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문화사업단의 문화이야기
문화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3)

문화 기능주의와 구조주의

한 사회의 문화 생성을 어떻게 고찰할 것인가에 대해 20세기 전반에는 기능주의 구조주의가 크게 유행하였다.

기능주의 19C 단선 진화주의적 인류학의 흐름을 비판하고 나온 20C의 학문으로는 미국의 역사특수주의, 독일 오스트리아의 전파주의, 영국의 기능주의가 대표적이며 말리놉스키(Bronislaw Malinowske 1884~1942)가 주된 역할을 하였다.

말리놉스키의 주 이론인 기능주의는 모든 요소들은 통합된 전체 안에서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체를 유지하도록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는 부분이 변화하거나 소멸하면 영향을 받으며, 모든 요소들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 구조주의란 모든 대상의 바탕에는 절대불변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그것으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 말을 뒤집자면, ‘나’의 주체성과 각자 나름의 주관적인 길이란 것은 없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실존주의와는 대립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유파는 ‘가치 평가’ 보다는 구조의 ‘분석’을 더 중시했으며, 구조주의에 대한 내용은 학자들마다 다양하고 복잡할지라도 그 시초와 연구의 기반을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1908~1991) 이론에서 보고 있다.

문화기능주의

말리노프스키는 문화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기본적인 충동 혹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기능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사회적제도란 이러한 욕구에 대한 반응이다.

제도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조직화되었으며, 그 목적을 수행할 수단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라 정의하였다.

그는 제 1차적 욕구를 인정하였으며, 이들을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인 것으로 분류하였다.

모든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려면 먹어야 하며 생존에 필요한 것을 확보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식 그리고 사회의 새로운 구성원 육성을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회집단 내에서 활동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말리노프스키는 이러한 제1차적인 욕구로부터 제1차적 욕구와 동등한 정도로 강력한 파생적 욕구 혹은 제2차적 욕구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들어 제1차적욕구가 먹는 것이라면 제2차적욕구는 먹는 것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비록 모든 인간은 먹어야 하지만 무엇을 먹는가는 문화적으로 주어진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전 세계의 모든 인간집단들은 비록 영양가는 있을지라도 음식으로는 금기되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

말리노프스키는 각각의 욕구와 문화적 반응을 더 자세히 설명한다.

“첫번째 인간의 욕구인 신진대사는 “음식의 섭취, 소화, 부수적인 분비, 영양분의 흡수, 노폐물의 제거…”를 지칭한다. 식량공급이라 명명된 문화적 반응이 포함하는 것은, 어떻게 식량을 생산하고 준비하고 소비하는가, 어디에서 어떤 사회적 단위로 식량이 소비되는가, 식량 분배의 경제적, 사회적 조직, 식량 분배가 일정하게 일어나도록 유지하는 법적 관습적 규정, 그 규정들을 집행하는 권위이다.”

“성장은 인간이 언어와 다른 상징, 다양한 무대와 상황에 어울리는 행위를 배우고, 사회적, 심리적으로 성숙할 때까지 교육받는 훈련이라는 문화적 반응을 초래한다.”

모든 문화요소들과 제도들은 문화적 체계로 통합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능주의’라고 알려지게 된 말리노프스키의 문화 접근 방식은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서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끼친 가장 큰 영향은, 특히 런던 대학에서 그가 훈련시킨 학생들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레이먼드 퍼스, E.E. 에번스 프리처드, 아이작 샤페라, 오드리 리처스, 막스 글럭먼, 그리고 조모 케냐타와 같은 고전적인 영국의 사회인류학 권위자들 중의 많은 사람들을 포함하였다.

문화 구조주의

한편 문화 구조주의는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인류학의 한 학파로 이들은 문화를 하나의 체계로 보고 그 체계를 이루는 구성요소들 사이의 구조적 관계를 바탕으로 문화를 분석한다.

레비 스트로스의 이론에 따르면, 문화체계의 보편적 유형은 인간 정신의 불변적 구조가 낳은 산물이다. 레비 스트로스가 말하는 구조란 정신구조만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는 친족관계, 신화에 나타나는 유형, 예술, 종교, 의례, 요리의 전통 등을 폭넓게 분석하여 그러한 구조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레비 스트로스는 이론의 기본틀을 구조언어학에서 빌려왔다. 구조언어학의 창시자인 N. S. 트루베츠코이의 이론을 원용하여, 술어 자체의 본질이 아니라 술어들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고 무의식적인 하부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독자적인 이론을 전개했다. 또한 같은 언어학파에 속하는 로만 야콥슨의 저서에서 이른바 변별적 특성 분석방법을 채택했다.

이것은 서로 반대되는 것을 짝짓는 인간의 정신작용에서 무의식적인 ‘메타 구조'(metastructure)가 나온다고 전제하는 방법론이다. 레비 스트로스는 자신의 논리체계에서 인간정신이 지극히 다양한 자연 재료를 저장하고 있다고 보고, 인간 정신은 서로 결합하여 여러 가지 구조를 이룰 수 있는 여러 쌍의 요소를 이 저장소에서 골라낸다고 주장했다.

반대되는 것끼리 모여 이룬 짝은 그 자체로 단일요소가 되어 새로운 대립관계를 이룰 수 있다. 레비 스트로스는 친족관계에 대한 술어와 친족체계를 분석한 업적으로 인류학 분야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그는 모든 체계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기본구조, 또는 친족단위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4가지 유형의 관계라고 보았다. 그 4가지 유형은 형제·자매, 남편·아내, 아버지·아들, 어머니의 형제·누이의 아들이다. 친족관계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는 객관적인 혈연이나 혈족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정신활동을 규제하는 보편적 법칙이 모든 형태의 사회생활에 반영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레비 스트로스는 모든 문화의 기본구조는 서로 비슷하며, 단위 문화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면 인간의 사고에 담겨 있는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를 통찰할 수 있다고 믿는다.

1284호 23면, 2022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