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권영민대사를 추모하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고(故) 권영민대사님,

이 세상에 계실 때에는 사모님의 사랑을 흠뻑 받으시더니 이제는 하나님 품 안으로 돌아가셨군요! 사람은 이 세상에 왔다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권대사님은 우리와 좀 더 함께 하시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슬픔을 멈추어야 합니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 대사님을 당신 품 안으로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우리 독일 동포의 형이자 동생이었습니다.
당신이 주, 독일한국대사관 영사부장으로 계셨을 때는, 우리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마음이 무너지려 할 때마다 눈물을 닦아주며, 용기를 북돋아주며 미래를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대사로 부임 하시면서는 동포들과 모임을 가질 때마다 동포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교민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다가와서 손을 맞잡고 반갑게 맞이하시던 인자한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큰 형님과 같은 따뜻한 그 사랑스런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독일 동포들에게는 대사로서의 의례(儀禮)가 없었었습니다. 마음 좋은 당신은 우리들의 아픔을 들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신은 우리조국의 품이었습니다.
우리의 조국이 우리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며 품에 안아주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당부했던 말 “당신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외교관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해주셨던 사랑이 있었기에 더욱 분발하며 한국과 한국인의 얼굴이 되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한 우리의 책임감은, 칭송 받는 외국인 노동력이 되었으며 사랑 받는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조국 이었으며 우리는 당당한 민간외교관이 되었습니다.
대사님이 우리에게 심어 준 애국심은, 우리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염려하게 했으며 한국의 미래를 염려하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염려를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정체성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을 판단하게 하였습니다.
이에 2013년에 “21세기한민족문화포럼”을 창립하였습니다. 이 운동을 원활하게 하려면 본국에서 힘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대사님에게 취지를 말씀 드리며 상의하였습니다. 그 때 대사님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최회장님,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그러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한국지부장역할을 제가 맡아 하겠습니다.”
그 때 저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세요? 아! 이분은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분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은퇴해서도 국가의 미래를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분이구나 하고 느끼며 감동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차세대는 국가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이후부터 우리 포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시며 후원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허나, 이 일도 만만한 것이 아니었던지, 독일에서 만났을 때였습니다.
“최회장님이 독일 벼룩시장에서 골동품을 사서 보내주시면 내가 한국에서 바자회를 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기금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하였습니다. 구걸하느니 자력으로 해보자고 하는 대사님의 마음을 읽었을 때 저의 가슴이 뜨거움으로 뭉클했습니다. 그 때 나는 우리 포럼이 재외동포역사와 함께하는 한국인차세대 정체성운동으로 자리 메김 하도록 나의 삶을 내어 놓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사님,
저희 포럼에서는 우리 재외동포차세대에게 한국에 대한 역사와 문화 등 종합적인 기초지식을 읽히기 위하여 “한국, 한국인을 말하다”라고 하는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주신 대사님의 후배 화광산업 윤정웅회장님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저와는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지만 대사님의 뜻을 받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대사님의 평소의 인품과 덕망이 잘 드러난 것이었습니다. 대사님의 진정 어린 지원과 윤회장님의 배려에 감사하며 이와 같은 대사님의 진정 성에 힘입어 우리 차세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와 함께 독일어 권을 위한 독일어 판과 세계 영어권을 위한 영어판으로 번역을 완성하여 금년 안에 3개국어로 동시에 발표하게 될 것임을 대사님 영전에 보고합니다.

사랑하는 대사님,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 소식을 받고도 달려가지 못한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만날 때마다 반가워서 내 손을 꼭 붇잡고 눈물로 반기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이러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그 동안 이 험악한 조국의 정치문화를 생전에 얼마나 애통해 하셨을까?
그래도 우리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답니다. 험난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사님 같은 지도자가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21세기한민족문화포럼”은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온다 해도 우리 차세대들이 당당하게 성장해서 세계를 선도하는 일군들이 되도록 대사님의 원대한 유지(遺志)를 받들겠습니다.
이제는 모든 염려를 놓으시고 하나님 품 안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소서.

2021년 2월 4일
21세기한민족문화포럼을 대표하여 독일에서 최 완 올림

1206호 12면, 2021년 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