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오틸리엔 대수도원에서 독한협회 행사 ‘한•독 문화교류의 날’ 성황리에 열려
상오틸리엔(St. Ottilien). 2025년 5월 17일 독한협회는 (회장 롤프 마파엘Rolf Mafael, 전 주한독일대사) 바이에른의 평화로운 대수도원 상오틸리엔에서 한•독 문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오전에는 독한협회 총회가 진행되었고 이어 선교사이자 한국학의 선구자인 안드레 에카르트(Andre Eckardt)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와 학술 발표, 그리고 이미륵 상(Mirok Li-Preis) 시상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10시 30부터 시작된 독한협회(Deutsch-Koreanische Gesellschaft) 총회가 Wolfram van Stephold 사회로 리터잘(Ritter Saal)에서 진행되였다. 마파엘 회장은 환영사에서 St. Ottilien에서 열리는 행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임원들과 멀리서 참석한 독한협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총회에서는 회장 및 각 지회장Bayern(Frank Hollmann), Berlin/Brandenburg(불참), Hessen/Rheinland-Pfalz, Nordrhein-Westfalen NRW (Reiner Schöller), Saarland (Prof. Dr. Rolf Hempelmann), Baden-Württemberg (박주경) 들의 연간 활동보고, 재무보고, 새 감사 소개 등이 발표 되었다. 총회를 끝내면서 Mafael 회장은 모든 참석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독한협회의 활동을 위한 단합과 지속적인 참려를 부탁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 ‘한국에서의 20년 – 안드레 에카르트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전시의 개막식이 변혜진 미술사학자와 Wolfram van Stephold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프랑크 홀만(독일-한국협회 바이에른 지부장), 키릴 셰퍼 박사(OSB 출판사), 롤프 마파엘 회장 등 환영사를 통해 그의 유산을 기렸다.
이유재 교수(튀빙겐 대학교 한국학과장)는 에카르트의 생애와 한•독 문화연구에 끼친 영향을 집중 조명했으며, 이어 실비아 브레젤 박사(에르푸르트 대학교)는 에카르트의 동화집 ‘오동나무 아래’에서 를 통해 문학이 넘나드는 언어와 문화의 경계에 대해 강의가 있었다. 에카르트의 제자인 알브레히트 후베 교수는 에카르트가 남긴 유물을 영상으로 설명하며 그의 학문적 열정을 생생히 전했다.
이어 상영된 1925년작 다큐멘터리 영화 『한국 선교 현장에서』는 Nobert Weber가 활동했던 당시의 모습을 흑백 필름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미륵 상 시상식: 번역과 문학의 다리를 놓은 이기향 박사
오후 4시에는 대수도원Rittersaal에서 이미륵 상 수상식이 열렸다. 올해 수상의 영예는 독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번역가 이기향 박사에게 수여되었다. 이 박사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을 독일어로 옮긴 바 있으며, 독일 내에서 동화의 숲(Märchen Wald) 출판사를 운영하며 한•독 문학 교류에 기여하고 있다.

시상식은 프랑크 홀만 회장과 토마스 엘스너(주한 명예대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울프강 외슬러 대수도원장과 임상범 주독 대한민국 대사의 축사로 의미를 더했다. 마파엘 회장는 “성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전시회와 이미륵 수상을 할수 있도록 준비에 힘써준 쉐퍼 박사님과 직원들의 협조에 진정한 긴밀한 파트너로서 감사함” 을 전했다.
임상범 주독 대한민국 대사는 “앞으로 더욱 독일 국민들이 한국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가 보다 더 활발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실비아 브레젤 박사는 20-21 세기 독일어로 번역된 한국문학에 대하여 설명하며 번역- 단어의 경계에서의 만남” 이라는 주제로 문학 번역이 단순한 언어의 전달을 넘어 문화적 ‘이동’이자 창조적 소통임을 역설하며 깊은 인문적 통찰을 전했다.
시상식 후에는 음악회로 이어졌다. 박진선(가야금)이 ‘밤의 울림(Klang der Nacht)’을 연주하며 장을 열었고, 노유경(해금)은 ‘새야 새야’, ‘도라지’, ‘아리랑’, ‘로렐라이’ 등을 전통의 울림으로 풀어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남기범(베이스), 송선혜(바이올린), 정택영(피아노) 등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로스마린’, ‘아리랑’ 등 한국과 독일을 아우르는 레퍼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화의 향연, 우정의 자리
오후 5시 30분부터는 수도원에서 리셉션과 자유로운 교류가 이어졌다. 음악과 이야기, 인문과 우정이 어우러진 이 날의 만남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한•독 간의 깊은 연대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과거를 기억하고, 오늘을 나누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 아래, 문화와 학문, 우정이 어우러지는 진정한 교류의 장이었다.
기사제공: 독한협회
1413호 12면, 2025년 6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