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45)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바텐해(Wattenmeer)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 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바텐해(네덜란드어: Waddenzee, 독일어: Wattenmeer, 덴마크어: Vadehavet)는 북해 남동부에 위치한 바다이자 습지이다.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3개국에 걸쳐 있으며 길이는 약 500km, 넓이는 약 10,000km2에 달한다. 조석 활동을 통해 형성된 넓은 갯벌로 유명하며 수많은 동물들, 조류들,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1978년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정부가 바덴 해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공동 사업을 시작하면서 보호받고 있으며 람사르 협약에 따른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2009년에는 네덜란드의 바텐 해 보호 구역, 독일의 바텐 해 국립공원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었고 2014년에는 덴마크의 바텐 해 보호 구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추가로 등재되었다.

바텐 해는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함에 따라 형성된 지역으로, 온난하고 비교적 평평한 연안 습지 환경을 갖춘 지역이다. 이러한 자연 요인 덕분에 조류로(tidal channel), 모래톱, 해초 군락, 홍합 밭(mussel beds), 사주(砂洲), 니질조간대(mudflat), 염습지(塩濕地, salt marshes), 염하구(鹽河口, estuary), 해변과 해안사구와 같은 풍부한 전이 서식지(transitional habitat)가 형성되었다.

이 지역은 잔점박이물범(harbour seal)·회색물범(grey seal)·쇠돌고래(harbour porpoise)와 같은 해양 포유류를 포함하여 수많은 동식물종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바텐 해는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조간대 생태계 중의 하나로, 이곳에서는 자연적인 과정이 거의 방해받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

등재기준

바텐 해는 규모와 종 다양성의 차원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퇴적 해안지역이다. 바텐 해는 강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간석지이자 방벽구조를 지녔다는 점이 특징이며, 해수면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온난한 기후 속에 복잡하게 얽힌 모래 방벽 해안이 대규모로 발달한 놀라운 사례이다.

매우 역동적이고 자연적인 변화 과정이 유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어 가지각색의 다양한 평행사도(平行砂島), 조류로, 갯벌, 걸리(gully, 침식으로 생긴 좁은 골짜기), 염습지와 기타 해안 퇴적 지형들을 만들어냈다.

또한 바텐 해의 지질학적·지형적 특징은 생물물리학적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곳의 해안 환경은 전 지구적 변화에 대응하여 어떻게 역동적으로 적응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귀중한 기록이다.

이 유산에는 풍부한 종이 서식하게 된 원천인 전이지대가 육지, 바다와 담수 사이에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바텐 해는 생물량의 생산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 그 까닭은 이 지역에서 먹이를 찾는 어류, 조개와 새의 개체 수를 통해 가장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다. 이 유산은 철새에게 중요한 장소인 것은 물론이며 바텐 해의 경계를 넘어서도 이 생태계는 야생동물 개체군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안 습지라고 해서 언제나 다양한 동물상(動物相)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말은 바텐 해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염습지에는 약 2,300종의 동식물상이 서식하고, 해양 지역이나 기수역(汽水域, 해수와 담수의 중간 수역)에서는 좀 더 많은 2,700종이 서식하며 30종의 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6,100,000마리의 새가 동시에 머물 수 있고, 매년 평균 10,000,000~12,000,000마리의 철새가 이곳을 거쳐 간다. 이곳은 먹이를 얻기 쉽고 방해 요소가 적은데 이러한 이유로 바덴 해는 이동성 야생동물의 생존 유지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바텐 해는 철새의 동대서양(East Atlantic)과 아프리카-유라시아 이동 경로가 잘 작동하게 하는 필수적인 중간 기착지이다. 다시 말해 세계적 규모의 생물다양성이 바텐 해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완전성

이 자연유산 지역은 네덜란드에서부터 독일을 거쳐 덴마크에 이르기까지, 자연적이고 역동적인 바텐 해를 잘 보여주는 온갖 종류의 서식지 유형, 특성과 변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이 지역은 전체 바덴 해 생태계를 포함하고, 중요한 생태 과정을 유지하고 핵심적 특성과 가치를 보호하기에 충분하다.

이 유산은 적절한 인적·재정적 자원을 지원받고 있는 포괄적인 보호·관리·모니터링 제도의 아래 있다. 사람의 이용과 영향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고도 합의된 목표를 세워 잘 규제하고 있다. 유산의 보전과 양립할 수 없는 활동은 금지하거나 엄격히 규제하여 유산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

이 유산이 다수의 주거 지역에 둘러싸여 있고 사람의 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바텐 해의 보호와 보전에 지속적으로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이용 계획과 규제에 있어서 중요한 특징이다. 이에는 토지 및 물의 이용 계획, 해안 방위 규정, 해상 교통 체계와 배수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

1295호 31면, 2022년 12월 16일