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울리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

지난 1월,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올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행할 계획임을 밝혀 방사능 오염수 방류 여파에 대한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10주년인 2021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의 처리 방안으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여 국제적으로 거센 비난 여론이 있었으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감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놓인 한국에서는 무책임한 일본 정부와 오염수 방출을 결국 막지 못한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는 소식이다.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본격적인 탈원전 정책에 돌입한 독일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에 대한 논의가 세계 각국 환경 정책의 주관심사로 들어선 가운데, 그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던 독일은 2011년의 사고를 계기로 원전 8기를 즉각 폐쇄하고 2022년까지 나머지 원전들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국들을 대상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전격 중단하면서, 천연가스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던 독일이 이에 직격타를 맞으며 탈원전 논의는 다시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숄츠 정부는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가동 중단이 예정되어 있던 원자력 발전소 세 곳을 내년 4월 중순까지 연장 가동하기로 하는 등, 당초의 탈원전 진행 경로에서 다소 벗어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전 가동 연장 결정에 대한 찬반 양측의 대립과 논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시위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한편,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일을 기해 매해 원자력발전의 위험성과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의 연대 집회인 ‘카자구루마 시위‘(Kazaguruma Demo)가 열린다.

<Sayonara Nukes Berlin>, <Green Planet>, <Natur Freunde Deutschland>가 공동주관하고 있는 이 집회는 독일 원자력발전소의 실행 시간 연장 중단을 촉구하고 핵발전과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다. 또한 원자력의 전 세계적인 단계적 폐지, EU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류법에서 원자력 삭제,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등도 촉구할 예정이다. 협력단체로 참여하는 코리아협의회는 최근 국내 언론을 뜨겁게 달군 자체 핵 무장론 및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해 환기시킬 계획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대처의 가장 안전하고 유일한 해결 방법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뿐임을 강조한다. 일본어로 바람개비를 뜻하는 „카자구루마“ 시위에서는 오는 3월 11일 토요일, 12시부터 브란덴부르크 문 앞 파리광장에서 열린다.

글/코리아협의회 편집부
자료제공/Sayonara Nukes Berlin

1305호 19면, 2023년 3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