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31)

알프스 주변의 선사 시대 호상 가옥(Prähistorische Pfahlbauten um die Alpen)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알프스 주변의 선사 시대 호상 가옥은 111개의 작은 유적들로 이루어진 연속 유산이다. 이들 가옥은 물속에 기둥을 세워 수면 위로 떠받치도록 건축한 집들로, 기원전 5000년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알프스와 주변의 호숫가, 강변, 습지 등에 건축된 유적이다.

발굴된 일부 유적에서는 알프스 산맥 지역의 신석기와 청동기 생활상과 지역 사회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유물이 나왔다. 이 호상 가옥은 전체 111개 유적 가운데 56개가 스위스에 있으며, 특히 보존이 잘되어 있는 문화적·고고학적 유적들은 당시의 초기 농업 사회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호상 가옥 연속 유적은 기원전 5000년부터 기원전 500년 사이 유럽의 초기 농업 사회에 대한 중요한 고고학적 연구 출처 중 하나이다.‬ 침수된 환경은 일반적인 유럽의 신석기 및 청동기 시대 역사에서의 의미 있는 변화와, 특히 알프스 주변 지역 간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 유기물질을 탁월하게 보존해 왔다.

둘째. 호상 가옥 연속 유적은 5,0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유럽의 알프스와 산록 지역에서의 선사 시대 호숫가에 위치했던 초기 농업 공동체의 정착지 및 가정생활을 상세히 알아볼 수 있다. 이 유적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증거로, 이들 사회가 새로운 기술과 기후 변화의 영향에 반응하여 환경과 상호 작용한 방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알프스 주변의 선사 시대 호상 가옥의 특징

탁월한 보편적 가치

유럽의 알프스 주변과 산록 지역에는 6개국에 걸쳐 937개의 호상 가옥이 있으며 이중 111개의 유적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기원전 5000년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호수 안과 호숫가, 강변, 습지 등에 세워져 있는 선사 시대 정착지 유적으로, 물에 잠긴 지역의 경우 유기 물질이 특별한 보존 환경을 제공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식물 고고학과 동물 고고학 등의 다양한 자연 과학 분야에서 광범위한 수중 고고학 조사와 연구를 가능하게 하여 유럽의 초기 농업 사회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4,0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농업과 축산, 야금술 개발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인류 역사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연륜 연대학(Dendrochronologie)을 통해 목조 건축물의 정확한 연대 측정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호상 가옥 유적은 오랜 기간 선사 시대 마을 전체와 이의 상세한 건축 기법, 공간 개발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는 뛰어난 고고학 자료이다.‬

이들 유적은 알프스 너머와 평야 지역에 있는 부싯돌과 조개껍데기, 금, 호박, 도자기의 교역로, 카누와 나무 바퀴로 알 수 있는 수송의 증거를 보여 준다.

그 가운데 몇몇은 기원전 34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축까지 완전하게 남아 두 개의 바퀴 달린 수레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또 몇몇은 전 세계에서 보존된 것 중 가장 초기의 것이다.

완전성

선사 시대 호상 가옥 연속 유적은 가옥 자체뿐만 아니라 이 가옥이 있었던 시기의 모든 문화적 집단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어서 당시의 지리학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이 유적은 고고학적 특징과 완전한 문화적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선별된 유적은 구조의 집단과 시기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아직도 거의 대부분 온전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연속 유산이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 있는 몇몇 유적은 시각적 완전성이 어느 정도 손상되었고, 부속 유적 역시 대부분 호수의 이용이나 농업 발전과 개발에 따라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유적의 완전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유적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이다.

진정성

유적의 역사적인 흔적은 훌륭하게 보존되고 문서로도 잘 기록되어 있다. 땅속과 물속에 보존되어 있는 고고학적 지층은 이 지층이 형성된 이후부터 현대까지 어떤 것도 첨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와 재료, 물질의 측면에서 진정성이 있다.

이곳에 유기적 흔적이 잘 살아남아 있음으로 해서 유적의 이용 및 기능과 관련해 수준 높은 정의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오랜 기간의 연구와 협력 및 조정 끝에 유적의 특별한 이해와 기록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들 유적의 대부분은 물속에 완전하게 잠겨 있어 그 가치를 보여 주기는 어렵다. 물속이나 호숫가 유적은 그 물이나 호숫가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그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데, 이들 유적은 본래 있던 장소에서는 전시될 수 없으므로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1281호 31면, 2022년 9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