쾨닉스브룬. 6월 22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아우스부르크 근교 쾨닉스브룬(Königsbrunn)시 윌리오팬랜더 홀 야외무대에서 제54회 쾨닉스브룬 세레나데의 밤(Serenadenabend) 콘서트가 열렸다. 문화청(Kulturbüro Königsbrunn)이 주최하는 이 콘서트는 공연 출연자만 200여명에 가까운 큰 규모의 행사로 수많은 시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의 연주자는 쾨닉스브룬 관악오케스트라, 음악학교, Monday Evening 아코디언 오케스트라, pcOrchester, 선원합창단, 쾨닉스브룬 챔버오케스트라, The Hairy Heartbreakers 밴드, Vox Corona합창단 그리고 아욱스부르크 한인 여성합창단이다.
쾨닉스브룬 음악학교 학생들이 퍼커션과 색소폰 앙상블로 슈퍼마리오, 핑크팬더의 메인 테마곡을 연주하며 무대가 시작되고 이어 음악학교 합창단이 비틀즈의 ‘Ob-La-Di, Ob-La-Da’를 흥겹게 불렀다. 다음 순서는 The Hairy Heartbreakers 밴드의 엘비스 프레슬리 곡 ‘A little less conversastion’과 The Monkees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I’m a believer’를 연주해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Franz Feigl 시장과 Rebecca Ribarek 문화청 청장은 환영사에서 “2년간의 코로나 휴식을 마치고 오늘 다시 세레나데의 밤을 개최한다. 올해로 54회째를 맞는 전통적인 여름 야외음악회가 드디어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참석하신 음악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 순서는 아욱스부르크 한인 여성합창단의 ‘사랑으로’(이주호 작곡)와 민요 ‘추천가’가 이어졌다. 형형색색의 고운 한복을 입은 합창단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이국적이고 우아한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세레나데에 매료된 청중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하였다.
아욱스부르크 한정순 전한인회장은 “1998년에 한인회 회원들과 뜻을 모아 합창단을 창단하였다. 처음에는 한글학교와 수녀원 등 연습실을 구해가며 어렵게 연습했다.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독일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모습, 화합이 잘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합창을 통해 아름다운 한국어로 된 우리의 음악과 전통 한복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독일인들에게 소개하고 뽐낼 수 있어 굉장히 뜻깊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찾아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올해 2월부터 새로 부임한 조영희 지휘자는 뮌헨음악대에서 피아노와 오르간을 전공했으며 예전에 아욱스부르크 합창단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던 인연이 있었다. 코로나 락다운이 끝나면서 합창단이 다시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오늘의 공연이 지휘자에게는 첫 데뷔무대였다.
지휘자는 “아쉽게도 피아노 반주자가 코로나에 걸려 오늘은 반주와 지휘를 병행해야 했지만 우리 합창단은 그동안 한 달에 두 번씩 열심히 연습을 했기 때문에 다들 여유가 있고,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쳐 야외무대를 하게 되어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이 즐겨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002년부터 합창단의 단장을 맡은 이점순 단장은 “아욱스부르크시와 쾨닉스브룬시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와 음악회에 항상 초청해주셔서 한국 음악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약 20년간 이 행사에 참여하는 합창단에게 쾨닉스브룬시가 연습실을 협찬해주고 있어 연습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특히 공연에는 꼭 한복을 입어달라고 주문해 우리의 멋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복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시에서 악천후를 대비해 강당과 야외무대를 모두 준비했는데 날씨가 좋아 여유롭게 야외무대를 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좋은 지휘자님을 만났고, 열정적인 합창단원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달려온 만큼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공연은 선원합창단의 활기찬 뱃노래를 비롯하여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했고 마지막 순서로는 pc교향악단(pcOrchester)의 반주로 모든 출연진과 관객이 어우러져 독일의 민요 ‘Kein schöner Land’를 다 함께 부르며 한 여름 밤의 열린 음악회를 마무리했다. 공연장 옆에 넓게 마련된 Biergarten에서도 여운을 즐기는 이들이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백재숙 아욱스부르크 한인회장은 “팬데믹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오늘 이렇게 공연에 함께해주신 가족과 같은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한다. 우리 한인회는 회원들을 위해 곧 작은 도서관을 오픈할 예정이고 다양한 국제문화 축제 참여, 소풍, 시민 안전 클래스, 추석잔치와 김치축제 등 많은 행사들이 예정되어있다. 그리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한국식 반찬을 판매해서 그 수익금을 모금하는 행사도 계획 중이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과 우리문화를 알리는 데 힘쓸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교민 1세대뿐만이 아니라 차세대들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한인회에 더욱 많이 참석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편태영 기자 lindadream@hotmail.com
1273호 20면, 2022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