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 재독영남향우회(회장:정운숙)잔치가 8월 25일 14시 45분부터 에센 소재 재독한인문화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아침부터 내리는 폭우로 인해 하루 종일 향우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던 날씨는 오후가 되면서 안정되면서 불안했던 마음도 말끔히 거두어갔다.
고정아 사무총장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정운숙 회장의 인사말로 이어졌고, 정 회장은 “영남향우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회장이다. 궂은 날씨로 인해 도로 정체가 심해 늦게 도착하는 향우들이 많았다. 늘 4월에 하던 행사를 사정상 늦게 하게 되었다. 늦게 행사를 하게 되었지만 해가 길어 좋은 점도 있다. 향우회는 끈끈한 정으로 엮어진 단체다,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었으면 한다.
오늘 하루 마음 푹 놓고 좋은 대화를 나누길 바라며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 임원들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고 하자 참석자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아울러 지난 7월 폭우로 인한 영남지방 피해에 정성을 모아주어서 감사하다며, 성금이 정리가 되면 결과를 보고 할 것을 약속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계수 박사는 “모두 손님으로 행사장에 왔지만 친구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달라”며 인사말에 대신했다.
재독한인총연합회 정성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광복절 행사를 도와주어 감사하다.
오늘 행사를 위해 정운숙 회장과 임원들이 수고가 많다. 여러분이 있어 동포사회가 존재한다. 영남향우회의 무궁한 발전을 빌며, 앞서 가는 향우회가 되길 바란다.
건강과 행운이 각 가정에 가득하길 빈다. 지난 5월16일 재독동포 복지를 위한 청원서를 대통령실에 보냈지만 답이 없어 다시 보내려고 한다. 다시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니 동참과 협조를 당부한다”며 축사를 대신했다.
이어서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 축사를 김장호 고문이 대독했고, 경상남도 박완수 도지사 축사는 동영상으로 대신했다.
정명옥 시인의 ‘다시 오지 않을 세월’ 시 낭송 후에는 이철우 도지사의 감사패 및 감사장 증정 시간이 있었고 정운숙 회장이 김이수 고문에게 전달했다.
또한 감사의 마음 전달 시간에는 재독영남회 고문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이수 고문은 향우회 회원들이 정운숙 회장을 적극 도와줄 것을 당부했고, 성규환 고문은 최선을 다해 손님을 접대 할 것을 약속했다.
양승욱 부회장이 진행한 2부 첫 순서에서는 최미순씨의 지도로 그 동안 연습해온 북 공연을 ‘즐거운 나의 집‘, ‘독일의 찬가‘노래와 함께 이색적인 공연으로 선보였다.
이어서 뒤셀도르프 오페라하우스에서 활동하는 테너 김동훈씨의 ‘내 맘에 강물‘, 겔센키르헨 오페라 하우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너 천성준씨의 ‘가고파‘가 마연경씨 반주에 맞추어 멋진 무대를 선물했다.
신나는 ‘밀양 아리랑‘(진규영 편곡)을 김동훈씨가 다시 부르자 객석에서는 흥겨운 박수로 화답했고, 천성준씨가 ‘박연폭포‘를 부르자 행사장은 완벽한 잔치분위기로 바뀌었다.
10분 동안 고향소식 영상으로 향수를 달랜 후 임원 소개가 이어졌고 임원들은 합창으로 ‘대머리 총각‘을 개사한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내빈 소개에 이어 박계순 ,최미순씨의 ‘삼고무‘ 공연이 있었고 사회자는 충청회, 호남향우회, 강원도민회 회장들에게는 라면을 선물하기도 했다.
하영순 노인회 회장은 버스 대절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밝히며 오는 9월 16일에 열릴 예정인 노인회 행사에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푸짐하게 차려진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며 향우들은 그 동안 못 다 나눈 소식을 전하며 오랜만에 고향의 정에 흠뻑 빠졌다.
깜짝쇼 시간에는 이원희의 ‘아리랑‘, ‘고향의 봄‘ 색소폰 연주가 있었고 참석자들은 반주에 맞추어 떼창으로 화답했다.
푸짐하게 준비된 복권 추첨 시간은 언제나처럼 설레게 했고, 무대 앞에서 흥겹게 춤을 추는 향우들에게는 라면과 고추장이 선물로 주어졌다.
최병호 자문위원과 노인회 하영순 회장, 정운숙 회장이 준비한 복주머니는 긴장감 속에 추첨이 되었고 1등 500유로 복주머니는 에센에 거주하는 이금숙 작가에게 행운이 돌아갔다.
이금숙 작가는 영남향우회 발전을 위해 200유로를 다시 향우회에 찬조했고, 그밖에 쌀과 라면, 고추장, 마사지 기계가 행운의 당첨자들에게 돌아갔다.
김계수 박사는 애창곡 ‘소양강 처녀‘로 향우들에게 인기를 모았고 하영순 회장은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를 프랑크푸르트 지역에서 함께 온 향우들의 춤과 함께 열정적으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춤과 노래, 복권 추첨으로 시간은 아쉽게 흘러갔고, 버스 출발 시간과 함께 행사는 자연스럽게 마무리 되었다.
강한 액센트와 애교 섞인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경상도 특유의 언어와 무뚝뚝하지만 의리로 상징되는 영남인들의 잔치는 폭우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인내와 끈기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329호 10면, 2023년 9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