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인천시립무용단 초청 공연 <춤,풍경> 성황리에 열려

획스트. 9월 13일(수) 19시 15분에 프랑크푸르트 인근 획스트에 위치한 야훈데어트할레에서 인천시립무용단 초청 공연 <춤, 풍경>이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주최로 개최되었다.

고경석 총영사는 “오늘 공연은 올해로 140주년을 맞은 독일과 한국의 우정과 파트너쉽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헤센과 프랑크푸르트는 한독관계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곳으로 독일과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다. 삼성, 현대, 기아, LG 등 5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한독 경제 관계의 중심적 역할을 하며, 지역경제의 고용창출과 성장,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독일정부나 기업들도 이러한 기여를 인정하고 있고 그래서 최근 이곳에서 위상이 높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곳은 유럽 최대 한국인 커뮤너티를 형성하여 문화적 다양성 증진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특별한 관계를 축하하기 위해 오늘의 공연을 준비했다. 지난 8월 박물관강변축제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았는데, 수십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불꽃놀이가 우리의 전통음악과 K-POP에 맞춰 진행되는 모습에 모두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부임한 후 만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함을 높이 평가하고 많은 독일 기업인들이 한국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평가하면서 한국과의 협력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이것이 모두 여러분들 덕분인데 앞으로의 140년도 한독관계 주역으로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시기를 당부하고 총영사관의 활동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Patrick Burghardt 헤센주 디지털부 차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1883년 독일 배가 한국 인천에 정박하면서 독일과 한국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오늘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인천시립무용단이 공연하는 것은 매우 뜻깊다. 경제협력에 있어 한국과 헤센주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15000명의 한국 공동체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유럽의 헤드쿼터를 이 지역에 두고 있다. 이들은 미래의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문화면에서도 긴밀하게 관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협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무대 공연이 이어졌다. 1981년에 창단된 인천시립무용단은 전통과 창작을 포괄하는 다양한 레퍼토리와 최고의 기량을 갖춘 단원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단이며, 금번 공연 프로그램에서는 부채춤, 장구춤 등 우리의 대표적 전통춤에서 가장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으며 이번 독일 공연을 위해 특별히 재창작된 <쟁> 및 <무무ll> 등 인천시립무용단의 대표적 창작작품이 예술의 창작성을 더 보여주었다.

<태평성대>로 시작되어 부채춤으로 이어지며 클라이맥스에 이르렀으며 후반에는 창작무용을 선보였다. <태평성대>는 손과 발의 유쾌하고 우아한 움직임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결>은 아박춤의 멜로디와 리듬에 기반하고 있다. 아박은 박으로 만든 전통악기이며, 흰색 복장과 아박 소리는 고귀한 사람의 미덕과 존엄성을 상징한다.

<부채춤>은 부채를 가지고 추는 춤으로 좋은 바람이 불어오고 나쁜 것을 막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춤의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 다이내믹한 율동과 공간의 구성을 보여준다. 관객들의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사 다라니>는 불교 춤인 바라춤이 모티브이다. 몸의 움직임이 종교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천상화>는 양손에 꽃을 든 여성들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춤선을 보여준다. <쟁>은 전세계의 고전인 그리스 비극<오이디푸스>를 무용극으로 창작한 인천시립무용단의 대표작 <비가>중 남성 듀엣에 군무를 더해 재창작한 작품이다.

<풍류가인>은 장구를 가지고 추는 춤으로 장구는 유명한 한국의 전통악기이다. 이 춤은 여성들의 힘찬 동작을 보여주는데, 장구 양면의 장구통은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사랑가>는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의 테마에 기인하며 춘향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무무Ⅱ>는 인천시립무용단 창작 작품 <만찬-진, 오귀>중 일부로, 죽음에 이른 망자의 억울함과 서러움을 바라보며 산자의 슬픔을 달래고 아픔을 보듬어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의 ‘진오귀굿’을 모티브로 창작한 무용극이다.

공연 후 한동안 관객들은 동하지 않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오늘의 공연은 음향과 무대의 미쟝센, 무용수들의 아름답고 완벽한 춤선과 조화, 관객의 반응에서 성공적이었으며 문화면에서 한독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기여했다 할 수 있다.

윤성주 예술감독은 인터뷰에서 “K-POP의 인기 덕분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에서 시작해서 문화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으며 이제 그 문화의 뿌리를 이루고 정신과 본질을 이어나가는 전통예술로 확장되고 있다.

우리 춤과 예술은 5천년이라는 오랜 시간 전해오며 다듬어진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전통의 형식에 스며있는 독창적인 호흡과 정서를 전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즘에 몸에 베어있는 우리의 정서가 녹아 표출되는 모습이 한류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단순히 자극적인 춤보다 우리나라 스타들의 독창성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근원”이라고 한류시대 전통 춤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또 “우리 춤이 단순히 옛날부터 전해온 춤을 전승하는 것에만 멈춰있지 않고 새로운 세대와 시대에 맞춰 변화 발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독일은 탄츠테아터나 발레 등 무용예술에 이해가 깊은 국가라 이번 공연에도 창작 작품을 더 추가했고 우리 전통춤의 화려하면서도 정제되어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으며 이를 위해 완벽히 훈련된 무용수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다시 독일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 때가 오면 이번에 극장 시스템상 가져오지 못했던 무대장치를 더해 더욱 배가된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이번 공연의 주안점에 대해 말하면서 앞으로의 발전 방향과 포부를 밝혔다.

김미연기자 my.areist@daum.net

1332호 8면, 2023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