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 에센한인회(회장:나남철) 설 잔치가 2월1일 에센 소재 파독광부회관에서 15시 30분부터 열렸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남다른 잔치를 준비해 온 에센한인회는 이날도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행사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물했다.
양승욱 자문위원 사회로 개회사와 국민의례가 있은 후 나남철 회장의 인사가 있었다.
나남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하루, 하루가 소중하고 값지게 생각되는 요즈음, 정다운 이웃들이 갑자기 떠나는 현실에서 파독근로자들의 치열했던 삶이 역사에 진솔하게 기록되기”를 희망했다.
또한 1세대부터 3세대까지 함께 준비한 행사가 함께한 이들에게 값지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새해에는 복잡한 것들을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워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뒤를 이어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최태호 수석부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최태호 수석부회장은 “에센한인회 설 잔치를 축하하며 한 해의 첫날인 새해를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덕담을 나누는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소중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3월1일에 열릴 제106주년 3.1절 기념식 및 우리말 겨루기 대회와 제 27회 재독한인청소년 및 외국인 우리말 겨루기 대회에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최태호 수석부회장은 2025년 계획한 일들이 성취되기를 기원하며 인사말을 마쳤다.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본 분관 장청아 영사는 격려사를 통해 “본 분관은 다양한 동포들의 행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동포사회는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범적인 사회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올 한 해도 각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포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어서 지난 한 해 한인회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김영희 고문과 윤청자 수석부회장, 전희자 부녀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갖고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감사패 전달에 이어 에센 어머니 합창단(단장: 김영애 지휘: 이상윤 반주: 한하윤)의 축하 공연 시간으로 우리 가곡 ‘눈’(김효근 작사, 작곡), ‘아름다운 세상’(박학기 작사, 작곡)이 무대 위를 수놓았고 앙코르 곡으로 가요 메들리가 흥겹게 무대를 장식했다.




객석의 열렬한 환호를 뒤로하고 이어서 성악가(전민규, 장지윤)들이 무대 위에 올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작곡: 롤프 뢰블란 작사: 브리트 비베르그)와 ‘아름다운 나라’(채정은 작사, 한태수 작곡)가 이어 불리워졌다.
빼어난 성량과 아름다운 하모니로 객석을 압도한 성악가의 무대는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잠시 양승욱 사회자의 내빈 소개에 이어 황순자 무용가의 ‘한량무’ 가 무대에 등장했고 하얀 무용복을 입고 단아하고 절제된 춤사위로 청중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1부 순서 마지막으로 2세 박은혜가 주축이 되어 마련한 Überraschung 프로그램으로 Evelyn의 한국 가요 ‘선물’(이선희 노래)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과 멜로디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 순서로 Skyler의 K-Pop (Itzy-Imazing friend)역시 유연한 동작과 무대를 장악하는 묘한 매력으로 청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마지막 순서로 2Lol의 K-Pop(Aespa-Supernova) 무대는 남녀 혼성 그룹으로 발랄함과 숙련된 동작으로 일사불란함을 보여주며 객석을 뒤흔들었다.
뜨거웠던 1부 순서를 마치고 임원,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저녁 식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윤청자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순서는 에센한글학교(교장: 이숙향)어린이 김이나, 김레아 자매의 세배와 ‘설날’노래로 막을 올렸다.
고운 한복 차림의 두 어린이는 고사리 같은 손을 모으고 세배를 한 후, ‘설날’노래로 설날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이어서 역시 2세 오평화 부부의 플루트 연주가 무대 위에 올랐다.
“Serenata-Brian Bonsor와 Musette-Manfred Schmitz, Disney:미녀와 야수, 노틀담의 꼽추, 인어 공주”는 독일청소년 음악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공연 마지막으로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며 오평화 부부의 무대는 막을 내렸고 김영희 고문의 판소리 공연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시기를 판소리 공부로 극복한 김영희 고문은 노병환 원로와 윤청자 사회자와 함께 한이 어우러진 우리 고유의 판소리 ‘사철가’와 춘향가 중 한 대목, ‘진도 아리랑‘을 열창했다.
한국 가곡과 K-Pop, 플루트 연주, 판소리로 동서양이 만나는 종합 문화프로그램이 무대를 선보인 후 이날 프로그램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차이콥스키 발레단‘ 독일 순회공연이 있었다.
프로그램 제목만큼이나 재치가 넘친 마지막 공연은 양승욱, 허종숙, 나남철의 발레 공연으로 하얀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백조의 호수’를 코믹한 발레 동작으로 연기해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의상 제작을 위해 헌신한 윤청자 진행자는 갑자기 독감에 걸려 1주일 동안 앓고 있는 중에도 5일 동안 발레복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한인회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다른 행사 관계로 뒤늦게 참석한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에센한인회를 격려하는 인사말로 행사를 축하했다.
푸짐하게 준비한 복권 상품 덕에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은 없었고, 복권 상품에 당첨된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추어 무대 앞까지 춤을 추며 상품을 타러 가야 하는 수고도 즐거움이 되도록 사회자는 재치 넘치는 진행을 했다.
커피 잔 세트와 빨강색 앞치마 나눔으로 더 없이 풍성한 잔치를 마련한 에센한인회 잔치는 세대를 뛰어넘고 동, 서양의 문화가 함께 만나는 문화의 장으로 ,그 어느 해보다 뜻 깊은 잔치가 되었다.
임원들의 단결력과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빛난 행복한 설 잔치는 에센한인회 만이 가진 독특함이 묻어나는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유명 유투버로 알려진 Emilie Dorn이 함께해 행사를 촬영하기도 했다. (편집실)
1397호 8면, 2025년 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