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서서히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레버쿠젠 한인회 (회장:김거강) 송년잔치가 12월9일 15시부터 레버쿠젠 가톨릭교회 친교실에서 열렸다.
곱게 한복으로 단장한 김거강 회장이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고,한글학교 어린이들이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자 행사장 안은 벌써 잔치분위기가 물씬 풍겨났다.
이범익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1부 순서는 국민의례와 김거강 회장의 인사말 순으로 이어졌다.
김거강 회장은 “매일 보는 얼굴 또는 어쩌다 보는 얼굴들을 다시 만나 건강한 모습을 보니 여전히 반갑다. 가끔은 힘들어서 행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하게 된다. 또한 행사에 와서 서로 안부를 묻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며 인사에 대신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힘든 회장직이지만 열심히 행사를 준비하고 한인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존경할 만 하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면 파독광부 60주년 기념,한독수교 140주년, 총연합회 60주년, 국민제안 동의서 제출, 튀르키예 지진 성금 전달, 한국 수해지역 성금전달 및 최근에 ‘행복쌀 나누기 행사‘등 다채로운 한 해가 된 것 같다.
이제 각 지방한인회를 찾아 다니며 격려하고, 힘을 주고 있다. 남은 한 해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정이 깊어지기를 빌며,29개 지방 한인회 회장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을 부탁한다“며 인사말에 대신했다.
주독대사관 본 분관 장청아 영사는 “올 한해도 동포 여러분들 고생 많았다. 남은 한 해도 잘 마무리하고 건강한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본 분관 역시 동포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 역할을 다 하겠다.”며 격려사를 마무리 했다.
성규환 3.1운동기념사업회 독일 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독일에 거주하는 동안 가장 오랫동안 머문 곳이 레버쿠젠이다. 그만큼 레버쿠젠 인심이 좋은 것 같다.올 해 뿐만 아니라 내년,후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환영사에 대신했다.
이어서 성규환 회장은 자리에 함께한 김계수 박사를 소개하며, 파독광부회관을 위해 많은 성금을 희사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을 만큼 동포사회에 기여를 많이 한 분이라며 소개했다.
김거강 회장은 김계수 박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양자 전임 레버쿠젠 한인회장은 김거강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어서 김거강 한인회장의 고전무용이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고 레버쿠젠 한글학교에 재학 중인 김지나 학생의 태권도 시범, 서지수, 서다니엘 남매의 첼로와 플루트 연주가 있었다.
다시 무대에 오른 김지나 학생의 K-Pop에 이어 윤지형, 김건희, 서다니엘, 김지나 한글학교 학생의 콩트는 한국 유학생이 독일 생활에 적응하기 까지 과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상황극으로 보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
1부 순서를 마치자 한인회에서 마련한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고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푸짐하게 식탁을 장식했다.
식사 시간 이후에 펼쳐진 2부 순서는 김우선 사회자의 진행으로 푸짐한 입담과 함께 시작 되었다.
2부 순서 첫 무대는 성악가 이윤정의 가곡이 무대를 장식했다.
겨울날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는 가곡 ‘눈‘(김효근 작시, 김효근 작곡)과 ‘님이 오시는지‘(박문호 시, 김규환 곡)는 풍부한 성량과 함께 무대를 압도했다.
이어서 잔치에 함께한 손님들에게 빠짐없이 한인회에서 준비한 선물이 돌아가자, 손님들은 작은 선물에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자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는 푸짐한 상품으로 사람들을 무대 앞으로 나오게 했고, 흥에 겨운 아이들과 1세대 동포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은 더한층 정겨웠다.
늘 흥이 넘치는 김거강 회장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열창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자, 흥겨운 분위기에 못 이겨 무대 앞에 나온 김계수 박사는 차범근 선수가 레버쿠젠으로 오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차범근 선수 독일 진출 이후로 분데스리가 축구장에 삼성, LG광고가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차범근 선수의 독일 진출을 적극 도왔음을 밝혔다.
복권 상품에서 빠질 수 없는 간장, 고추장, 라면 추첨이 끝나자 복주머니 추첨이 시작되었고, 정운숙 재독영남향우회장은 2등, 3등 복주머니가 연이어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고, 정 회장은 3등 복주머니 당첨금 100유로를 레버쿠젠 한인회에 다시 기부했다.
1등 복주머니 추첨을 마지막으로 행사가 마무리 되자, 김거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살아보니 사는 게 별거 아니다. 늘 즐겁게 생활하며 항상 웃어라.
건강이 최고다. 사랑으로 서로 보듬어 안아라.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며 울림 있는 마무리 인사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누구보다 한인회를 사랑하고 열심히 봉사하는 독일인 Herr Köller Dieter와 Herr Guido Grosch에게 김거강 회장이 감사의 선물을 전했다.
행사장 밖에는 겨울비가 차갑게 내렸지만 행사장 안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송년잔치가 되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343호 11면, 2023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