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동포 2세 유태오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전생(Past lives)’, 8월 독일 전역에서 상영된다

파독근로자 가정(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의 2세로서 1981년 쾰른에서 태어난 유태오(본명 김지훈) 배우가 출연한 영화 ‘전생’(Past Lives, 감독 셀린 송)이 오는 8월10일부터 전 독일지역에서 일제히 상영에 들어간다.

유태오는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 이후 한국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중국, 헐리우드 영화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쾰른 출생으로 어릴 적부터 뉴욕과 런던을 오가며 ‘Lee Strasberg Theatre and Film Institute’, ‘Stella Adler Studio of Acting’, ‘런던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을 나와 다수의 작품에 참여,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유태오는 2천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레토>에 캐스팅되어, 한국계 러시아인 ‘빅토르 최’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레토>를 시작으로 전계수 감독의 <버티고>,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배가본드> 등에 연이어 캐스팅되며 주목받는 연기인이 되었다. 유태오는 자신을 전 세계에 알려준 ‘레토’에 대해 “제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고 말한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영화 ‘레토(Leto)’로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뒤, 올해는 지난 2월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 영화제인 제 39회 선댄스(미국 유타주)에 이어 뉴욕 영화 ‘전생(Past lives)’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팬으로부터 다시 한 번 사랑받는 영화배우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미나리’를 제작해 국내외에 잘 알려진 A24에서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전생(Past lives)’은 셀린 송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고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작에 출품, 수상 가능성이 높았던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전생’은 유년 시절부터 인연이 깊은 노라와 해성의 이야기이다.

노라가 10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며 헤어지게 된 20년 후 성인이 된 두 사람이 아주 우연하게 뉴욕에서 1주일간의 운명적인 재회를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태오는 극 중 해성 역을 맡았다.

지난 2월 19일, 베르린날레 팔라스트에서 진행된 영화 ‘전생‘의 시사회 후, 반응은 매우 뜨거웠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시사회 극장 객석에서는 박수갈채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함께 영화를 보고 무대로 향하는 배우들을 향해 찬사가 이어졌다.

시사회 후 진행된 A24 제작사의 파티에서도 영화에 대한 감동과 깊은 여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영화 평론가 윌리엄 스토터(William Stottor)는 “새로운 시각의 계층화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만점을 주고 싶다. 셀린 송 감독은 전생과 인연을 통해 복잡한 인간의 속내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관계와 필연’, ‘이민자의 정체성’에 대해서 3부작으로 나눠 결국은 인간관계와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영화로서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라고 평했으며 여러 영화 평론가들도

”올해 최고의 영화라 말하고 싶다”. “셀린 송 감독의 연출력과 각본의 훌륭함에 놀랐다.”라고들 호평한 것으로 전해 졌다.

당시 프레스간담회와 프리미어 시사회 레드카펫에서도 유태오의 인기는 대단했다.

부모님과 함께 한 유태오배우

유태오는 베를린 영화제 경쟁작 레드카펫에 서며 글로벌한 연기자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 대다수의 취재진들은 그와 사진촬영을 원했고 레드카펫에서 연호하는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그는 “지난 2월초 선댄스 영화제 초청만으로 너무 기뻤는데 생각지도 못한 베를린 영화제에 ‘전생’이 경쟁작에 올랐고 많은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이 우리 영화를 사랑해 주셔서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한국 배우지만 독일 태생이고, 부모님이 독일에 살고 계시는데 베를린 영화제 경쟁작에 초청돼 프리미어 시사에 부모님이 오셨고 함께 영화를 봤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 없을 만큼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태오는 “이틀 동안 국제적 영화제 안에서 K-콘텐츠와 한국 배우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꼈고, 독일뿐 아니라 정말 여러 나라의 분들이 레드카펫에 찾아와 주시고 제 이름을 부르면서 사인 요청을 하고 응원한다고 표현해 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유럽 영화팬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받아서 너무 감사했고 빨리 떠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었다”라고 당시 의미를 되새겼다.

유태오는 지난 2월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기 시작한 “연애대전”(영어: Love to Hate You)에서 남자 주인공(남강우 역)으로 출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연애대전'(극본 최수영/연출 김정권)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한편 “전생” 독일어 예고편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다.

유태오 배우와의 인터뷰

현재 미국과 한국, 유럽을 오가며 영화인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유태오에게 짧은 서면 인터뷰를 받을 수 있었다.

교포: 본인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지요?

유태오(이하 유):지난 1970년대 한국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오신 부모님 사이에서 1981년 4월에 태어난 저는 쾰른에서 성장하며 고등학교 시절 농구선수로 NBA진출을 꿈꾸었으며 20년전부터 영화와 연기인으로 진로를 정한 후, 부모님으로부터 보고 배운 바대로 매일 매일을 열심히, 그리고 연기인으로서 노력하며 성실히 살고 있습니다.

교포: 영화배우로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 독일에서 태어나셨고 미국, 한국에서 겪는 정체성 문제랄지,, 특별히 소개한다면,

: 처음엔 농구선수가 꿈이었는데 부상을 당해 중단했고 운동이 아닌 다른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말론브란도, 제임스 딘 이런 배우들의 뒷배경을 찾아보고 그들이 다닌 학교를 찾아 등록하고 연기를 배우고 하면서 눈물이 펑펑 나오는 경험을 겪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제게 재능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살고, 한국 사람과 결혼한 것이 저의 정체성에 대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고 성장한 우리 문화가 집단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문화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겐 어디에서 태어났는지가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 부모님은 유럽 교포사회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당시 두 나라 사이의 정치적 딜로 독일에 오신 분들입니다. 독일은 미국과 달리 이민자의 나라가 아니기에 그래서 저는 항상 소수민족이라는 점과 아웃사이더라는 느낌도 떨칠 수 없었으며 한국에 왔을 때도 역시 그런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습니다. 어쩌면 밖에서 봤을 때는 제 안에 영원히 공허함이 있었던 것도 같고 그 점이 저의 욕심을 자극시키는 어떤 출발점이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것이 저를 끊임없이 노력하게 했고 인정받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배우가 되어 세계로 더 큰 꿈을 펼쳐보기로 마음먹게 한 것 같습니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어떤 상황, 어떤 시대에서의 단점이 다른 시대, 상황에서는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교포: 특별히 영화인으로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고 K-컬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고 앞으로 바람직한 방안을 제안한다면,,

: 이미 20년 전부터 전세계로 부터 나오는 다양한 작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작품을 선택할 때 국한된 시장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저는 지난 20년간 연기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의미에서부터, 연기습관, 이미지, 작품 선택까지. 큰 그림을 보면서 다국적 문화에서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나? 고민도 없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시련과 도전이 계속되겠지만 열심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연애대전>에서도, “Past Lives”를 준비할 때도 내가 맡은 인물에 관해 꿈을 꿨고, 몰두하면서 맡은 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연기자로서 그게 내 인생이고, 내 운명인 것 같습니다.(편집자주: 10부 작인 연애대전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교포: 재독동포사회가 전생이란 작품을 곧 보게 된다는 점에 매우 기대가 큽니다.

: 주연을 맡은 영화이니만큼, 그 만큼 큰 책임감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최대한 노력하고 후회 없이 하려고 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을 바라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연기자로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쓰겠습니다.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하겠습니다.

교포: 바쁜 시간을 내어 서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일에 다시 오시면 인터뷰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1323호 10면, 2023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