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파독광부들의 생애사”

저자 이유재교수와 베를린에서

베를린. 구슬사료선집 “파독광부 생애사”저자 이유재교수와 함께 한 북 토크가 6월 22일 베를린 글뤽아우프회(변주섭회장)와 시단법인 해로(봉지은대표)의 주최로 베를린 Panges-Haus에서 열렸다.

재독동포 2세 조은영 변호사와 이지예 통역사가 진행한 이 낭독회는 영화 ‘국제시장’에서 나온 파독광부지원자들의 신체검사와 애국가봉창 장면이 영상으로 뜨면서 시작되었다.

독일어와 한국어로 낭독된 열 명의 인터뷰참가자 중, 김근철님, 이문삼님, 김재승님, 김완수님과 이동철님의 구술 내용에 이유재교수의 설명이 첨가되었다.

이교수는 애석하게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 중에 인터뷰(2012년 6-10월까지)와 책이 발간되기까지 걸린 10년 사이에 두 명이 별세하셨다며 인터뷰대상자를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많은 수의 전 광산근로자분들은 본인의 생애가 특별한 게 아니라며 인터뷰에 선뜩 나서지를 못하셨다고 하였다. 이 분들은 차별대우를 받으시면서도, 차별대우 원인을 본인들의 약점, 즉 원활하지 못한 독일어 소통과정, 작업기술의 딸림과 유럽인들에 비해 허약한 신체적 조건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하였다.

월급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함으로써 고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신 이분들은 3년 계약만료 후, 비슷한 시기에 파독된 간호요원과 각각 결혼하여 체류허가를 연장할 수 있었고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파독광부 생애사”에는 총 7천 936 명 중 10 명의 생애가 담겨있다. 이유재교수는 수 많은 광산근로자 분들의 3년 막장근무시절도 중요하지만, 탄광작업을 종료한 후, 재독 한인사회를 구성하면서 자식들 교육시키는, 독일 체류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재독 한인이민 1-2세가 독일사회에 제대로 통합하지 못한 이유를 이주 노동자들을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존재로 보는 독일 이주민정책에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변주섭 베를린글뤽아우프회 회장은 “이책을 통해서 광부들이 삶이 재조명되어 매우 기쁘다. 우리 단체에서 하고 싶었던 낭독회를 해로와, 먼 남부 독일에서 여기까지 와 주신 저자 이유재교수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베를린하고 선창하면 ‘글뤽아우프’로 답해주십시오”라는 주문에 글뤽아우프를 크게 따라 외쳤다.

행사에 참석한 5명의 전 광산근로자들은 북토크에서 감명을 받은 표정이었다. 참석자들은 짧은 질의응답시간 후, 뒷뜰 정원에서 해로관계자들이 준비한 한식을 맛보며 담소를 나누고 한국에서 보내온 선물(신발)도 받았다.

비록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떠나온 고국이지만,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사는 이 분들, 전 광산근로자들을 한국사회가 기억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관련저서]
파독광부생애사(2023)
Glück Auf”(2021)

저자인 이유재 교수 부친께서는 광산근로자로 당시 이유재 교수가 네 살 때 독일로 이주 하였다. 현재 튀빙엔대학 한국학과장, 한국학연구소장, 독일남부 세종학당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도미니카 기자 / 사진제공: 해로

1368호 20면, 2024년 6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