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를린지회 주최,
‘제5회 평화통일 그리기 대회’ 성황리에 열려

지난 6월 4일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를린지회가 주최하는 ‘제5회 평화통일 그리기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베를린에 거주하는 한인 및 한독 가정 어린이에게 문화적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정체성을 심어주는 중요한 행사에 이봉기 한국문화원장, 박원재 주독대사관 통일관, 한스 요아힘 하커 전 연방의원도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봉기 문화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학생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독일도 이전에는 동독과 서독으로 나라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1990년,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에 통일을 이룩했다. 우리 한국은 아직도 남한과 북한이라는 두 개 나라로 갈라져 있다”며 “오늘 우리 학생들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바라는 마음이 남과 북에 전해져 작지만 통일의 밀알이 될 것으로 믿는다. 오늘 대회 참석으로 우리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여러 학생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한 훌륭한 인재가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독 출신인 한스 요아힘 하커 전 연방의원은 “분단 독일에도 이런 행사가 필요했다. 통일에 대한 열망이 식지 않도록 하는 것, 후세대에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여기 한국문화원이 있는 포츠담 광장은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 있던 곳으로 이곳에 한국 문화원이 있고,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것이 매우 의미가 크다. 서로의 통합과 통일을 이끌어 갈 어린 예술가들이 마음껏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회에는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문 총 5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주최측이 제공한 도화지와 재료로 2시간 동안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한정된 시간에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참가 학생들 대부분 미리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찾아보고, 연습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아이들의 손을 거쳐 흰 도화지는 한반도의 상징과 장벽, 철조망, 비둘기, 무지개, 지구 등 다채로운 평화의 색으로 가득 찼다. 특히 대회에 임하는 아이들의 진지한 태도에 행사를 진행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 모두가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심사에는 이봉기 문화원장, 박원재 통일관, 김상국 민주평통 베를린지회장, 화가인 한창옥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창의적이고 훌륭한 작품에 선별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우수상 3명에게는 주독대한민국대사 명의의 상장과 부상, 우수상 4명에게 주독문화원장상과 부상, 장려상은 민주평통 베를린지회장상이 수여되었다. 전체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 최우수상(주독대한민국대사상) 테오 바우어, 미덴도르프 리암, 박시우

– 우수상(주독문화원장상) 아스카 엘리야, 김도완, 보에러 클로에, 채주원

– 장려상(민주평통 베를린지회장상) 쉬나벨 유나, 윤지안, 배소피아, 김민선, 이재경, 유나 바우어, 함다움

수상자 이외에도 모든 참가자들에게 참가상을 수여해 섭섭한 아이들이 없도록 배려했다. 사회를 본 박병옥 자문위원은 한글학교 교장을 맡았던 경험으로 어린이 참가자와 보호자 모두를 아우르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시우군은 “형제가 헤어져 오랫동안 못 보다가 전쟁으로 둘 다 군인이 되어서 다시 만난 이야기를 그렸다. 다시 모두 사이 좋게 살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우수상을 받아서 너무 좋다. 마음으로 그려서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다음 행사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로 독일 현지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행사 수요가 매우 크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올해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배경도 주목을 받았다. 베를린 한글학교와 도담도담 한글학교 소속 학생은 물론 개발자 등 취업으로 독일에 정착한 가정의 자녀들도 참가했다. 다양한 이주와 이민 배경을 가진 동포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이유로 이주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경험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런 행사는 의미가 크다. 미래 세대 또한 그림을 그리며 한국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를 알게 모르게 마음에 새기게 될 것이다. 주독대한민국 대사관과 한국문화원도 상장과 상품, 장소 제공 등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행사를 주최한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김상국 지회장은 “먼저 예상보다 큰 호응과 아이들의 진지한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 다음 세대에 문화적 도구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되새기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 “특히 분단과 통일의 역사가 살아있는 베를린만큼 한반도 이슈를 다루기 좋은 도시가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와 평화의 주제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제공: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제공

1270호 3면, 2022년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