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마인 한인교회 주최, 향린교회 국악선교단 ‘예향’ 주관 “평화음악회” 열려

프랑크푸르트. “평화음악회”가 지난 9월 7일(수) 오후 7시 라인마인 한인교회에서 라인마인 한인교회 주최와 향린교회 국악선교단 ‘예향’ 주관으로 열렸다.

‘예향’은 1995년 9월에 창단되었으며 민족 문화를 예배에 수용하고자 하는 향린정신에 따른 특별한 소명을 가진 교우들과 국악기 전문 연주자가 함께 조직한 연주단체이다. 향린교회만의 자주적 예배문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 우리 전통문화를 기독교 문화에 접목시키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강민영 목사는 인사말에서 “평화의 길로 인도하는 앙상블 ‘예향’을 환영한다. 갈수록 한국의 고유문화와 얼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앙상블 ‘예향’은 한국의 전통과 정서와 민족의 문화를 예배 속에 함께하여 이를 지키고 널리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에서도 공연한 ‘예향’의 연주를 이곳에서도 들을 수 있어서 축복이다.

WCC 총회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오늘 공연을 통해 국악이 무엇이고 찬양이 무엇인지 느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또한 국악과 찬양이 공존하는 공연을 통해 한국의 정서와 우리 문화의 깊음을 이해하고 통일과 평화를 함께 염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강민영 목사의 기도가 이어졌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음악을 통해서 기쁘고 감사한 시간을 갖고자 한다. 예향과 참석자들을 축복해 주고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하며 기도를 마쳤다.

음악회는 홍예진의 가야금 산조로 시작되었다. 한양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전 예원학교, 국립국악중학교 강를 역임했다. 2021년 홍예진 가야금 독주회 <오래된 것으로부터>를 가졌다. 가야금은 오동나무 통에 명주실로 된 열두 줄을 매어 손가락으로 뜯는 악기이다. 가야금 산조는 조선 후기 시나위 판소리 등의 음악을 악기로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적인 기악독주곡으로 발전한 음악이다. 느린 것부터 시작해서 빨라지는 한 시간 가량의 대곡이다.

다음으로 배승빈의 피리산조가 이어졌다. 배승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사를 전공했다. 제24회 동아국악콩쿨 일반부 금상을 수상하였다. 2017~2019 배승빈 피리독주회 <사라져간 목소리들>를 열었다. 피리는 대나무를 얇게 깎아 만든 악기로 리드와 관대를 연결해서 불며 큰 호흡을 필요로 한다. 작지만 큰 역할을 하며 합주 시에 대장 노릇을 한다. 피리 산조는 시원시원한 소리로 가야금과는 아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은 가장 느린 장단과 빠른 장단만 짧게 연주했다.

이어 이유경의 해금 독주 <비>가 선보였다. <비>는 해금 명인 김영재 작곡의 곡이다. 이유경은 한양대학교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제25회 동아국악콩쿨 일반부 해금 금상을 수상하였다. 전 국립국악중학교 강사였으며 2009년에 제1회 이유경 해금독주회를 가졌다. 활로 연주하는 해금은 앵앵거리는 사람 목소리 같기도 하면서 애절한 매력적인 음색을 지녔으며 이날 연주에는 장구 장단이 함께했다.

다음으로 평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배승빈 노래, 홍예진 장구, 이유경 해금반주로 연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조는 문학이기도 하고 음악이기도 하며 평시조는 가장 기본이 되는 시조이다. <청산리 벽계수야>는 황진이 설화를 바탕으로 하며 호흡이 굉장히 길어서 듣는 이들도 호흡을 차분히 하게 되며 운치 있는 느낌을 준다.

다음 순서로 민요연곡(평안도 수심가, 서울 경기의 아리랑, 강원도아리랑, 경상도 밀양아리랑, 전라도 진도아리랑)이 노래와 가야금 홍예진, 장구 이유경, 피리 배승빈의 연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별 민요들을 한 곡에 담아 연주했는데, 이북 지역의 민요는 전승이 많이 되지 않아서 접하기 어려운데 이 중 수심가를 연주에 포함하였다.

수심가의 가사는 님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잘 담고 있다. 다음으로 국악찬송이 이어졌다. 가야금 홍예진, 피리 배승빈, 해금 이유경, 해금 이은경, 대금 이소영, 피아노 김혜미(객원)가 연주했다. 김혜미는 제주대학교 음악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독일 마인츠국립음대 석사 재학 중이다.

예향팀이 속한 향린교회는 우리 민족의 자주적인 예배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연주자들은 이러한 향린교회의 뜻에 따라 오랜 시간 자발적으로 전통악기를 배워 온 향린의 신도들이다.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예배문화를 세우고자 하는 예향이라는 팀의 정체성이기도 하고 팀원들은 예향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대금 이소영이 예향의 단장이고 해금을 연주하는 이은경이 예향의 창립멤버이다.

이날 연주는 향린교회가 수집하고 위촉하여 엮어낸 국악찬송가에 있는 곡들이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류형선 작사, 작곡의 <평화가 있기를>과 문익환 시, 류형선 작곡의 <비무장 지대>를 공연했다. 다음으로 이건용 작사, 작곡의 <들국화는 만발하고>, 류형선 작사작곡의 <맨 처음 열매>를 들려주었다. 오늘 연주했던 곡 대부분이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굿거리 장단에 부르는 곡들이다. 장단이라는 것은 우리 음악에서 뼈대가 되는 아주 기본적인 박 개념이다.

마지막 순서로 류형선 작사, 작곡의 <산 밑으로 내려가자>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 곡은 친숙한 굿거리 장단의 음악이다. 참석자 모두는 열정적으로 따라 불렀으며 함께하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시간을 공유했다. 이어 앵콜요청이 쇄도하고 이에 앙코르 곡 <주께서 왕이시라>를 모두 기립하여 부르면서 공연을 마쳤다.

이날 특별히 참석한 향린교회 김희헌 목사는 인사말에서 한국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으며 세계 속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오늘 이 자리가 매우 뜻 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기념사진 촬영 후 추석에 대한 덕담들을 나누며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김미연기자 my.areist@daum.net

1283호 12면, 2022년 9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