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한국정신문화의 뿌리 강연회>가 ‘21세기 한민족 문화포럼’ 주최와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 재독한인총연합회, 독한 협회 NRW, 프랑크푸르트 독한 문화연구원 후원으로 지난 7월 27일(토) 15시 30분에 개최되었다.
조인학 상임이사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는 120여 명이 강당을 가득 메워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하게 하였다. 강연에 앞서 문화행사로 포문을 열었다. 우선 <혼불> 무용단(강현숙 단장)의 북 연주로 힘차고 절도 있는 북소리를 들려주어 큰 반응을 얻었다.
이어서 바리톤 정병익(서울대 음대 성악과 졸업, 드레스덴 음대 최고과정 졸업)이 오진주(이화여자대학교 음대 기악과 졸업, 마인츠 음대 강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작사, 작곡)와 ‘비목’(한명희 작사, 장일남 작곡)을 열창하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최완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살펴보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21세기 한민족 문화포럼>의 활동에 대해 언급하겠다. 우리는 독일에 정착한 1세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부모세대 10여 명이 모여서 한국인 차세대들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하자며 2013년에 창립했다. 우리가 가진 뜻은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게 하여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차별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를 이루는 사회를 만드는 해법을 한국인의 정신문화의 뿌리에서 찾고자 한다.

두 번째 할 일은 한국인 의식과 내면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나 하나씩 실행하면 어느덧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참석자와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성규 재독한인 총연합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우리 모두는 한민족이고 이 시간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차세대에 전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풀어내는 시간이다. 더불어 독일 사회에서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해 보고 이로써 우리의 삶을 제시해 주는 시간이다. 귀한 시간 뜻 깊게 보내길 바란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음으로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 강찬우 영사의 축사가 있었다. 강영사는 축사에서 오늘의 주제는 한민족의 정신이며, 최근 전 세계에서 부는 한류열풍 속에서 우리의 얼인 한국, 한국인다움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어 뿌듯하다. 이 모든 것이 여기 계신 선배님과 동포들의 땀과 열정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속에서 더욱 한국의 정신과 얼을 유지하고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므로 오늘 이 자리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며 축사를 마쳤다.
다음으로 독한 협회 NRW 지부장인 Herr Schöler의 축사가 이어졌다. Schöler 지부장은 “한국은 민주주의와 문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홍익인간’이란 말은 독일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러므로 ‘홍익인간’ 이념을 임 교수의 강의를 통해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잠깐의 휴식 시간 후에 임형진 경희대학교 교수의 강의 시간이 이어졌다. 임 교수는 오늘의 주제는 <21세기와 홍익인간>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가장 가난한 국가였고 분단국가인데 현재 세계경제 10위권 국가이며 세계군사 6위 국가라고 하고 또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이며 남북 합해서 8000만 명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넬 대학교 베네딕트 앤더슨 교수는 ‘민족이란 상상의 공동체이다’라고 했는데 우리 한민족도 과연 그러할까 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어 디아스포라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민족이 전 세계에 퍼져 살고 있는데 한민족의 정서가 무엇일까 고민해 보자 하면서 현상윤 박사의 신시를 언급하면서 4가지 축을 설명했다.
4가지 축은 하늘이 만물에 베푸는 은혜, 아비가 자식에게 가지는 사랑, 사람이 하느님을 섬기는 공경, 자식이 부모를 받드는 효라고 설명했다. 우리 민족은 단군의 후손으로 단군신화는 신화지만 우리 민족을 한민족으로 결집해 놓은 상징체라고 언급했다.
단군사화는 창조설과 진화설이 결합되어 있으며, 신과 인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그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은 인본주의, 평화에 대한 사랑, 이타성, 인류 공영의 정신이 담겨 있으며, 하늘과 땅, 인간이 결합되어 있다고 했다.
한민족은 민족정신을 끝까지 지켜왔으며 고난을 극복해 왔고 상상의 공동체가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같은 역사와 의식을 가지고 살아서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국통일에 결정적 역할을 한 원효의 ‘화쟁사상’이나 최치원을 예로 들 수 있다고 하고 이순신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외부의 침략을 극복했음을 예로 들었다.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이념은 ‘3개의 균등이 이루어지면 인류 평화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인데, 이는 단군신화에서 착안해서 만든 것으로 오늘날 대한민국 헌법정신에도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도 극복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21세기 한민족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가장 민주적인 민족, 평화주의자의 민족, 조화로운 민족, 문화가 가장 아름다운 민족,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민족이 되자고 언급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다음으로 문화행사를 이어 나갔다. 많은 행사에서 높은 수준의 K-POP(엄태희 지도) 공연을 하고 있는 <빅토리> 팀의 K-POP 댄스공연이 있었다. 흥겹고 경쾌한 무대로 젊은이들의 열정과 멋짐을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프랑크푸르트 한인 합창단(이연희 단장, 최진수 지휘, 김신아 피아노 반주)의 축하공연으로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신 아리랑>(양명문 작사, 김동진 작곡)과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작사, 최영섭 작곡)을 부른 후 앙코르 요청을 받았다.
앙코르곡 후 마지막으로 <아리랑>을 관객과 함께 합창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사진 촬영 후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오늘 이 시간은 친교뿐 아니라 한민족의 뿌리와 얼을 함께 탐구해 보는 시간을 공유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김미연기자 my.areist@daum.net
1373호 8면, 2024년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