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한인회,
만찬과 함께 정기총회 개최

김인옥 회원을 신임회장으로 선출

하이델베르크한인회는 6월25일 낮 12시 부터 오후 5시까지 샌드하우젠에 위치한 정귀남회장님댁의 정원에 모였다.

푸짐한 만찬은 지난 세월 한인회를 이끌어오셨던 전임회장과 임원들이 준비하시고 새로운 주인이 자리한 식당 ‘한국관’에선 여러 종류의 김밥을 듬뿍 갖고 오셨다.

테라스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양승현 전한인회장의 노련한 바베큐요리가 시작되었다. 독일의 전통 깊은 세 교회에서 합창지휘를 맡으시며 한때는 국립극장에서 활약하셨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지난 2년간 한인회는 연말의 큰 행사가 취소되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코로나방역을 준수하면서 작년 추석에는 하이델베르크시청 옆의 ‘한국관’에서 송편을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연세 많은 분들 중에는 여전히 외출에 신중하여 오늘 초여름의 만찬에는 서른여섯분이 참석을 하셨다. 66명을 초대했으나 미리 못 오신다는 통보를 주신 분도 많이 계셨다.

일반 식당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미역오이냉채가 시원했고 오래 묵은 깻잎과 명이김치, 오징어와 미역튀김 등이 특별했다.

한인회의 모임은 팬데믹을 경계로 선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퀴즈맞추기 등의 게임으로 경품을 타는 즐거움이 자리했지만 방역의 제재로 실제적인 모임을하기 어려웠던 코로나의 시기를 갇혀 지내면서 이제야말로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전화나 화상채팅이 아닌 진정한 목소리로 서로를 끌어안는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퀴즈게임 등은 뒷전으로 물러났다.

만찬이 끝날 무렵에 정기총회를 시작했다.

2년의 임기를 맡는 한인회장의 선출은 서서히 어려움에 당면했었다. 선뜻 나서서 하기 어려운 봉사직이었다. 따라서 한인회의 존속을 매우 원하는 다수로 인하여 정귀남회장님은 무려 14년간의 세월을 한인회에 몰두하실 수 밖에 없었다. 큰 행사를 치룰 때 마다 준비를 완벽하게 하시느라 늘 2kg 이상의 몸무게가 달아나곤 했다.

과연 ‘한인회’는 우리에게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본다.

하이델베르크한글학교의 젊은 학부모들 중에는 한인회의 행사에 참여해 본 적이 없거나 아예 모르는 유학생부부도 있다. 물론 외국생활은 현지인들과의 만남으로도 풍성하며 개인의 의지대로 삶은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한인회의 장점을 살려서 일년에 한 두번 흥쾌한 한국잔치를 펼치며 현지인과 다 함께 세계의 축제로 자리잡으면 좋지 아니할까? 외국에 머무는 남북한의 형제들이 함께 덩실 춤을 추는 큰 무대가 또한 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한인회장을 선출하는 시각이 왔다. 후보는 세명이었으나 한분은 한인회를 멀리에서 바라보기만 했으며 참석을 하지 않았으니 다음 기회로 미룬다고 하셨고 다른 후보는 개인사정으로 기권을 하게 되었다. 결국 만장일치로 김인옥신임회장이 선출되었다.

신임회장은 이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이 되었고 문화 부문의 활약이 뛰어나며 지식수준 또한 높은 나라로 인식이 되고 있으므로 섣불리 한국을 알리는 것에 서둘지 말고 최소한 지켜야 할 것에 주안점을 둔다는 짧은 인사말을 했다.

오랜 세월 하이델베르크한인회를 유지하며 모든 행사를 성대하게 치루어 오신 정귀남회장님께 피정숙 총무님께서 나무로 만든 배를 선물했다. 작은 배에는 꽃과 새와 사과가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신임회장에게도 축하의 꽃과 새가 올려져 있는 같은 배를 선물했다. 임원들의 깊은 뜻은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이며 새로운 한인회의 미래 또한 더불어 소통을 하면서 서서히 변화해갈 것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무엇 보다 정귀남회장님 옆에서 천막을 치고 물건을 나르던, 소리 없이 한인회의 모든 마무리를 해주시던 정귀남회장님의 결혼사진에서 웃고 계시는 Herr Spindler 에게 가장 큰 사랑의 박수를 보냈다. 이제 팬데믹이 걷히고 진정한 웃음과 배려가 오가는 한인회를 기대합니다.

기사제공: 하이델베르크 한인회

1273호 11면, 2022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