으로 종교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독일인이 종교 관련 책을 아예 읽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 장르에 대한 수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매출 비중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이지 종교 관련 도서의 소비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독일 아동서의 경우 2015년까지 초반 발간 수는 증가했으나 2016년 8961종으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 도서에 대한 번역이나 라이선스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번역서의 경우 2015년 1812종에서 2016년 1961종으로 증가했으며, 라이선스 수입도 2015년 2677종에서 2016년 2883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전자책 시장은 2011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전체 출판 시장 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 2015년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하던 전자책 시장은 2016년 4.6%, 2017년 4.6%를 차지했고 2018년에는 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전자책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90만권에 그쳤던 전자책 판매량은 2011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17년 291만권으로 100만권 가까이 증가했다. 아직까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으나 독일 전자책 시장은 종이책 시장 감소분을 상쇄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 도서 소비

2010년 이후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독일출판협회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존 독자들이 동영상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가며 독자 감소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2010년 3590만 명이었던 도서 구매자 수는 2017년 2960만 명으로 63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서 구매자 수를 독일의 독서율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독일출판협회가 발표한 도서 구매자 수는 도서관 등을 이용해 책을 대여해 읽는 독자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직접 구매 외 다른 채널로 책을 접하는 독자들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감소는 출판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실제 독서율 또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도서 구매자 수 추이도 독일 출판 시장에서 독서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도서 구매자들의 연평균 구매 수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1권이었던 소비자 1인당 도서 구매 수는 2017년 12.4권으로 2013년 대비 1.4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종이책 시장의 경우 전체 독자 수는 감소하는 반면 기존 독자들은 더 많은 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1256호 29면, 2022년 2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