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가운데 진행된 베를린 <글뤽아우프>행사

내년이면 파독 60주년이 되는 파독광부들의 모임인 베를린 글뤽아우프에서 개최한 문화잔치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한 축제의 향연이었다.

사회를 맡은 사단법인 해로 봉지은씨의 유쾌한 입담으로 행사는 시작되었고 큰 소리로 “Glück!”을 외치며 참석한 분들의 힘찬 “Auf!”를 유도해 냈다. 국민의례 후 김진복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김진복회장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내고, 감내하고, 이겨온 글뤽아우프의 역사도 60년에 가까워 온다”며 벅찬 감격을 나타냈다. 지하 막장에서 시작된 파독 역사와 함께 올 한해 먼저 떠나가신 선배님들의 얼굴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2세들과 1.5세들을 훌륭히 성장시킨 파독 1세대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며 하루 편히 즐기시고 담소 나누며 기쁨의 시간 보내기를 바랐다.

바쁜 공무 가운데도 주말 행사장에 참석한 임주성 총영사는 더 빨리,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죄송함과 아쉬움으로 인사를 시작했다. 격려사를 통해 파독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해로와 함께한 설날 도시락 배달, 재외동포 재단에 제안해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동포 지원을 위한 대사관의 노력을 소개했다. 내년이면 한독수교140주년, 파독 광부 60주년을 맞게 되고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교민들을 찾아뵐 계획도 밝혔다.

이어 문화 공연이 시작되었고 화동 무용단(지도 최윤희)의 박고운 어린이가 아름다운 부채춤을 선보여 흐뭇한 웃음과 큰 박수를 받았다. 제일 교포 4세인 김유가, 이딜리(Idylle Klada)는 <기원무>를 통해 교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전하였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공공 외교관 박명현 선생의 춤사위는 관중과의 호흡을 유도하며 함께한 이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노련함으로 더욱 흥을 돋우어 주었다. 이어지는 베를린 한인합창단의 아름다운 노랫가락은 코로나로 인한 긴 공백 기간에도 건재한 여성 파워를 자랑했다. 앵콜곡으로 준비한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른후 푸짐한 그릴과 뷔페로 준비된 점심식사를 나눴다.

함께 하지 못한 분들에 대한 아쉬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추억, 만남이 주는 반가움, 투병소식, 세 번째 손주를 얻은 기쁨, 구순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등을 나누며 베를린의 가을날은 지금까지 지내온 감사함과 삶의 소소함을 남기고 내년을 기약했다.

기사제공: 베를린 글뤽아우프

1284호 03면, 2022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