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아

-<제5차 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액션 위크>에서 확인하는 시민들의 힘

최근 베를린 소녀상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현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 장소인 평화로를 차지했던 극우 세력이 독일까지 와 나흘간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면서 집회 내내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5월에는 일본 기시다 후미오 수상이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베를린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으며, 대학 측을 통해 일본 영사가 카셀대학 캠퍼스에 학생들이 설립한 소녀상 철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한다.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소녀상 역시 올해 9월 28일 이후로도 계속 존치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생존 피해자의 수가 줄어드는 동안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2015 한일 합의를 근거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일본 정부와 역사 부정 세력이 점차 노골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 역시 문제점투성이인 ‘2015 한일 합의는 공식합의‘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도쿄에서 있었던 한일 외교부장관 회담 직후, 외교부는 기자들에게 “2015한일합의가 공식합의이며 합의를 존중한다는 취지로 일본 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날 19일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시다 총리에게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한국 정부가) 공식 합의로 존중하며 이 합의 정신에 따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말하지만, 2015 한일합의의 부당함에 대한 문제 제기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는 베를린에서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8월 14일은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1991년 8월 14일 故김학순의 공개 증언을 기려 2018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바 있다.

베를린에서는 이 기림일을 전후로 2주간에 걸쳐 <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액션 위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베를린에 소재한 다양한 여성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첫 주에는 이라크 북부 신자르/쉥갈지역에서 발생한, IS에 의한 야지디족에 대한 지속적인 여성학살과 제노사이드 (민족말살)를 규탄하는 세계 시민 집회가 있었으며, 이후 베를린, 카셀, 프랑크푸르트에서 KBS가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 <코코순이> 상영회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다큐멘터리 <코코순이> 프랑크푸르트 상영회

세 번째, 네 번째 행사는 이번 주말에 이뤄진다. 세 번째 행사는 아시안 플린타(FLINTA* Frauen, Lesben, Inter, Non-Binary, Trans und agender*)들의 이야기모임(Retreat Weekend for Asian FLINTA* – weil Aktivismus auch Selfcare braucht)으로 미투 아시안즈와 코리아협의회 산하 일본군위안부행동이 함께 주최한다.

마지막 행사는 독일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에 30여 년간 연대해온 <베를린 일본여성모임>이 주최하는 제10회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침묵시위 및 집회가 있다. 기림일 당일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광장에서 문화공연과 연대발언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야지디족 세계시민 연대집회에서 살풀이 공연중인 전통무용가, 최윤희 선생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것은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성폭력, 식민지적 국가 관계 등 다른 유사한 문제들로 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현재’이다.

이번 5번째 액션 위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여성살해와 성폭력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협의회 편집부)

10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침묵시위 및 집회

1부 – 진실을 말하라! 역사를 부정하지 말라!

2부 –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

때 : 8월 14일 일요일 17:30시-

곳 :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광장

주최 : 베를린 일본여성모임-협력단체 : Alliance Internationalist Feminists, 코리아협의회 산하 일본군위안부행동, Dest Dan e.V.(쿠르드족여성연합), 야지디족여성연합., Frauen*kommune Wedding, GABRIELA (Philippinen), 베를린 일본여성모임, 재독한국여성모임, 한민족유럽연대, 미투아시안즈, Wir wollen uns lebend – Netzwerk gegen FeminizidE

문의: mail@koreaverband.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