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30)

알펠트의 파구스공장(Fagus-Werk in Alfeld)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알펠트(Alfeld)에 있는 파구스 공장(Fagus-Werk)은 현대 건축과 산업 디자인의 발전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복합건물 10동으로 이루어진 공장단지이다.

1910년경 작센 저지대의 알펠트(Alfeld an der Leine)에서 바우하우스 창시자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의 설계로 건축이 시작되었다. 제화업계에서 사용하는 구두 골 생산, 저장, 발송처리 등 모든 단계에서 아우르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유리 패널을 획기적으로 많이 사용한 벽면과 기능주의적 미학을 추구한 이 복합 건물은 훗날 바우하우스 양식의 도래를 예고한 것으로, 유럽과 북미 건축의 발전 과정에서 기념비적 역할을 하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선정위원회는 파구스공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등재사유를 밝혔다.

1) 알펠트 파구스 공장은 독일, 유럽, 미국 등이 서로 건축학적 교류가 있었으며 세대간에도 상당한 교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합리적인 현대식 건축물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이 건축물은 기술적·예술적이며 인간적인 영향력이 종합된 기념물이 되어, 이후 여러 건축 작품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바우하우스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2) 현대 건축의 표상인 파구스 공장은 설계자 발터 그로피우스 덕분에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광채와 밝기를 최적화한 혁신적인 외벽은 이후 건물 벽의 전형적인 예가 되었다. 공업미학과 디자인 개념을 설계에 포함시킨 이 건축물은 생산성에 대한 관심과 인간에 적합한 작업 환경을 갖춘 기능주의적 산업단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발터 그로피우스가 1910년경에 설계한 알펠트 파구스 공장은 현대 건축 운동의 전조가 되는 복합 건축물로서, 하중 지지의 면적을 대폭 줄인 구조에 엄청난 양의 유리 패널을 결합시켜 벽면을 만든 건축물이다. 이 건축물은 이전의 건축의 장식적 가치를 타파하고 기능주의적 산업적·미적 감각을 추구한 단호한 건축 운동을 보여주는 혁신적 건축물이다.

알펠트 파구스 공장은 20세기 현대 기능주의적 건축(특히 외벽)에서 몇 가지 중요한 기본적인 특징이 있다.

산업 프로젝트 역할을 합리적이고 완벽하게 해낼 수 있도록 설계된 동질적이고 영역적인 복합 건물이다. 또한 건축학적 통일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설계는 건축학적이면서 심미적이며 사회적이기도 하다. 파구스 공장 단지는 산업화와 관련된 사회적·심미적인 변화를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단호함을 내포하고 있다.

내부 장식과 기능적인 요소들은 건축물 자체와 사회 프로젝트와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이 공장단지는 산업디자인이 최초의 완벽하게 현시(顯示)된 사례 중 하나를 대표한다.

완전성

파구스 공장을 형성하는 10동의 모든 건물은 1910년경 설계자가 시도한 그대로이며, 어떤 건물도 증축되거나 철거된 적 없이 원래의 완전한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왔다.

진정성

이 건물은 20세기 산업 건축에 뚜렷한 증거가 되는 유산인 만큼, 이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1985년~2001년에 중요 부분을 보수하고 복원하였다. 이는 건축 양식과 건축 장식 모두가 유산의 진정성 조건을 보존하는 데 기여하였다.

보존 및 관리체계

이 유산은 1946년 이후에 초기 시대의 산업 복합 건물이라는 기념비적 역사물로 먼저 독일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독일 정부는 1978년 “파구스공장지대 특별보호 법령”을 제정하여 특별관리가 되어왔으며, 1984년에는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한 바 있다.

이 문화유산은 소유주인 파구스 유한회사 책임 아래 관리되고 있다. 소유자는 해당 지역 역사기념물 보존 당국과 협력하되, 다양한 유관기관 요원 사이의 프로젝트 통제와 협조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는 유산운영위원회를 통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관리체계는 운영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일련의 정비와 보존 정책으로 구성된다. 중요한 작업이 필요해지면 민간 소유자와 지역, 국가 공공단체들이 공동기금을 조성한다.

2011년 7월 25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280호 31면, 2022년 8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