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우리무용단 창단20주년기념공연 개최하여

베를린. 베를린 우리무용단(단장: 김연순)이 창단20주년 기념공연을 Westfaelische Str.16a, 10709 Berlin에 자리잡은 청소년문화회관 슈피랄레에서 개최하였다.

박덕순모아부부가 한국어와 독일어로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 행사에는 우석동 베를린영사, 이영기 한인회장, 변주섭 베를린글뤽아우프회장, 김태현, 김광숙 전 한인회장, 지준자, 안영임 전 베를린간호요원회장, 뉘넨거주 황순자씨부부 등 동포들과 현지인 150여 명이 참석하여 창단 20주년을 축하하였다.

기원무로 막을 올린 이 행사에서 살풀이 춤, 입춤, 부채춤, 선비춤, 승무, 태평무, 진도북춤과 도라지한독혼성합창단 공연이 참가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하였다.

이 행사의 기원무(김연순, 김혜영, 이영우, 정수자, 조한숙)는 굿거리 춤과 태평무를 기반으로 우리무용단 창립20주년 기념공연 예술감독을 한 베를린거주 최윤희 무용수가 재구성한 춤이다. 은은하게 빛나는 무지갯빛 의상으로 무대의 막을 올리고 무궁화 꽃 두 개를 손에 들고 추다가 맨손 춤으로 이어지면서 경쾌한 음악장단에 아름다운 자태와 함께 춤의 흐름을 탔다.

가벼우면서도 힘차게 내딛는 디딤으로 엮어간 이매방류 살풀이 춤(박화자)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들숨과 날숨에 싣고, 길고 흰 수건으로 제치고 휘어잡고, 수건을 어깨에 둘러매고 바삐 걷는 사위로 이어졌다. 살풀이춤 사위로 표현되는 감정과 기량을 노출하며 관객과 소통하며 동감에 이르렀다.

고급스러운 손수가 놓인 노란당위, 빨간 치마에 쪽두리를 얹어 소녀 같은 멋을 풍기며, 화려한 쌍부채를 ‘폈다 오무렸다’ 하면서 부채춤(김연순, 김헤영, 이영우, 정수자, 조한숙)의 기량을 내뿜으며 큰 박수를 받았다.

입춤(조성자)은 모든 한국전통 춤의 기본이라 일컫는다. 쉽게 보일뿐, 이 춤 또한 독무하기 어려운 춤인데, 전통춤의 멋과 맛을 무대에 고스란히 올렸다.

특히 이 번 입춤은 이매방류 입춤으로서 다양하고 섬세한 춤사위가 특징이다. 다양한 움직임과 호흡법, 또한 지나온 삶을 춤으로 표현한 춤꾼의 시간투자와 노력이 돋보였다.

김연순 단장이 독무로 무대를 장식한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된 강선영류 태평무는 궁전에서 사용되었었던 중전의 의상에 활옷 또한 큰 가채를 올리고 추는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춤이다. 김단장은 특이한 장단을 바탕으로 한 웅장하고 화려하고, 또한 섬세한 춤사위로 이어지는 이 춤을 무대에 수놓으며, 관객의 눈길을 모으고,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갓을 쓰고 장삼을 걸친 선비차림에 부채를 들고 앉아서 시작한 이매방류 선비춤(박화자, 김혜영, 이영우, 정수자, 조한숙)은 삶의 즐거움이 표현되는 춤이다. 노련하고 흥겹고 박진감있는 춤사위에 관중이 크게 호응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 27호 이매방류 승무(김연순, 박화자)는 쌍무로 무대에 올려졌다. 불교의 마음수행 정진를 표현하는 승무는 경지에 이르려는 인간이 하는 몸부림의 춤사위인데, 6박자인 염불, 도두리와 4박자인 타령,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이다. 북 리듬으로 끝나는 승무는 노력의 대가가 가장 두드려지게 나타나는 춤으로서 장삼을 뿌리는 두 무용수의 춤사위가 화음이 되어 관중을 매료하였다.

소프라노 박덕순모아씨가 지도하는 도라지한독혼성합창단의 곱디고운 화음의 향연이 청중을 사로잡고 큰 박수를 받았다.

박병천류 진도북춤(김연순, 박화자, 김혜영, 이영우, 정수자, 조한숙, 황순자)은 읽히기 어렵고, 춤의 기량을 숙달하는 과정도 길다. 출연진은 이경화교수가 지도한 다수의 베를린 워크숍을 통해 이 춤을 갈고 닦았다. 주1회 최윤희 선생의 지도를 받고 있는 베를린 우리무용단은 이 진도북춤으로 공연의 막을 내렸다.

우리무용단의 단원 전원이 파독간호사들이다.

이제는 정년퇴직을 하고 한국전통 춤에 총력을 쏟고 있다. 창단이래 수많은 공연을 통해 재유럽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전통 춤의 진가를 보여주면서 문화교류에 기여하고 있다.

김도미니카기자

1343호 18면, 2023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