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열기… 공연, 체험, 음식, 문학, 한인기업까지 한자리에
브레멘. 기온이 31도까지 치솟은 한여름의 브레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Focke-Museum 앞 야외무대는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6월 14일 14시부터 18시까지 열린 ‘아리랑 축제’에는 총 500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는 브레멘 한인회 주최로 열렸으며, 독일 전역에서 모인 다양한 출연진과 단체들이 무대를 빛냈다. 무대의 시작은 브레멘 한인회 양봉자 회장의 환영 인사로 열렸다. 이어 재독한인총연합회 정성규 회장과 주함부르크 이상수 총영사가 무대에 올라, 이번 축제가 한국과 독일 간 문화 교류의 소중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브레멘 한인회의 1대 회장인 서선영 씨가 무대에 올라 한인회의 창립과 역사를 소개했다. 이어 브레멘 한국학교의 안예다 학생이 “독일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전하며 관객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분위기를 이어받아 성악가 강혜란과 박선웅이 무대에 올라, 감동적인 듀엣 무대를 선사했다. 두 사람의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야외 무대를 가득 채우며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뒤이어 등장한 베를린 간호협회 산하 가야무용단(김금선, 김옥희, 신계숙)은 전통 아리랑 선율에 맞춰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을 선보였고, 이어진 북춤에서는 힘찬 장단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예정되었던 K-pop 댄스팀은 안타깝게도 병가로 무대를 취소했으나, 레버쿠젠에서 온 김거강 씨의 전통 축원무가 그 빈자리를 훌륭히 채웠다.


쾰른에서 방문한 무사도(지도자 김홍영 사범) 소속 어린이 태권도 팀은 절도 있는 시범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어린이들의 에너지 넘치는 동작과 집중력은 관객들로부터 연이은 환호를 이끌어냈으며, 특히 독일 시민들에게 태권도의 문화적 깊이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행사장 한편에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되었다. 한복 입어보기, 서예 쓰기, 전통놀이, 어린이 창작 코너 등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브레멘 한국학교 한국어 3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운영한 음식 코너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떡볶이, 잡채, 호떡, 야채전 등 다양한 전통 음식을 선보였으며, 특히 떡볶이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만에 완판되는 인기를 보였다.
기업 및 출판사의 참여도 주목할 만했다. 베를린의 한인 식품기업 이지쿡아시아(대표 이민철)는 현지인들에게 전라남도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여러 다른 한국제품를 소개했으며, 한국 식재료를 소개하며 현장에서 직접 참여했고, 슈투트가르트의 출판사 하늘출판(대표 한미경)은 문학으로 축제를 후원하여 독일 사회와의 문학적 교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라남도의 여행 소개와 함께,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한 한국 여행 책자도 마련되었으며, 이 책자는 행사 중반에 모두 소진될 만큼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브레멘 한인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사회 내 한국 문화를 알리고,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뜨거운 날씨조차 가리지 못한 이날의 축제는, 한국 전통과 현대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독일 사회 속에 깊이 스며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브레멘의 여름, 그 한가운데서 울려 퍼진 ‘아리랑’은 한국과 독일, 그리고 다양한 세대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진정한 문화의 언어였다.
기사제공: 브레멘 한인회
1415호 8면, 2025년 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