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정기홍총영사, 함부르크 여성회 역대회장들과 상견례를 갖다.

함부르크. 8월 25일 오후 공관에서 함부르크 여성회 역대 회장들 초대 상견례를 가졌다. 정기홍총영사는 작년 12월 8일 함부르크에 도착하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대면 인사보다는 행사 중 영상 인사로 함부르크 교민들이나 각 단체들을 만나왔다.

그러나 이제 코로나 19 상태가 완화 됨으로 각 단체장들을 초대하여 상견례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함부르크 여성회 순서로 현 최옥희회장을 비롯하여 8명의 역대회장들이 참석하였으며 이병호부총영사와 오재범영사가 함께 하였다.

정기홍 총영사는 환영인사에서 함부르크에 도착한지 약 8개월 정도 된다며 도착 후 코로나 강경 격리 및 가족들도 도착하지 않아 안정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가족도 오고 또 마스크도 벗을 수 있어 한결 마음도 편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공관이 아닌 관저에서 정중하게 초대하여 만남을 가져야 하지만 아직도 그럴 환경이 아니어서 공관에서 만나 뵙게 되었지만 이렇게라도 직접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이미 몇몇 단체들을 초대하여 함부르크 교민사회에 대한 정보를 들어 알고 있다며 특히 ‘함부르크 여성회’의 역할은 대단히 큰 것 같다며 오늘 직접 여러분들과 상견례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현 여성회 최옥희회장은 우선 함부르크에 오신 정기홍총영사님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현 여성회의 성장 발전에 온 힘을 기울이신 역대회장님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후,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파독 연도, 병원 근무 이야기, 가족 이야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일 등 각자 소개들을 하였지만 큰 비중을 차지 한 주제는 역시 여성회의 중심적인 활동 ‘예술활동’에 대한 것이었다.

먼저 함부르크 간호사 역사와 여성회 역사에 대하여 설명해 본다.

1970년을 시초로 한국 간호사들 약 450여명이 함부르크에 도착하면서 시립병원, 개인 병원, 양로원 등에 배치되어 ‘백의의 천사’로 칭송을 받으며 정착하게 되었으며 3년 계약 후, 귀국 및 다른 나라로 간 분들을 제하고, 약 반 정도가 함부르크에 머물었다고 한다.(정확한 숫자는 불분명)

함부르크 여성회는 1976년 ‘백의회’ 라는 명칭 아래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발족하였으나, 간호사 이외에 일반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함부르크 여성회’로 변경하였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하여 현재에 이른다.

발족 후, 가장 두드러지게 한 일은 예술의 밤인 ‘백의 밤’이다.

초창기에는 한국이나 한국 예술에 대하여 암흑세계와 같았던 이곳에 한국을 알리고 또 한국 예술을 알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서툴지만 열심히 꾸준하게 갖가지 테마를 만들어 무대에 올렸고 또 한국 음식을 만들어 선을 보이는 등 “한국을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100% 병원에서 근무 하면서 해마다 무대에 올릴 테마를 구상하고 연습하고

스스로 배우가 됐던 회원들.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냐?”고 물었던 독일인들에게 “한국의 얼굴, 한국의 자존심”을 알리는 초석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화려한 무대를 만들자 많은 관중들이 늘어났고 특히 이날을 기다리는 독일 사람들에게는 “한국 예술의 대명사”로 큰 칭송을 받기도 하였다.

사실 배고픈 시절에 태어났던 우리들도 예술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었지만 타향 땅에 떨어져 보니 무심히 보고 들었던 것들이 바로 “나요! 고향이요 조국이었다”는 깨닫고 고향 그리는 마음으로 우리 것들을 찾다 보니 그 찾은 것이 바로 “예술, 우리 것”이었기에 그토록 정성을 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가 감에 따라 규모도 커져 프로그램을 뮤지컬로 변경하여 무대에 올렸고 또 독일인 행사 및 재독 한인 행사 등에 초대되어 선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 대표작으로 “심청전”, “춘향전”, “하얀 꿈은 아름다웠습니다”, “박씨부인”, “나무꾼과 선녀”„ 등을 들 수 있으며 함부르크 국제 예술 행사엔 없어서는 안될 ‘예술 팀’으로 참석하기도 하였다.

그 외의 활동으로는 회지 발간, 음식 바자회, 교민사회 각종 봉사활동 등을 전개하였고, 한국의 불우 중학생을 돕는 ‘장학제도’ 등으로 한국에도 봉사활동을 펼쳤다.

여성회 역대회장들이 모인 자리다 보니 ‘자화자찬’이 넘칠 수 밖에 없었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칭찬까지 겸해 들어주시니 배당된 시간이 넘는지도 모르고 대화는 계속되었다.

그 외 함부르크 반스벡 지역 구청에서 Senioren Beirat(노인을 위한 자문기구) 로 있는 유선옥씨의 의견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전했고 코윈 북부지역 담당 남혜옥씨의 정보도 함께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기홍총영사는 2세들을 묶는 ‘2세 네트워크’를 결성 하여 발표회 및 세미나 등을 열어 2세들과 여러 활동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상견례를 끝내면서 이번 초대는 매우 이색적이었다고들 평했다.

지금까지 늘 현 단체장을 초대하는 것으로 한정 되어, 현직에서 물러나면 새로 부임하는 총영사나 그 외 공관 소식들을 접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역대회장들을 초대하여 신선함과 호기심이 컸다고 평했다.

사실 현직에서 물러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갑자기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 같았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끊어진 연결고리가 다시 연결되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하였다고 전했다.

이구동성으로 “여성회는 친정이요. 여성회는 동료요, 여성회는 친구”라고 말하듯 그 단어가 주는 과제를 실천 했을 때야 진정 한 동아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제 70을 넘어 80으로 가는 길목에서 ‘파독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같은 시기에 같은 목적으로 온 회원들은 더욱더 큰 이해와 포용으로 넓고 깊게 동행자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따스한 아랫목 같은 분위기여서 맘 편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좋은 상견례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특별히 맛있는 음식으로 준비해준 도시락을 선물로 받고 아쉬운 인사를 나누며 영사관을 나섰다.

참석자 : 강혜원, 김미림, 남혜옥, 명순엽, 유선옥, 이영남, 지순자, 최옥희, 현소정(가나다 순)

이영남 기자 (youngnamls @gmail.com)

1233호 12면, 2021년 9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