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한글학교 “제 2회 체육대회” 성황리 개최

뒤셀도르프. 뒤셀도르프와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 및 역사 등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77년에 설립된 뒤셀도르프 한글학교. 그동안 교장과 임, 직원 그리고 학부모들이 보인 각고의 노력으로 뒤셀도르프와 인근지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나왔다.

지난 6월 21일(토), 뒤셀도르프 한글학교(교장: 이양희)는 정규 수업이 진행되는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3시까지, 제2회 체육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교사 선생님들과 학교 임원들은 오랜 기간 창고에 보관되었던 집기들을 바같으로 내어놓고, 운동장에 체육대회에 필요한 장소들을 정하고 물건들을 가지런히들 정돈하며 바쁘게 준비들을 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약속된 10시가 되었다. 이양희 교장선생님은 휴대용 마이크와 스피커를 이용, “우리 사랑하는 학생들 그동안 교실에서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은 운동장에서 같은 팀 친구들과 협동하는 가운데 좋은 체육대회가 되도록 힘써 줄 것과 신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면서 참석한 모든 학부모들께 감사함을 전했다.

한글학교 학생들은 학년에 관계없이 팔에 청색과 백색의 띠로 팀을 나누었으며 같은 팀끼리 협력하여 체육대회에 참석하게 될 것임을 안내하고 체육대회는 전통 놀이 수업으로 유명한 한글학교 답게 사물놀이 의상을 차려입은 4반 학생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자, 조금은 멀리 있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까이 와 빙 둘러서서 사진을 찍으며 함께 호응함으로서 운동장은 흥겨움으로 가득 찼으며 뜨겁고 큰 박수가 이어졌다.

체육대회에 들어가기 전 한국에서 체육대학교를 나온 학부모(김성태, 김나주 아버지)의 지도로 몸풀기 운동을 하였다. 급작스레 운동을 하다 되면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다. 발목 돌리기부터 온몸 운동까지 설명과 함께 몸소 보여주니 학생들이 재미있게 따라들 했다. 각종 경기는 정해진 각 경기장 구역으로 옮겨 다니며 진행되었다.

‘피구’, ‘빙고 게임’, ‘과자 따먹기’, ‘줄다리기’ 등, 신나는 경기들이 이어졌고, 부모님들도 준비운동부터 경기 응원까지 함께 참여하며 공동체 전체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운동장 곳곳에는 웃음과 박수,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고 경기 결과는 청팀과 백팀이 동점으로 공동 우승을 차지해, 학교에서 준비한 과자 선물들을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전달하며 유쾌하고 즐거운 체육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날 체육대회에서는 각반(4반, 2반, 3반 순서)의 장구 공연 후, 오랫동안 사물놀이 특별반을 지도한 송순이 선생님의 은퇴 무대가 이어지며 전체 운동장은 감동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 들었다.

이양희 교장의 소개에 따르면, 송순이 선생님은 그동안 제12대, 13대, 15대 교장을 역임하며 지난 25년간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에 헌신해 온 선생님으로 오랜 전통의 사물놀이 특별반을 만든 분이다.

특히 장구와 북, 그리고 꽹과리, 징 등, 수업에 필요한 악기 18여 점을 한국 방문할 때마다 직접 구입해 독일로 가져왔으며 오랜 시간 정성과 수고를 다 해 나왔다. 이 악기들은 학생들이 제대로 된 전통 악기로 사물놀이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귀한 자산이 되었으며 단순한 음악 수업을 넘어 학생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우는 아주 긴요하고도 중요한 교육 수단이 되었다.

송순이 선생님의 노력은 유럽에서 뒤셀도르프 한글학교를 사물놀이 특성화 한글학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송 선생님은 독일 학교 외에도 유럽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장구 수업을 해 나왔으며 재외동포 차세대들의 한국어 교육과 전통음악, 장기근속자로 여러 단체에서 감사패와 공로패 등을 받았다.

1977년 개교한 뒤셀도르프 한글학교는 현재 약 1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지난 3월 제22대 교장으로 취임한 이양희 교장은 “한글학교가 배움과 경험, 공동체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교육 공간으로 성장하여 학생들이 한국어 뿐 만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뿌리를 함께 키워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각오를 전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민화 특별수업’, ‘가족 벼룩시장’, ‘어린이날 행사’, ‘쾰른 나치박물관 체험학습’ 등, 풍성한 문화 체험 순서가 이어졌고, 지난 5월에는 온 가족이 함께한 벼룩시장과 어린이날 행사로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다. 오늘 체육대회 행사에 더하여 “학생 중심, 체험 중심”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전통을 잇는 동시에 열린 교육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송순이 교사는 작별 인사에서 “그동안 학생들과 보람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더없이

값지고 소중한 추억 오랫동안 간직하겠다. 우리 친구들도 어렵고 힘들게 배운 맛있고

신명 나는 우리 전통음악 장단들이 조금이나마 자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물놀이 친구들, 대한민국 아들딸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내일을 위해 파이팅! 하니, 학생들도 손을 들고 ”얼씨구-조오타“를 따라 하며 섭섭해들 했다.

학생들의 사물놀이를 보고 뒤늦게 귀중함을 깨달은 학부모들은 송순이 선생님의 작별 인사에 많이 아쉬워들 했으며, 학생 중에는 다음 주에도 계속하여 장구 수업을 해달라! 고 울먹이는 안타까운 모습들도 눈에 들어왔다.

개교 반세기를 앞둔 뒤셀도르프 한글학교.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생활하며 현지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만 하겠다.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빈다.

나복찬 중부지사장 nbc@kodb.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